[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상반기 코로나 사태 여파로 불황을 겪은 유통업계가 지난 8월에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대부분의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면서 8월 온라인 쇼핑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형마트에서는 식료품과 가전제품 등이 실적을 내며 매출 감소폭이 비교적 줄었다. 반면 백화점은 명품과 가정용품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매출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9월 29일 발표한 ‘8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에 따르면 백화점은 모든 부문에서 전년 대비 매출 감소폭이 지난 4월 이후 가장 컸다. 명품(27.6%↑)과 가정용품(18.8%↑)이 버텼지만, 잡화·여성패션·남성패션·스포츠·식품 등에서 1년 전보다 30% 가까이 매출이 감소했다. 이에 8월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5%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 백화점 매출은 1분기 -19.9%, 2분기 -8.4%를 기록하다가 7월 -2.1% 감소하는 등 매출 반등세를 보였다. 명품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2.5% 늘며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2차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다시 한 번 얼어붙었다. 업계에서는 “8월부터 추석 명절 이전인 9월 중순까지 입은 타격을 한동안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9월엔 추석 선물 판매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달리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하는 등 감소폭이 7월(-5.5%)보다 줄었다. 대형마트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으나 점차 수요를 회복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매출은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있었던 지난 3월 전년 대비 -13.8%를 기록했고 5월 -9.7%, 6월 -5.3%로 점차 늘었다.

이같은 매출 회복의 원인으로는 실내 생활 시간이 늘어난데 따른 ‘집밥’ 관련 수요 증가를 온라인 장보기만으로 채울 수는 없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전년 동기 대비 식품 매출은 지난 5월-9.1%를 기록한 이후 8월 -0.6%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재택 근무·원격 수업 등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전제품 수요가 증가한 점도 매출 회복에 한 몫을 보탠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 부문은 코로나 사태 이후 유일하게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 감소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으며 8월 매출은 17.1% 증가했다.

한편 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자들은 꾸준히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유통가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8월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생활용품, 가전·전자·통신기기 구매, 배달음식 등 음식서비스 거래가 증가하면서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년 전(11조2786억원)보다 27.5% 증가한 14조3833억원으로 집계됐다. 2001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전체 소매판매액(39조1893억원) 중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은 11조2145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년 전(20.9%)보다 7.7%포인트(p) 늘어난 28.6%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대형 소매점을 중심으로 일반 대중에게 판매되는 상품의 금액을 뜻하는 '소매판매액'은 유통·소비의 전반적인 동향 파악에 활용된다. 다만 여기에는 여행 및 교통·문화 및 레저·e쿠폰·음식·기타 등 서비스 거래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상품군별로 보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식품과 생활 관련 용품 증가가 두드러졌다. 식재료, 건강보조식품 등 거래 증가 영향으로 음·식료품(1조7510억원)과 농·축·수산물(5225억원)이 각각 44,4%, 71.4% 증가하면서 식품(2조2735억원)은 1년 전보다 49.8% 늘었다.

가정 내 생활 증가로 생활필수품, 집 꾸미기 용품, 생활가전 등 거래가 늘어나면서 생활용품(1조3559억원)이 1년 전보다 59.3% 증가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2121억원·92.0%), 가구(4280억원·56.1%), 애완용품(994억원·31.1%) 등이 모두 증가하면서 생활(2조955억원)은 전년보다 59.7% 늘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6704억원)와 가전·전자·통신기기(1조8183억원)도 각각 50.7% 48.8% 늘면서 가전(2조4887억원)도 전년보다 49.3% 증가했다. 도서(3074억원)와 패션(3조5078억원)도 각각 36.2%, 11.6% 늘었다.

서비스 거래액은 3조1688억원으로 전년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배달음식 등의 증가로 음식서비스(1조6730억원)가 1년 전보다 83.0%나 급증했지만 외부활동 자제로 영화관람, 여행 및 대중교통 이용 등이 감소하면서 여행 및 교통서비스(7895억원)와 문화 및 레저서비스(854억원) 등이 각각 51.4%, 56.7% 줄었다.

특히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전년보다 27.8% 증가한 9조326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은 64.8%로 전년 동월 대비(64.7%)보다 0.1%p 상승했다. 음식서비스(94.4%)), 가방(78.4%), 아동·유아용품(75.4%) 등에서 모바일쇼핑 비중이 높았다.

또 운영형태별로 온라인몰 거래액은 10조853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9% 증가했으나 온·오프라인병행몰 거래액은 3조5296억원으로 전년보다 4.2% 감소했다.

양동희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장마 등으로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음식서비스, 가전·전자·통신기기, 음식료품 거래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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