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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이라고 해서 샀더니…'리미티드 에디션' 상술 논란
송혜란 기자 | 승인 2013.04.08 17:28
   
 
똑같은 용량, 패키지에 유명인 이름만 빌려 ‘한정판’으로 둔갑
인기 많은 한정판 신제품으로 버젓이 출시되기도

 

[여성소비자신문=송혜란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한정 판매를 뜻하는 말로, 특별한 의미를 담아 적은 수량만 만들어 파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희소성을 강조, 소장가치를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며 가격도 다소 높게 책정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출시되고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에는 애초 목적을 잃은 제품들이 많아 리미티드 에디션 상술 논란이 일고 있다. 제품의 용량과 패키지는 그대로인데 유명 연예인 이름을 따 마치 리미티드 에디션인 것처럼 포장만 바꿔 판매하는 것은 물론 몇 개를 한정으로 판매하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슷한 제품을 포장만 바꾸거나 대량으로 생산한 후 한정판이란 이름만 붙여 판매하는 업체들이 많다. 올해만 해도 유통업체들이 출시한 리미티드 에디션은 100여종에 달하며, 이 중 70% 이상이 같은 제품에 포장 디자인만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예인 이름만 붙이면 다 한정판?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 3일 ‘임페리얼 17년 장동건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임페리얼 홍보대사인 배우 장동건을 모티브로 한 ‘임페리얼 17년 장동건 리미티드 에디션’은 그가 영화 ‘친구’의 주인공으로 부산과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병목 부분을 영화 필름처럼 표현하고 장동건 메시지와 사인을 더했을 뿐 내용물은 큰 차이가 없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는 맥캘란이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애니 래보비츠’와 협업해 선보인 ‘마스터 오브 포토그라피3’ 리미티드 에디션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스타벅스가 삼일절을 맞아 출시한 리미티드 에디션 무궁화 텀블러도 불과 몇 시간 만에 완판됐지만 기존 제품에 종이 한 장만 바꿨을 뿐 다를 게 없었다.

이는 식품업계라고 예외가 아니다. 삼양식품은 최근 삼양라면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제품의 전면을 소비자의 사연으로 디자인한 제품을 한정 출시했으며, 샘표도 ‘샘표 우리 아이 행복 그리기 대회’의 최우수 수상작을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한 행복간장 한정판을 선보였다. 모두 포장만 바뀐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한정판인데 몇 개가 한정인지는 알 수 없어

리미티드 에디션이긴한데 몇 개를 한정해 판매하는지 알 수 없는 제품도 많다. 바닐라코는 지난달 2013년 봄 컬렉션으로 ‘플로랄 왈츠’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했다. 스위스 패션워치․주얼리 브랜드 스와치도 브랜드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SWATCH Est. 1983’ 시계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그러나 몇 개가 한정으로 출시됐는지는 알 수 없다. 프랑스 자연주의 브랜드 록시땅 역시 최근 향기 라인에서 로즈 오로르&피브완 플로라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지만 몇 개가 한정인지는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리미티드 에디션이 몇 개 한정으로 판매되는지는 자사 매출과도 관련된 부분이라 공개할 수 없다”며 “보통 한정판은 해당 달에만 판매되고 있지만 가끔 재고가 많이 남았을 때 1~2주, 길게는 2~3달 정도 기간이 연장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희소성도 특별함도 없어 소비자 불만 고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정판의 희소성에 가치를 두고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최근 모 화장품 브랜드숍에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얼마 전 구입한 제품이 다 떨어져 재구매를 원했던 A씨는 한정판이지만 혹시나 하고 매장에 방문했는데 매장 직원이 “재고가 다 떨어지긴 했지만 필요하면 따로 주문해 줄 수 있다”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한정판인데 더 구할 수 있냐”고 재차 확인하자 매장 직원은 대수롭지 않은 듯 “주문만 하면 가능하다”고 말해 어리둥절했다.

A씨는 “한정판인데다 출시된 지 3달도 넘어 재고가 없으면 당연히 못 구할 줄 알았는데 주문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한정판이란 말은 그냥 상술이었던 거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비슷한 일을 겪은 소비자 B씨도 “리미티드 에디션은 말 그대로 한정으로 생산‧판매해 희소성과 특별함을 제공해야 하는데 요즘 출시되고 있는 한정판을 보면 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최근엔 모 화장품 브랜드에서 구입한 한정판이 큰 인기를 끌자 아예 신제품으로 출시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무조건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말을 붙여 소비자를 현혹하는 업체들의 상술이 너무 지나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송혜란 기자  hrso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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