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오프라인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쇼핑이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을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내놓고 이커머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 시장이 성장하면서 향후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조영제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대표는 27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전략발표회에서 "여러 구매 데이터와 SNS 데이터까지 분석해 고객별 맞춤쇼핑으로 초개인화할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서비스가 아닌, 단 한 사람만을 위한 퍼스널 코디 서비스"라고 밝혔다. 롯데온은 검색창이 없이도 소비자가 원하는 쇼핑 정보를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퍼스널 코디 서비스'를 표방한다.

롯데온은 '초개인화'를 추구하기 위해 개발 과정에서 국내외 여러 플랫폼을 참조했다. 이 중에는 가장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던 곳이 '넷플릭스'다. 사측은 초개인화를 통해 고객의 행동과 상품 속성을 400여가지로 세분화시키고,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국내 인구의 75% 가량 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정확하게 추천하고 구매패턴이 비슷한 고객들의 데이터도 참고해 해당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을 제안한다.

조 대표는 "개개인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유통회사들보다는 넷플릭스에 관심이 많았다"며 "고객을 롯데온이 더 잘 알기에 검색창이 없는 쇼핑몰을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롯데쇼핑은 그룹이 보유한 전국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해 온/오프 경계없는 쇼핑을 선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의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주 방문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이벤트 정보 등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와 실시간 소통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e커머스의 생명은 '배송'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에서는 쿠팡의 로켓배송,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SSG 닷컴의 대규모 물류센터 네오 등 업체간의 ‘차별화된 배송 경험 제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온은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상품을 받길 원한다는 점을 고려해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활용한 적시배송을 적극 도입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의 '바로배송' 서비스, 슈퍼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포함해 롯데그룹 내 7000여개 매장의 '스마트 픽' 서비스 중 원하는 배송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롯데온은 다양한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입점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다. 이에 이용객들에게 최상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판매자와 상품을 평가할 수 있는 종합지표, '온픽(ON Pick) 지수'를 활용, 건전한 판매자의 좋은 상품을 최상단에 노출한다.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온/오프 구매 트렌드 데이터도 판매자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판매자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적용한다. 추후 롯데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해 스타트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온의 출범이 쿠팡과 이베이 코리아 등 기존 온라인 쇼핑 업체들과 신세계, 홈플러스 등 유통 강자들이 경쟁하는 E커머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요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최근 코로나19확산으로 '비대면'이 하나의 소비 행태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업체들이 하나같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쿠팡은 지난해 신선식품 새벽배송인 로켓프레시, 유료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클럽,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등을 연달아 내놨다. 한 발 먼저 새벽 배송 시장의 문을 연 마켓컬리도 ‘오픈마켓’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모양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말 주주총회를 열고 ▲통신판매중개업 ▲상품권의 발행 및 제작 판매 ▲물류 컨설팅 및 물류 관련 서비스업 ▲인터넷 광고 및 기타 관련 광고업 등 4개 사업목적이 추가됐다. 통신판매중개업과 인터넷 광고 및 기타 관련 광고업은 통상 ‘오픈마켓’으로 불린다.

쿠팡을 비롯한 모바일 업체들 뿐 아니라 신세계, 홈플러스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도 물류센터 확장 및 증축 등 물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우선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 센터를 안양점, 원천점에 구축했다.

SSG닷컴도 올해부터 새벽배송을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경기권 배송지역도 확장했다. 해당서비스를 시작한지 6개월 만이다. 지난해 5000건이었던 새벽배송 건수를 올해부터 1만건을 늘렸고, 올해 말까지 2만건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특히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를 바탕으로 식품 부문에 있어서 만큼은 e커머스 업체를 능가하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억757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바일 쇼핑 비중도 65.9%로 지난 1년 중 최대치다. 이 중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1조1867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통계청은 음식서비스 다양화, 가정간편식 선호, 배송서비스 발달 등에 따른 소비 행태 변화가 거래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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