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경영난에 빠진 에이블씨엔씨가 위기극복에 나섰다.

국내 로드숍 화장품 업계는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에 따른 관광객 급감으로 한차례 위기를 겪었다. 이후 지난 몇 년간 실적 회복의 기회를 노렸지만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급감하며 다시 타격을 입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보유한 에이블씨앤씨도 코로나19 발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 190억 원 영업 적자를 낸 후 2019년 매출 4222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 당기 순손실 98억 원 실적을 내며 1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224억 원, 당기순손실 204억 원을 내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매출액은 16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2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102억원, 당기순손실은 109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한때 700개가 넘었던 미샤 매장도 지난해 말 550개로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 에이블씨앤씨는 미샤를 멀티숍 ‘미샤플러스’로 바꾸며 경영난 해소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안으로 미샤플러스 매장을 15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초부터 명동 메가스토어와 홍대점 등 100여 개 매장이 미샤플러스로 교체됐다. 매장 내에는 미샤 뿐만 아니라 어퓨, 미팩토리, 셀라피 등 1000여 개 자사 제품에 라포티셀, 스틸라, 부르조아 등 23개 타사 브랜드 총 170여 개 제품이 추가됐다.

미샤플러스는 기존 미샤 매장 간판을 교체하지 않고 '플러스'만 붙이는 방법을 택했다. 내부 진열대도 그대로 활용하는 등 효율을 중점적으로 추구했다. 미샤에서 판매하던 색조화장품에 헤어·더마화장품을 더했다.

한편 에이블씨앤씨의 이같은 시도에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오픈한 ‘눙크’와의 차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에이블씨엔씨가 지난해 5월 선보인 눙크는 200여 개 브랜드 총 8000가지 제품이 입점된 멀티브랜드숍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는 ‘살아 남는게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샤플러스도 다양한 시도 중 하나”라며 “눙크와 미샤플러스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눙크와 겹치는 브랜드도 있지만, 두 매장을 차별화해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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