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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 중요한건 기업의 가치관"....달라진 소비자들
한고은 기자 | 승인 2020.01.21 15:55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자신의 '위시리스트'였던 겨울 점퍼가 할인을 시작했지만 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자에 부착된 라쿤의 털 때문이었다. 얼마 전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생겨난 '동물보호'라는 가치관과 어긋나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 대신 A씨는 조금 더 비싸지만 동물의 털이 아닌 '에코퍼(친환경모피)'가 부착된 점퍼를 구입했다.

이처럼 최근의 글로벌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그 브랜드 및 기업이 가지고 있고 또 지향하는 가치관이나 신념을 가격보다 더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BM은 전미유통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와 공동으로 Z세대부터 베이비붐 세대에 이르는 18세~73세에 해당하는 전 세계 28개국 소비자 1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소비자 동향 연구를 실시했다.

'환경보호' 위해서라면.. 더 비싸도 구매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브랜드 및 그 기업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을 하게 되면 자신이 오랜 시간동안 즐겼거나 이용해온 서비스 혹은 사용한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구매를 중단했고 환경 보호 및 기업 투명성 등을 실천하는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요소를 갖춘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더 높은 가격이라고 하더라도 구매하기도 했다.

즉, 이제는 가격대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부합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으로 구매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

이러한 소비자의 동향 변화는 IT기술의 발달과도 맞물려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소비자 10명 가운데 7명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다른 일을 하면서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필요하거나 사고 싶은 것들을 살펴보고 바로 구매하는 ‘마이크로 모멘트(micro-moments)’ 쇼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관심이 있거나 원하는 브랜드 및 제품의 정보를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도 손쉽고 간단하게 알아보고 파악할 수 있으며 수많은 가격과 가치관, 기업의 뉴스 등을 파악하면서 자신에게 부합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전에는 단순히 최저가 등 가격과 기본적인 사양이나 규격 등의 일반 정보 제공들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기업이 어떤 가치관을 나타내고 있는지까지도 중요해졌다.

이러한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가치관을 가진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연령 및 소득 수준과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모든 소비자들에게서 전반적으로 두드러진 행동 양식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이러한 ‘가치 중심적 소비자’는 70%가 재활용 제품 및 친환경 상품 등 환경보호 가치관을 갖고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일반 가격보다 35%나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57%의 소비자들은 환경 파괴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구매 습관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해 환경보호적인 관점에 글로벌 소비자들이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기업의 투명성 및 이력도 ‘중요’

전체 소비자 중 79%는 상품을 구매할 때 해당 브랜드가 인증서 등을 통해서 제품이 정품인지를 보장하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71%의 소비자는 완전한 투명성과 이력 추적을 실현하는 기업에는 37%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또한 원산지를 확실히 입증하는 유통업체에도 소비자들은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있었다.

IBM 소비재 산업 부문 글로벌 총괄 책임자인 루크 니아지는 이에 대해 “투명성은 어떤 기업 및 그 제품에 대해 주장하는 바가 사실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한 절대적인 맹신보다도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이유와 근거가 있을 때에 그 제품을 구매하려는 것.

루크 니아지는 “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기도 하므로 브랜드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데이터 및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통해서 투명성과 이력 추적을 구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디자인 혹은 사양과 함께 이제는 이러한 투명성 역시 소비자들이 살펴보는 ‘스펙’의 하나가 된 것이므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해야 수익성 역시 획기적으로 향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IBM은 이제 소비자의 구매 행동이 이전과 다르게 완전히 달라진 만큼 유통업체 및 소비재 브랜드에서도 브랜드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서 방법도 기존과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이란 기업의 투명성과 환경친화력, 유연성을 통한 가치 창출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 역시 해당 기업의 수장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불매 운동을 하거나 노동자들의 권리를 탄압하는 문제나 건강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근로환경이 주어지는 데에 불매운동 등으로 반응하면서 구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서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동물보호를 위해 전달하거나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기부를 하거나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등에 많은 지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마이크로 모멘트’의 시대

이처럼 ‘마이크로 모멘트’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전에 신속성과 편의성을 중시했던 것만으로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어려워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단순한 편리함보다는 공동체의 행복이나 편의를 위한 가치에 신경 쓰는 것.

때문에 소비재 브랜드 역시도 지금까지는 구태여 제공하지 않았거나 소극적으로 알렸던 제품의 제조공정 및 해당 성분의 품질 및 환경 보호나 윤리적 재료 확보 여부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그러한 정보들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접촉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예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공정 무역을 통해 생산된 커피 원두임을 증명하는 등이다.

이를 위해 환경 친화적인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재료들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포장재를 사용한다거나 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것은 소비자들의 시선에서는 초보적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는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 구축에도 참여해서 자원을 최대한 보존하고 폐기물을 없애기 위해서 제조사의 공급망 전체에서 환경 친화적 시스템 적용을 고려하는 것이 요구된다.

또한 소위 ‘물량공세’라고 불렸던 제품의 가짓수에 치중할 것이 아닌 유연성을 통한 가치 창출 역시 중요해졌다. 현재 소비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소비자들의 ‘경험’이기 때문에 디지털 상호 작용이 소비자의 쇼핑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고 특히 유통업계의 경우 매장 혁신을 통해 모든 채널에서 일관성 있는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줄 필요가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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