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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 '카푸어' 등장에도 속수무책
김희정 기자 | 승인 2013.05.08 09:39

[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극심한 경제불황에 국내 완성차 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수입차 시장은 과열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지고 영업사원 숫자가 대폭 증가하는 한편 수입차 판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각 딜러사에 물량만 전달하고, 딜러사는 영업사원이 많을수록 판매에 유리하기 때문에 관리에는 손을 놓은 상태에서 각 업체와 딜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종 문제들이 심심치 않게 대두하고 있다.

특히 경제력이 부족한 20~30대의 수입차 구매 문의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많아지면서 캐피탈사의 무분별한 대출과 영업직원의 '일단 팔고보자' 식의 태도는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자신의 명의와 법인으로 5200만원의 상당의 대출이 발생했다는 날벼락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회사 직원이 외제 승용차 1대를 자신의 동의없이 법인으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 A씨는 법인의 대표이사로 등록돼 있어 자동적으로 대출에 대한 보증인이 됐다.

차량 인수와 대출을 위해 필요했던 것은 대표이사 신분증 복사본과 인감 등이 전부였다. 본인 확인절차도 없었다.

회사원 B씨는 수입차를 구매하고 싶었지만 대출을 위한 신용등급이 해당 업체가 운영하는 파이낸셜 회사의 최소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러자 수입차 딜러는 또 다른 캐피탈 회사를 소개시켜줬다. B씨는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었지만 높은 이자와 보험비, 세금 등 유지비를 내느라 대출금을 갚을 시한이 지나도 돈을 모으지 못했다. 결국 B씨는 대출금을 갚지 못해 차량을 차압당하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9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업계는 전년 동기 대비 24.6%가 증가한 13만858대를 팔았다. 올 1~4월 누적 판매량은 4만828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9% 늘어났다.

수입차 딜러들은 실적을 위해 자격 요건이 부족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하는 캐피탈 회사까지 소개시켜주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원금유예 금액은 2010년 3252억원에서 2011년 4077억원, 2012년 5367억원 등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판매 가격의 일부를 먼저 내고 남은 액수의 이자만 내다가 3년에서 5년 뒤 한꺼번에 원금을 지불해야하는 유예 할부 제도를 감안하면, 이는 국내 가계부채 대란의 새로운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엄격하게 말하면 수입차 업체와 캐피탈 회사의 법적인 책임은 없다. 문제는 이로 인해 신용불량자를 비롯, 명의도용 피해자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명의도용으로 피해자의 항의를 받은 한 수입차 업체 영업직원은 "소비자 스스로의 결정으로 대출을 했고, 그로 인한 결과가 카푸어건 명의도용이건 간에 캐피탈사와 고객 간의 문제"라며 "우리는 판매를 하는 직원이지 대출승인을 결정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캐피털사 측은 "대출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지고, 명의도용 같은 경우는 속이려고 작정을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추가적인 피해자를 막기 위해 심사 과정에 있어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에 있어서는 동의를 했다.

한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는 이윤 창출과 동시에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다양한 원금유예 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며 "어차피 딜러나 회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대출을 통해 무리한 구매를 해도 캐피탈사로부터 차량 판매 금액을 모두 받기 때문에 손해가 나진 않는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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