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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3법 통과 이후 시장이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는 정부 여당의 진단과 달리 서울 아파트전세 매물 부족 및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감당하는 ‘준전세’ 가격대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이 12일 발표한 ‘7월 주택가격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준전세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3p 오른 100.5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감정원이 규정한 준전세는 보증금이 전세금의 60%를 넘는 월세를 뜻한다. 전세 계약을 갱신할 시, 상승한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상승분을 월세로 내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특히 집주인들은 주택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충당하기 위해 반전세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서울 전세 매물의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현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서울의 전세수급동향지수는 117.5를 나타내 2016년 1월 119.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동향지수는 0~200까지며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음을 뜻하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음을 의미한다. 서울은 2019년 10월 100을 기록한 후 올해 7월까지 100을 넘어선 채로 지속되고 있다.

7월 준전세지수가 전월대비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남4구’로 강동구가 0.6p 증가해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서초·강남·송파도 0.4p 올랐고 강북에서는 마포구만 0.4p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준전세뿐 아니라 전세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한 곳이다. 전세가 상승에 따라 준전세를 대안으로 선택해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동구는 0.9p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고 서초·송파(0.8p), 강남(0.7p)이 뒤를 이었다. 마포도 0.7p 상승하며 강북 내에서 유일하게 큰 상승폭을 보였다.

아울러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14% 상승하면서 5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동구(0.24%), 송파구(0.22%), 강남구(0.21%), 서초구(0.20%) 등 강남4구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고 마포구(0.19%), 성동구(0.17%), 강북구(0.16%), 성북구(0.15%), 용산구(0.15%) 등도 상승 중이다.

정부여당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있고, 현재와 전세가 상승은 임대차3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10일 국토부는 “현재의 전세가격 상승을 임대차 3법 도입 효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임대차 3법이 시행된 후 1개월이 지나는 시점부터 전세가격 통계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10일 “서울 주요 임대차시장의 구조적 특성상 전월세 전환은 급속하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고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열 양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전문가들은 전월세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전하고 있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면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고 저금리, 세부담 강화 등으로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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