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칼럼
스마트계약 분야의 소비자보호 절실하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20.06.26 15:35

[여성소비자신문] 스마트계약은 일반화되지 않은 개념이며, 우리 법제에서는 아직 도입하고 있지 않다. 다만, 미국의 일부 주법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논의하고 있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통일된 개념정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용어로 정착되어 많이 쓰고 있는 용어이기도하다.

일반적으로는 컴퓨터에 코드화된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계약조항을 컴퓨터 코드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스마트계약을 협의의 스마트계약과 광의의 스마트계약으로 구분하여 정의하고 있다.

협의의 스마트계약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계약의 자동실행이 보장된 컴퓨터 프로그램(코드)을 말한다. 광의의 스마트계약은 코드가 상대방의 의사표시와 합치한 경우를 말한다. 이는 민법상 전통적인 계약처럼 청약과 승낙의 구조를 가진계약과 유사하다. 결국 스마트계약을 계약의 교섭부터 이행까지 코드에 의해 자동으로 수행되고 인증되거나 집행되는 알고리즘계약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블록체인과 결합된 스마트계약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의해 소비자 금융거래시 스마트계약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스마트계약을 체결하는 기술이며, 중앙통제기관이 없이 노드(node) 네트워크가 계약 실행을 분산시켜 보안과 정확성을 제공하는 분산원장기술 구조를 말한다.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은 거래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의 중앙서버가 아닌 개인 컴퓨터 네트워크에 분산시켜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관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블록체인기술은 지급결제 등의 금융거래 이외에도 주식, 채권, 핀테크, 보험과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에 접목하게 되면 중앙서버 없이 고객과 금융회사간의 직접결제방식에 의해 처리됨으로써 거래 비용과 수수료의 절감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각국의 금융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 수용에 적극적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보험업, 은행업 등의 금융산업 분야에서 획기적인 역할이 예상되고 있다. 예컨대 보험업에 있어서 생명보험회사의 기록관리, 거래실

행,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업무능력의 향상 등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험사기 등을 방지함으로써 종래 보험에 대한 불신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회사의 비용절감이나 위험관리, 고객서비스의 향상 등을 통한 수익창출을 기대하는 긍적적인 분위기도 있다.

소비자 권익침해의 문제가 대두된다

스마트계약에는 새로운 기술인 블록체인 등 핀테크기법이 활용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안정성을 해치는 위험요소들도 다분히 존재한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위험성에 대한 법적 규제의 논의가 많았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가상화폐는 법정통화가 아니어서 정부의 지급보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티머니와 같은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에 해당되지도 않는다. 예금과 달라 정부의 지급보증도 없다. 또한 가상화폐는 실험적인 지급수단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장애나 해킹 등의 공격에 따라 발생하는 비상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상당수 가상화폐 업체는 오프라인에서 투자를 권유하고, 비공개 투자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가상화폐를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또한 가상화폐는 전 세계적으로 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투자자산이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 것으로 과장·허위 광고를 진행한다. 또 가상화폐 이용가능 가맹점 수, 해외 이용 현황 등에 대한 계획이나 전망도 과장해서 홍보한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적 대응 필요하다

첫째,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계약 체결 과정에서 시스템 작동 지체 등으로 거래 처리 과정상 오류가 생길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스마트계약도 결국에는 전자적인 방식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사전 입력된 프로그램에 의해 계약이 자동 실행되기 때문에 어느 단계에서 하자가 발생했는지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 하자에 대해 책임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문제된다. 코드의 실행에 있어서 소프트웨어 코더가 오류를 발생시키거나 실행자(operator)가 바이러스 코드를 심어 버그(bug)를 일으켜 스마트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따른 경쟁법적 규제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수의 이해관계 금융회사 및 기업들이 공동으로 컨소시엄 형태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여 금융서비스에 적용시키게 된다. 예컨대 글로벌 컨소시엄인 R3CEV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R3가 중심이 되어 은행 등 금융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표준 플랫폼(Corda)을 개발하여 다수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보험회사들이 경영 효율화 등을 위해 컨소시엄 형태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운용하는 경우 경쟁법적인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경쟁과 효율의 촉진 효과를 유발하지만, 반경쟁행위 리스크도 수반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정보교환에 의한 공모,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행위가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공정거래법 등의 적용으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블록체인의 활용에 따른 소비자 금융정보보호 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블록체인은 투명성이 높은 안전한 거래 기술로서 인정받고 있는 반면에 개인정보나 기밀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견고한 보안기능을 갖춘 완벽한 기술이 아니다. 현행 개인정부보호법이나 전자금융거래법으로는 블록체인의 정보관리책임자를 지정하거나 책임추궁이 불가능하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중앙집중적 또는 위탁을 통하여 개인정보관리주체가 있는 경우를 가정하여 관련 내용을 규정하고 있고(동법 제3조), 개인정보, 개인정보의 처리, 개인정보처리자 등에 대한 정의 규정을 두고 있다(동법 제2조). 그리고 전자금융거래법에서는 정보보호 최고책임자 지정에 대한 규정을 하고 있다(동법 제21조의2 및 동법 시행령 제11조의3).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하여 분산원장으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모든 분산원장 보관자가 개인정보처리자 또는 위탁관리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보안상의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제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즉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금융거래에 있어서 개인정보처리자 또는 위탁자의 범위에 분산원장보관자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신원확인 등 개인정보 확인 시에 발생할 수 있는 해킹, 바이러스, 메일폭탄, 서비스 거부 등과 같은 데이터 침해사고를 방지해야 할 의무의 주체도 특정하는 내용을 입법안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블록체인의 핵심인 분산저장 환경에서 개인정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요건과 기준을 설정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블록체인으로 인한 분쟁을 해결할 재판외 대안적인 분쟁해결기구의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블록체인이 보험사업, 금융산업의 발전과 소비자 편익을 도모하는 효율성과 함께 소비자권익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이 담긴 법제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