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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접촉은 연결이다
백석대학교 김혜숙 교수/가족상담사 | 승인 2020.04.08 11:16

[여성소비자신문]볼비(John Bowlby)의 애착이론에 의하면, 엄마와 안정된 애착으로 형성된 아이는 마음의 안정을 얻고 엄마를 세상의 안정기지로 삼아 외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반면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탐색보다는 자기 세계 속에 빠지거나 엄마가 자기에게 위로나 지지대상이 아니라 불편하고 수용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생에서 최초로 경험하는 엄마의 관계에서 따뜻하게 배려 받고 욕구가 적절하게 채워지고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한 아이는 애착을 잘 형성한 아이다.

아이가 외부세계와 접촉하는 놀이나 활동에서 오는 긴장, 불안, 두려운 상황에서도 내면세계에서 엄마가 나를 반갑게 안아주고 신뢰해줄 것을 믿는 아이는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더 느끼면서 성장한다. 어릴 때부터 엄마로부터 안전감을 획득하고 자란 아이는 커서도 대인관계나 불안상황에서도 훨씬 더 안정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에서 ‘하버드 스트레스의 이해 연구’라는 주제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대학생들에게 부모와의 관계에 대하여 친밀하게 느끼는지 아니면 좋다면 얼마나 좋은지, 따뜻하게 느꼈던 기억은 얼마나 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무려 35년이 지나 장년이 된 이들을 종합병원에서 종합검진을 실시하면서 다시 연구하였다. 엄마와 관계가 그리 따뜻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던 사람들 가운데 91%는 혈관의 문제나 심장병, 알코올중독, 위궤양,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을 갖고 있었다. 반면 엄마와 관계가 대체로 친밀하고 좋았다는 사람들 가운데는 45%만이 이런 질병이 있어서 놀라운 차이를 보이는 애착에 대한 종단연구였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관계는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신체적 질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난이나 어려움에 대처하는 능력도 부모를 비롯하여 배우자나 자녀 등 애착대상과 얼마나 지지와 관심과 애정을 받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전 세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로 인하여 강박장애나 공황장애, 우울증이 더 많이 증가하고 있다. M씨는 바이러스가 자신을 공격한다고 여겨 매우 강박적으로 손을 씻느라 화장실을 자주 가고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씻고 또 씻어야만 한다.

감염공포가 엄습하여 방문의 손잡이도 모두 닦아야만 잡고 전철도 못타고 샤워를 매일 두 시간씩 해야만 하고 바깥을 나가지 못한다. 강박증세가 다시 발동하였다. K씨는 사람들이 지하철 안에서 옆에 있으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기저기 있는 것 같아 숨이 막히고 쓰러질 것 같은 공황장애가 다시 나타나 응급실을 찾아갔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로 신체적인 증상들을 동반하여 호흡이 어렵고 질식할 것 같아 결국 쓰러지고 만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거리두기로 더 불안이 엄습해오고 외부 출입도 못하고 자꾸 죽음 공포에 사로잡혀 일상의 기능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런 증세들은 이미 그전에도 가졌던 것들로 코로나19로 인하여 더 촉발되었다.

인간은 접촉을 통하여 감정을 느끼고 사랑도 한다. 악수는 가벼운 접촉이지만 체온을 느끼고 더 가까운 사람과는 포옹도 하고 얼굴을 비비며 인사를 한다. 사랑하는 대상과는 침을 교환하는 키스부터 가장 강렬한 접촉인 서로의 유전자까지도 교환하는 성적인 접촉도 이루어진다. 그러면서 인류는 종족보존과 발전 유지하여 왔다.

작금의 일상에서 인간관계를 위하여 춤을 추고 운동도 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이런 접촉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지나친 불안에 빠지며 혼자라는 느낌, 고독과 소외감, 누구와도 그 어떤 것과도 연결되어있지 못한 감정들은 우리 자신을 패닉 상태로 만든다. 우리에게 필수적인 보양식 같은 따듯한 언어, 미소 띤 얼굴, 적절한 거리두기, 친절한 태도, 자비를 베푸는 너그러움, 희망적인 말들이 더 필요한 시기다.

누구라도 혼자의 세계에 빠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 친구, 동료들과 접촉의 기회를 갖자. 우리의 세상은 보이는 손과 보이지 않는 손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당신은 단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자.

백석대학교 김혜숙 교수/가족상담사  kimhyeso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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