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성 여성계뉴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깊은 우려" 성명서 발표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08.05 10:51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사)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관련 성명서를 내고 "해당 법 제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5일 밝혔다.

(사)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20개 이상의 개별 법률의 내용과 중복된다"며 "이 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동성애는 싫어요!'라고 하는 학생이 학교에서 퇴학을 당할 수도 있다. 이것이 옳은가"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사)한국여성단체협의회 성명서

지난 6월 29일, 제21대 국회에서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 10인은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하였다. 이번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은 제3조에서‘성별, 장애, 나이...성적지향... 등 23가지 이상의 여러 종류의 차별을 명시하고 있다. 

(사)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이 법안이 발의된 이후 많은 논의를 하였다. 차별행위도 금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 차별행위에 대한 규제도 법익 형량에 맞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차별금지에 관한 포괄적 규정이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이하 인권위법) 제2조 제3호에서는 19개 이상의 차별금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 외에 1.양성평등기본법, 2.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3.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4.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5.고용정책기본법, 6.장애인복지법, 7.아동복지법, 8.사회복지사업법, 9.다문화가족지원법, 10.청소년기본법, 11.난민법, 12.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13.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14.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 15.교육기본법, 16.근로기준법, 17.근로복지기본법, 18.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19.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0.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21.항공사업법, 22.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등의 다수의 법률이 있다.

이와 같이 이미 차별금지에 관한 포괄적 규정을 가지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그리고 차별금지 개별 규정을 가지고 있는 20개 이상의 법률들이 있는데, 이 시점에서 새로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과연 필요한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 대다수의 공감대 형성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이 없는 성급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제정은 법 적용의 혼선 및 국민 간의 갈등과 대립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국력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발의된 포괄적‘차별금지법안’은 1) 고용 2) 재화·용역 등 공급·이용 3) 교육기관 및 직업훈련기관에서의 교육·훈련 이용 4) 행정서비스 등의 제공이나 이용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경우 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차별금지는 각각의 영역에 관련된 개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위의 포괄적‘차별금지법안’은 제3장 차별금지 및 예방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제1절 고용에 관한 제10조(모집·채용 상의 차별금지)에서 제20조(직업소개기관 등)의 규정은 근로기준법, 근로기본복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고용정책기본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직업 안정법 등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개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법적 실효성이 있다.

장애인 차별금지에 관해서는 장애인 차별금지, 장애인복지법 등에서 규정하고, 나이 차별금지에 관해서는 아동복지법, 청소년기본법 등에서 개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옳다. 외국인 차별금지에 관하여서는 외국인근로자의고용 등에 관한 법률, 재한외국인 처우기본법, 다문화 가족 지원법, 난민법 등에서 개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좋다.

제3절 교육기관의 교육, 직업훈련 이용, 제31조(교육기회의 차별금지)에서 제36조(자격증 및 교육훈련에서의 차별금지)의 규정 내용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학점인정등에 관한 법률,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에 관한 법률, 평생교육법, 영유아보육법, 육아교육법, 직업교육훈련촉진법등 개별 법률에서 개별 사안에 대해 구제적인 내용으로 규정하는 것이 옳다.

제2절 재화·용역 등의 공급이나 이용, 제21조(금융서비스 공급· 이용의 차별금지)에서 제30조(단체 등의 운영에서의 차별금지)이 규정의 내용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항공사업법,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률에서 구체적 내용으로 규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제4절 행정서비스 등의 제공이나 이용, 제37조(참정권 및 행정서비스 이용보장의무)에서 제40조(방송서비스 제공의 의무) 규정의 내용은 행정서비스에 관한 법률에서 개별적으로 정하면 충분하다.

제4장 차별의 구제에 관하여는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법안 제41조(진정 등)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될 것이 다.

법안 제42조(시정명령), 제44조(이행강제금), 제51조(손해배상), 제55조(불이익조치금지), 제56조(벌칙) 규정의 내용은 규제 및 처벌에 관한 것이므로 신중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법안 제51조 제3항에서의‘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피해액의 2~5배를 인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영·미법 상의 형벌과 민사적 손해배상이 합쳐져 있는 제도이다. 손해배상은 우리나라의 일반 원칙인 ‘전보(塡補)배상주의’에 의해 책임을 지우는 것이 타당하다. 전보배상주의 (예를 들어, 1000만 원 손해이면 1000만 원을 배상하게 함)를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는 형벌과 손해배상을 분리하는 법제도를 취하고 있으므로‘징벌적 손해배상’은 우리의 법원칙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

법안 제52조(증명책임)에서 규정하고 있는‘입증책임의 전환’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피해자의 상대방에게‘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것은 피해자를 특별히 보호하는 경우(예를 들어, 정보력이나 전문성이 약한 소비자)에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므로 다양한 차별의 경우에 그 제재로서‘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것은 과도한 방법이다.

예컨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1항은 이 법률과 관련한 분쟁해결에 있어서 차별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에게 입증책임을 지우도록 되어 있고, 제2항에서는 제1항에 따른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의 상대방이 입증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법안 제55조는‘불이익 조치를 금지’하고 있고, 제55조에서는 사용자 등(사용자, 임용권자, 교육기관의 장)이 제55조를 위반하여 불이익 조치를 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형벌 규정은 포괄적 차별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서 국민의 인신보호에 관련된 매우 중요한 것이므로 각각의 관련 법규정에서 적절한 내용을 심도 있게 논의하여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 벌칙을 정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않을 것이다.

‘차별금지법’을 먼저 시행한 외국의 사례를 보면, 학교에서‘동성애가 싫다’고 말한 학생이 퇴학 조치된 경우가 있다. 동성애가 싫다는 학생의 의사표현도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우리나라의 학교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다수의 학부모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차별금지에 관한 20개 이상의 법률들을 살펴보면, 각각의 법률이 수십 년간 우리 사회에서 차별금지와 차별해소를 위하여 많은 역할을 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법률들이 각각 좀 더 잘 실행되어 차별금지와 차별해소에 실효성이 있기를 바란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최금숙) 61개 회원단체,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 500만 회원은 이번에 발의된 포괄적‘차별금지법안’은 국가인권위원회법을 비롯한 20개 이상의 기존의 법률과 중복되고 국민적 합의가 요구되는 부분들이 있으므로 새로이 별도의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만약 현행 법제도가 미흡하다면 차별해소 정책과 지원정책을 보완하는 긍정적 정책 방향이 바람직하다.

차별에 대한 국민적 인식개선을 위하여 처벌의 방식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인식개선의 문제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행복추구권, 학문의 자유 등 헌법적 질서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존중받는 성숙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사회를 기대하는 바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지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