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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이 경범죄? 피해자 고통은 생각 안 해
정효정 기자 | 승인 2013.03.13 15:52

[여성소비자신문=정효정 기자]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경찰청은 13일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에는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 60만원 이하 벌금, 지속적 괴롭힘(일명 스토킹) 10만원 이하 벌금 등 내용이 신설됐다.

또, 경제적 부당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출판물 부당게재, 거짓광고, 업무방해, 암표매매 등 4개 항목은 경제적 부당이득으로 하는 행위의 처벌강화라는 법개정 취지에 따라 16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경찰청에서는 국민들이 새로 생긴 처벌조항을 몰라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개정 ‘경범죄 처벌법’이 시행되는 3월 한 달 간 집중 홍보할 계획이며 4월 이후에는 계도와 단속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여성들은 이번에 신설된 경범죄 항목 중 스토킹 조항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스토킹에 대한 벌금은 8만원에 불과하다. 기존에는 단속되면 즉결심판 법정에 출석해야 했지만 경범죄 처벌법이 개정되면서 스토킹 조항 등 총 28개 항목은 법정에 출석할 필요 없이 범칙금을 금융기관에 납부하면 처벌이 종료된다.

스토킹은 상대가 싫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통칭하는 범죄다. 스토킹 피해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스토킹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모(여, 32)씨는 “5년 전 스토킹을 당했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며 “이사를 가도 찾아오고 전화번호를 바꿔도 알아낸다.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찾아왔지만 경찰에 신고해도 주의를 주는데 그쳤다. 덕분에 직장도 여러 번 옮겨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씨는 “스토킹을 경범죄로 분류했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 법이 개정되면서 이제 8만원만 내면 스토킹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피해자의 고통은 생각도 안하는 사람들이 만든 법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한편,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7일 “올해 경범죄처벌법이 개정되면서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나 장난전화보다 낮은 범칙금 8만원으로 매우 미약한 수준”이라며 “경범죄로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스토킹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토킹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스토킹 방지 및 처벌법 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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