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메인화면. 사진제공=SK커뮤니케이션즈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포털 사이트 ‘네이트’가 지난 30일 공지사항을 통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네이버에 이어 ‘네이트판’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들의 치열한 토론과 갑론을박의 장이 된 네이트도 댓글로 인한 역기능에 대응하기로 하면서 IT업계가 사회적 요구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트 “깨끗하고 공정한 댓글 문화로 찾아갈 것”

네이트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토론이나 연예인을 응원하는 댓글의 순기능 외에 연예 뉴스에서 댓글의 역기능을 우려하시는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해 네이트 뉴스는 7월 7일부로 연예 뉴스에서 댓글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이트는 7월 7일부로 MY 댓글이 다른 사용자에게도 공개돼 그동안 작성한 댓글이 노출되도록 서비스를 개편한다는 내용도 밝혔다.

네이트는 “‘내 댓글 구독’의 On/Off는 다른 사용자의 ‘MY 댓글’에 내가 작성한 댓글의 등록현황이 보이는 <구독 기능>과 다른 사용자가 내 ‘MY 댓글’을 보는 것을 허용하는 <공개 기능>을 동시에 제공해왔었다”면서 “그러나 갈수록 댓글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됨에 따라 <공개 기능> 설정을 제외할 예정으로 이번 기능 변경을 통해 ‘MY 댓글’에서 제공하는 작성 댓글과 관련 현황을 다른 사용자도 볼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네이트 뉴스는 이를 통해 “더욱 깨끗하고 공정한 댓글 문화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사회적 책임 다해야 할 소명 있어”

그동안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들은 뉴스 섹션을 통해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 비해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거나 선제적으로 변화를 선도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선정적인 기사와 악플에 시달려온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죽음을 계기로 가장 먼저 다음카카오가 뉴스 서비스 개편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카카오는 공지사항을 통해 “카카오는 이익을 창출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 못지 않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소명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여러 매체에서 생산되는 뉴스 콘텐츠를 전달하고, 그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장으로써 댓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은 건강한 공론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연예 섹션의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 인물 키워드에 대한 관련 검색어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댓글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찾아가겠다. 기술적으로 댓글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혐오 표현과 인격모독성 표현 등에 대해 더욱 엄중한 잣대를 가지고 댓글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검색어를 제안하고 자동 완성시켜주는 서제스트 역시 프라이버시와 명예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실시간이슈검색어도 재난 등 중요한 사건을 빠르게 공유하는 한편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려는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임을 밝혔다.

카카오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누군가의 인격이 침해되지 않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2월 23일부터는 포털 다음(Daum)과 카카오톡 #탭에서 제공하고 있는 인물에 대한 관련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고 서제스트 기능을 개편했다. 올해 2월부터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폐지했다.

당시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이용자들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며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활용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기에 이를 종료한다”고 역설했다.

또 2월부터 혐오, 차별 표현을 사용한 댓글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항목을 신설했다. 카카오는 업계 최초로 2017년 7월부터 AI를 통해 모든 댓글의 욕설 및 비속어를 필터링하는 ‘욕설 음표 치환 기능’을 적용해왔다.

여기에 욕설/비속어 뿐 아니라 ‘차별/혐오’에 대한 신고 항목을 신설하면서 욕설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개인의 인격과 명예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이용자가 신고한 악성 댓글이 문제가 있다고 확인되면 해당 댓글을 삭제할 뿐 아니라 작성자에 대한 제재도 진행함으로써 악성 댓글 작성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다. 신고한 댓글이 삭제되면 그 결과를 알려주는 ‘신고 알림’ 기능도 도입, 이용자들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카카오 “뉴스 댓글 개편 이후 악성 댓글 줄어”

카카오는 지난 6월 18일 이와 같은 서비스 개편을 통해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는 악성 댓글 신고 및 조치가 증가했으며 점차 욕설 및 혐오 표현이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개편 이후 집계한 결과, 3월 한 달간 댓글 신고 건수는 개편 이전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5월에도 개편 이전에 비해 14% 늘어났다.

신고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악성 댓글 삭제 건수도 3월 한달간 개편 이전 대비 65% 증가했고, 5월에도 개편 이전보다 7% 늘어났다. 이는 욕설/비속어가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불쾌감을 주는 댓글이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조치됨으로써 댓글 환경이 청정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성 댓글 신고 및 조치 건수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욕설 및 비속어를 포함한 댓글이 20% 이상 감소하는 효과도 있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댓글의 욕설 및 비속어를 필터링해 음표 모양으로 바꿔주는 ‘욕설 음표 치환 기능’을 운영하고 있는데 댓글 개편 후 음표 치환된 댓글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용자들이 댓글을 작성할때 욕설 및 비속어를 쓰는 것에 스스로 주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편을 통해 신설된 기능 중에서는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을 향후 보이지 않게 하는 ‘덮어두기’ 기능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댓글 영역 자체의 노출을 관리할 수 있는 ‘접기’ 기능과 ▲특정 댓글 작성자를 보이지 않게 하는 ‘이 사용자의 댓글 활동 숨기기’ 기능 순이었다.

특히 ‘이 사용자의 댓글 활동 숨기기’ 기능은 설정한 이용자의 91%가 해제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만족도가 제일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카카오는 정책과 서비스 개편에 이어 17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한국언론법학회(학회장 김종철)와 ‘온라인 혐오표현 대응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인권정책을 이끄는 정부기관과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 전문성을 축적한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혐오표현 근절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이번 개편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들의 선한 의지로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지속적인 노력과 서비스 개편으로 기업의 디지털 책임(CDR)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소통의 즐거움 나누는 경험 제공할 것”

네이버는 지난 2월 19일 유봉석 서비스운영총괄의 발표를 통해 3월부터 연예뉴스 댓글과 인물명 연관검색어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유 총괄은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예인 개인의 인격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연예인의 활동에서 사생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네이버 연예뉴스 댓글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연예인의 인격권 침해 문제에 책임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총괄은 이어 “현재의 기술적 노력만으로는 연예인들의 고통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을 인정하며 연예 정보 서비스의 구조적인 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연예뉴스 댓글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물의 인격권을 존중하고 사생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관검색어를 전면 폐지하고자 하나 자동완성 기능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필수적인 기능이므로 상시적인 개선을 진행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예인들이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는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첨언했다.

한성숙 대표 “사회적 역할에 성실히 임하겠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도 지난 3월 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통과된 후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역할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 네이버의 사회적 역할로의 성장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한 대표는 판교 그린팩토리 네이버 본사에서 제 2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소감을 통해 “전대미문의 글로벌 위기를 맞아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면서 “네이버는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역할에 성실히 임하고 새로운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네이버는 사회적 역할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 네이버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중심의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소상공인과 지역사회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한 비대면 교육 확대에 나섰다.

네이버 파트너스퀘어는 소상공인과 창작자의 성장을 교육과 컨설팅으로 지원하는 오프라인 거점으로, 오프라인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비대면 ‘온라인 라이브’ 강의를 강화했다.

또 소상공인을 위한 개인정보보호 온라인 라이브 교육도 진행됐다. 지난 3일 진행된 ‘소상공인이라면 꼭 알아야할 개인정보보호 방법’ 온라인 강의는 개인정보보호 교육 온라인 라이브는 네이버 이진규CPO/DPO(개인정보보호 최고 책임자)가 직접 진행했으며, 실시간3000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참여했다.

교육은 개인정보에 대한 정의와 기본 원칙을 시작으로, 개인정보의 생애주기에 따른 처리 기준, 개인정보 침해 사례 및 실천 수칙 등에 대한 자세한 강의가 이어졌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실시간 QA와 퀴즈 이벤트가 이어져 강의 이해도를 높였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