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20.10.22 목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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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피서철 단골 포크송 윤형주의 ‘라라라’[왕성상의 그 노래 그 사연]윤형주 ‘라라라’(‘조개껍질 묶어’)
왕성상 언론인/가수 | 승인 2020.08.25 15:16

 

[여성소비자신문]윤형주 ‘라라라’(‘조개껍질 묶어’)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저 멀리 달그림자 시원한 파도소리

여름밤은 깊어만 가고 잠은 오질 않네

랄랄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라

 

아침이 늦어져서 모두들 배고파도

함께 웃어가며 식사를 기다리네

반찬은 한 두 가지 집 생각 나지마는

시큼한 김치만 있어주어도 내게는 진수성찬

랄랄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 라라 라라라라

 

밥이 새까맣게 타버려 못 먹어도

모기가 밤새 물어도 모두들 웃는 얼굴

암만 생각해도 집에는 가얄 텐데

바다가 좋고 그녀가 있는데 어쩔 수가 없네

랄랄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 라라 라라라라

1970년 8월 벗들과 놀러갔던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작사․작곡

분수광장에 국내 최초 포크송노래비…관광객들 ‘추억의 명소’

긴 장마가 끝났다. 코로나 정국이 아닌 평상시라면 막바지 여름휴가를 보내려는 피서객들이 줄을 이을 때다. 산과 계곡, 바다, 강, 섬을 찾아 더위를 식히며 자연을 즐긴다. 해수욕장 백사장에선 빙 둘러 앉아 기타반주에 손뼉을 치며 노래 부르는 젊은이들 모습이 정겹다.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로 나가는 가수 윤형주의 히트곡 ‘라라라’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조개껍질 묶어’로 더 잘 알려진 ‘라라라’는 한때 여름 피서철 대표곡이랄 정도로 많이 불렸던 인기포크송(Folk Song)이다. 국민가요로 한동안 통기타문화를 이끈 추억의 여름노래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돌림노래 부르기 위해 만들어

윤형주가 작사·작곡하고 노래까지 부른 ‘라라라’는 50년 전에 만들어졌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중․장년층들은 이맘때만 되면 그 옛날을 떠올리며 흥얼거리게 된다.

‘라라라’는 우연한 기회에서 태어났다. 윤형주가 대학시절 해수욕장에서 미팅(meeting)을 하다 떠나려는 여학생들을 붙잡기 위해 30분 만에 만든 곡이다. 1970년 8월 여름 어느 날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다. 통기타를 들고 포크음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윤형주는 벗들과 서해안 대천해변을 찾았다. 더위를 식히며 우정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해수욕장에서 만난 또래 여대생들도 함께 했다.

윤형주는 일행들과 해변에서 캠핑을 하며 신나게 놀았다. 그러나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노래가 빠질 수 없는 것. 그는 여학생들 마음에 들어 보이면서 다함께 돌림노래로 부르기 위해 즉흥으로 작사·작곡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는 1971년 가수 김세환과 함께 한 스필릿(split)음반 ‘별밤에 부치는 노래 씨리즈 3집’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스필릿음반이란 2~3조 아티스트의 다른 음원들을 한곳에 모은 음악앨범을 말한다. 2~3명의 가수나 그룹이 부른 노래를 모아 만든 것이다.

‘라라라’ 노랫말은 남녀청춘들이 해변에서 캠핑을 하며 노는 모습이 동영상처럼 그려진다. 바닷가에서 주운 조개껍데기로 목걸이를 만들어 여자친구 목에 걸어주는 남자친구, 모닥불을 피워놓고 여름밤을 보내는 장면 등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이슥토록 놀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식사가 늦어졌고 밥을 지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는다는 내용도 노랫말에 나온다. 바닷가를 찾는 보통의 젊은이들 하계캠핑장면이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이 곡은 4분의 4박자로 율동을 하며 부를 수 있는 체조노래로도 안성맞춤이다. 약간 빠른 템포여서 기타반주에 맞춰 손뼉을 치며 흥겹게 합창할 수 있는 캠프송이기도 하다. ‘라라라’는 그 뒤 젊은이들 애창곡으로 크게 히트했다. MT(단체구성원들 친목·화합모임), 야유회, 연수회 때 필수 곡이 됐고 지금도 즐겨 부르는 장수합창곡이다.

노래 배경지 대천해수욕장 분수광장엔 ‘라라라’노래비가 서있다. 2005년 3월 4일 오후 제막된 이 비는 우리나라 최초 포크송노래비여서 눈길을 끈다. 너비 80cm, 높이 180cm로 노래비엔 윤형주 친필이 새겨져 있다. 가수 소개, 노래 작사·작곡 배경, 노랫말이 돌에 적혀있다.

노래비는 대천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추억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비 제막식날 밤 보령문화예술회관에선 보령시 주최 ‘추억과 낭만을 찾아 떠나는 보령음악회콘서트’가 열렸다.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 유심초 등 유명가수들이 무대에 섰다. 그해 8월초 대천해수욕장에선 한국포크페스티벌도 열렸다.

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 최대 물 놀이터

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 최대 물 놀이터이자 해변관광휴양지다. 보령시 신흑동에 있는 이곳은 1930년대부터 외국인휴양단지로 1955년 개장, 지금에 이른다. 대전에서 102㎞, 보령시 대관동에서 남서쪽으로 8km쯤 떨어져 있다.

대천반도 돌출부 끝 쪽으로 소나무숲속 야영장 등을 갖춘 피서지다. 백사장 너비 100m, 면적 3만㎡, 평균수심 1.5m로 조개껍데기 가루(패각분)로 덮여있는 백사장(3.5km)이 이채롭다. 조개가루는 사람 몸에 달라붙지 않으며 물에도 잘 씻긴다.

그래서 해마다 나라안팎에서 1000만 명 넘게 이곳을 찾는다. 해수욕장 개장기간(올해는 7월 4일~8월 31일) 중엔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한 ‘보령머드축제’는 외국에도 잘 알려졌을 만큼 유명하다.

시민탑광장엔 아름다운 바다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형물, 야간경관조명이 밤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 분수광장에 가면 짜릿함을 맛볼 수 있는 ‘짚 트랙(zip trek)’과 스카이바이크(skybike),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 등도 이용할 수 있다.

해수욕장 주위엔 원산도, 외연도, 삽시도, 녹도 등지와 안면도 영목항을 오가는 배가 있어 피서객과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조금만 가면 석탄박물관, 폐광의 자연바람이 부는 냉풍욕장 등도 있다.

윤형주, 1400여곡 CM송도 만들어

‘라라라’의 노래주인공 윤형주는 1960~70년대 송창식, 조영남, 김세환과 활약한 ‘세시봉 출신가수’로 이름나 있다. 포크가수, 작곡가, 작사가로 시인 윤동주의 6촌 동생이기도 하다. 잘 생긴 얼굴, 좋은 집안, 뛰어난 작곡능력, 부드럽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세시봉멤버들 중 김세환과 더불어 여성팬이 많은 가수였다.

1947년 11월 19일 서울서 태어난 그는 경기고를 거쳐 연세대 의대(의예과 1966학번)에 입학했으나 2년 뒤 경희대 의대(의학과) 3학년으로 편입, 중퇴했다. 그는 2014년 5월 가수 이장희와 함께 연세대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윤형주는 1967년 송창식과 남성 뚜엣 트윈폴리오를 결성, 가요계에 본격 데뷔했다. ‘하얀 손수건’, ‘웨딩 케익’ 등을 불러 인기를 모았다. 1970년부터는 솔로가수로 1971년, 1973년 라디오매체인 동아방송(DBS)에서 활동했다.

1993년부터 우리나라 음악쇼를 이끌며 대표음악프로그램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펼치는 KBS1TV ‘열린 음악회’ 초대진행자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들의 이야기’, ‘두개의 작은 별’ 등 여러 히트곡을 불렀고 1400여곡의 CM송(commercialsong, 광고·홍보노래)도 만들었다.

우리들 귀에 익은 오란씨, 새우깡, 롯데껌, 농심라면, 베지밀 등 수많은 광고에 나오는 노래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온 가족이 모여 미국 카네기홀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선콘서트를 펼쳐 화제가 됐다. 지금은 사랑의 집짓기운동을 벌이는 한국해비타트(HABITAT) 이사장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왕성상 언론인/가수  wss4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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