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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이화정치연구소 출범...최은봉 소장 "한국의 사회·정치·여성의 현실과 과제 직시할 것"윤성이 한국정치학회 회장 "이화정치연구소, 펜데믹 시대 출범하는 소명 가진 주요 연구소 될 것"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09.25 18:38
사진제공=이화정치연구소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정치연구소가 25일 오후 출범했다. 연구소는 이날 설립기념 행사를 열고 초정 특강 및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언택트 화상 회의로 개최됐다.

김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날 사회를 맡은 김경희 학과장은 본격적인 행사 진행에 앞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소식을 개최하게 돼 아쉽다”며 “이화정치연구소는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원 내 연구소다. 정치외교학과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노력과 대학 본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출범하게 됐다. 특히 올해 학과 설립 70주년을 맞은 만큼 더욱 뜻 깊고 중요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이화 안에서는 물론 국내외 정치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정치학계의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 연구소장을 맡은 최은봉 소장(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인사말을 통해 “정치외교학과 70주년인 올해 이화정치연구소 개소식을 진행하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연구소 개소를 지원한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어 최 소장은 “이화정치연구소는 레인보우팀 팀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정치외교학과 7인 교수로 구성된 무지개 드림팀”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는 김경희·최은봉·민병원·고민희·김인한·윤지환·이종곤 교수가 이끌고 있다.

최 소장은 또 “한국의 사회, 정치, 여성의 현실과 과제를 직시하며 이에 준하는 연구력과 실천력을 갖추도록 애쓰도록 하겠다”며 “국내외 학계, 대학, 연구소와 소통하며 생산적 활동을 전개하겠다. 올해 70주년과 개소식을 계기로 하반기 학술행사를 기획한 바 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향후 홈페이지를 통해 활동내역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

이어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화정치연구소는 정치외교과 소속의 첫 번째 연구소다. 모두가 노력한 결과 발족에 이르기까지 수고하신 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드리며, 윤성이 한국정치학회장에도 감사드린다”며 “저는 정치연구소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돌이켜보면 대학은 사회의 여러 정치적 모습에 도전하고 연구하며 해법을 찾아왔다. 지금 한국은 남북 관계의 답보, 일촉즉발의 미중긴장 등 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안으로는 세대 계층 간 갈등, 청년실업, 빈부격차를 마주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정치의 문제인 것은 아니지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그러면서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민주주의가 어떻게 변해가는 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과 대면하며 커뮤니케이션과 갈등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정치를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라 생각하면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게 된다. 연구소가 현대사회, 세계, 현실, 동북아에 대한 정치적 의제를 잘 설정해주시고 선제적으로 중요한 화두를 던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또 한국의 정치 지형과 현실에 맞는 정책들을 제안해주시길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여자대학인 만큼 연구소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여성은 정치의 대상이었지 주체가 된 적이 없었다. 연구소가 정치적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정치 참여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입법 사법 행정부에 여성의 진출과 활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전히 정책 결정 등을 담당하는 상층부에는 여성 비율이 적다. 현재는 남성위주 정치의 얼굴마담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를 위해 관련 연구를 부탁드린다. 선배들의 지혜가 후배들에게 전수되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연구소로 발전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강을 진행한 윤성이 한국정치학회 회장(경희대학교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연구소의 설립을 축하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 출범하고 있지만 교수님과 학자들을 떠올리면 향후 성과를 거두고 발전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이화정치연구소는 현 펜데믹 시대에 출범하는 시대적 소명을 가진 주요 연구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학회도 힘든 시간을 보내며 학술대회 등의 형식 및 내용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여기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를 고민 중이다. 지금 세계 정치학의 화두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했다. 이전에는 지구시민사회의 초 연결을 논했다면 이제는 세계가 아닌 개별 국가, 개인 거주지역이 더 우선시 되고 있다. 연결이 아니라 단절과 차단을 추구하는 이 상황에서 어떤 정치를 연구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특히 국내에서도 프라이버시 등 새로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우리는 순순히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뉴노멀이라는 말이 주목받는 펜데믹 시대에 가치, 규범, 영역 모든 것에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연구소가 정치학 뉴노멀을 정립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성이 한국정치학회 회장(경희대학교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 회장은 이어 ‘광장정치와 한국의 민주주의, 한국민주주의의 역설적 현상’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며 “제도 정치와 광장 정치 간의 상호작용과 균형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제도 정치는 대의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국회 정부 정당에 의한 정치”라며 “그간 한국정치는 제도 정치가 일상에 관련된 것을 맡고, 여기에 모순이 나타나면 시민들의 시위나 문제제기로 대표되는 광장 정치가 문제 제기 및 비판을 통해 제도 정치의 주체들을 교체 시키면 이후 또 다른 제도정치가 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 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의 가치는 시민에 있지만 현실의 민주주의는 제도정치 엘리트에 의해 통치 및 운영된다. 가치는 시민에, 현실은 엘리트에 있는 것이 정치의 모순”이라며 “한국은 광장정치와 제도정치 사이의 이원화 및 단절, 대립이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그간 정치학 연구나 교육은 이 둘을 대립적이고 대체 적인 존재로 인식해온 경향이 크다. 그러나 저는 광장 정치를 열등한 존재로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상 통치는 제도정치가 맡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러므로 어느 한 쪽을 대체하거나 배제할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회장은 “비판, 저항을 주 기능으로 하는 광장과 일상을 영위하는 제도정치가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지가 한국정치의 해답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정치지표는 80년대 민주항쟁 이후 상당 부분 좋아졌다. 2019 세계 민주주의 순위는 23위를 기록했지만 일본, 미국, 중국 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들의 내부적으로 정치에 느끼는 신뢰도는 굉장히 낮고 점점 더 하락하는 추세다. 제도 평가점수는 높아지고 체감은 낮아지는 셈인데, 이는 세계 민주주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그런데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정치 불신이 높은 젊은 세대들의 투표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서구 민주국가들과 달리 한국의 투표율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20~30대 투표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2008년 광우병 시위 등을 통해 광장정치의 한계를 학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위 이후에도 변하는 것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장정치가 제도정치를 불신하고 저항할 수는 있으나, 통치할 수는 없으며 나아가 제도정치의 변화 조차 가져오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고 디지털로 무장한 젊은 유권자들이 선거 과정에서 정치 효능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온라인 공간을 통해 선거 여론을 조성하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어떤 정치를 할것인가’에 대해 “대의제도와 광장정치가 상호 융합해 참여민주주의 혹은 강한 민주주의(strong democracy)를 이루어야 할 것으로 본다. 정당을 비롯한 제도정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며 “매개기능 수행의 주도권은 여전히 정당에 있다. 유권자 참여 범위를 얼마나 확대할지, 그리고 이들의 의견을 정당 활동에 얼마나 반영할지는 여전히 정당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대표는 수탁자가 아닌 파견인 역할을 맡아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유권자의 의사를 전달하는 대행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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