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21.10.23 토 09:03
HOME 여성 여성계뉴스
유명희 "WTO 사무총장 출마…위기에 처해있는 교역 질서·국제 공조 체제를 복원·강화할 것"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06.24 18:59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다. 당선되면 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이 된다.

유 본부장은 지난 25년 공직생활동안 꾸준히 통상 분야에서 몸담아 온 전문가다. 특히 2019년 통상교섭본부장을 맡게되면서 산업부 역사상 첫 여성 차관급·실장급(1급) 고위 공무원이 된 바 있어 공직 사회 '유리천장'을 부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정부는 24일 WTO 차기 사무총장직에 유 본부장을 입후보하는 안건을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날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WTO 사무국에 유 본부장의 입후보를 공식 등록할 계획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관계부처 협의 및 절차를 거쳐 현지 통상교섭본부장인 제가 WTO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 무엇보다 국제 공조 복원에 초점을 맞추어 다자무역체제가 다시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사무총장직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수출국이자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해 온 통상선도국으로 지금 위기에 처해있는 WTO 교역 질서 및 국제 공조 체제를 복원·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 국익 제고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WTO가 설립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지난 25년간 새로운 무역 협상 타결에 실패했고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혁신과 같은 21세기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는 상소기구 운영이 중지되면서 분쟁 해결 기능도 실효성을 잃게 됐다. 유 본부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회원국 간 갈등을 중재하고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Middle power)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 본부장은 이와 관련 "국제 사회는 갈수록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WTO의 기본 원칙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는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WTO 체제로 구축된 통상 규범과 교역 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 왔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8%에 달하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통상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면서 "이러한 우리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WTO 교역 질서와 국제 공조 체제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데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현재 WTO는 다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상과 개혁 과제에 있어 주요국 간,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의견 대립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며 "한국은 무역을 통한 성장 경험과 비전, 다수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상대국들과 신뢰를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지난 25년 공직생활 동안 꾸준히 통상 분야에서 몸담아 온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1995년 출범 당시에도 업무를 맡았었고 이후 미국, 중국, 유럽, 아세안 등과의 FTA 협상을 이끌고 양자 간 통상 현안을 다루는 데에도 통상 규범의 교과서로서 늘 함께했다"며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통상 분야에서의 경험, 지식 그리고 네트워크를 WTO의 개혁과 복원을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그간 협상가로서 여러 국가를 상대하면서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왔다. 국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또한 통상장관으로서 조직을 이끌어 오는 과정에서, 전략적 접근과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나름의 철학도 정립됐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WTO는 통상 전문가이자 이해 조정자를 필요로 한다. 저는 공직을 통해 습득한 모든 역량과 경험을 다 해 WTO 회원국들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선되면 WTO의 역할과 기능을 보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유 본부장은 “분쟁해결제도, 전자상거래 등 국제규범의 재정비가 시급한 분야에서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회원국 요구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여러 도전에 기민하게 대응해 국제적 위기 대응 공조를 선도할 것”이라며 "WTO가 지난 25년을 디딤돌 삼아 향후 25년에도 자유무역 수호자로 견고하게 그 지위와 위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포용적으로 지속가능한 국제기구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1967년생인 유 실장은 울산 출신으로 정신여고를 나와 서울대 영문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같은 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밴더빌트대 법대를 나왔다.

그는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고 1996년 1월부터 통상산업부 WTO과에서 통상 업무를 시작했다. 1998년 통상 기능이 외교통상부로 이관되면서 북미통상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외교통상부에서 자유무역협정(FTA)정책과장, FTA서비스교섭과장, 주중국대사관 1등서기관과 참사관 등을 역임하고 2010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국으로 파견을 갔다. 2014년에는 대통령비서실에서 외신대변인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통상 업무가 외교부에서 다시 산업부로 옮겨간 이후인 2015년부터는 산업부에서 FTA교섭관 겸 동아시아FTA 추진기획단장, 통상정책국장, 통상교섭실장 등을 역임하며 일선에서 통상 현안을 다뤘다. 2019년 통상교섭본부장을 맡게되면서 산업부 역사상 첫 여성 차관급 공무원이 됐다. 그는 산업부의 실장급(1급) 고위 공무원에 오른 첫 여성 공무원이기도 해 공직 사회 '유리천장'을 부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지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