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21.10.19 화 11:54
HOME 오피니언 칼럼
정서지능을 높이는 사회로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 | 승인 2019.03.28 17:07

[여성소비자신문]감정이란 (신체의) 생리적인, (정신의) 인지적, (행위적) 행동적 요소를 동반한 우리 몸 모든 기관의 갑작스러운 반응이다. 연인은 자신의 애인을 보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부모는 자녀의 미소와 웃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겁이 많은 사람은 상사가 큰소리로 말만해도 두려운 감정을 느낀다. 그러가 하면 믿었던 부부에게 실망을 하게 되면 배신감에 치를 떨고 분노를 강하게 느낀다.

우리의 기본적인 감정들을 프랑수아 를로르(Francois Lelord)와 크리스토프 앙드레(Christophe Andre)의 저서 ‘내 감정 사용법’에서는 설명한다. 분노, 시기, 기쁨, 슬픔, 수치심, 질투, 두려움, 사랑의 감정에 대하여 대처방법도 제시를 해준다.

감정을 잘 알고 대처하여야 사회생활도 잘하고 행복한것도 결국은 느낌이다. 죽고 싶은 것도 감정 차원이지 실재가 아니다. 가을날의 아름다운 풍경도 지각을 통해 경험해야 느낄 수 있다.

파란 하늘의 양탄자 같은 구름, 피부 결에 스치고 가는 실바람,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윽한 커피의 향, 친구들과의 수다, 감동을 주는 노래, 몰입으로 인한 희열, 모두 살아있는 자의 특권이다. 죽은 사람은 감정을 느낄 수 없다.

상담자를 훈련하는 과정에서도 매일 감정일지를 작성한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알아차리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체에서도 직원교육으로 ‘감수성훈련’을 실시한다.

나의 감정, 너의 감정을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지름길이다. 직장인들이 서로 업무에 시달리고 일의 성취에만 급급하다보면 정서적인 교감이나 교류가 거의 없게 된다.

그래서 직장에서는 먹으면서 교류를 나누는 회식문화를 좋아한다. 노래방 문화에서는 쌓인 분노도 노래로 승화시킬 수 있다. 감정을 표현하고 나누고 교감하는 관계는 일반적인 관계보다는 깊이가 있고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연결된 감정을 가지게 해준다.

예일대 교수인 샐로비 교수와 뉴햄프셔대학교의 메이어 교수는 '정서지능'이란 단어를 맨 처음 사용하였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지능이 우수하고 똑똑한 지능지수보다는 정서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머리가 좋고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사회적 대인관계를 잘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정서지능에 대하여 샐로비와 메이어 교수는 타인과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 타인과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있는 사람, 자신의 삶에서 계획된 것들을 이루기 위하여 정서를 이용하여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학대를 당하는 자녀들은 윤리적인 이유로 부모에게 부정적인 감정 표출도 못하고 마음속에 가두어 두고 쌓아두기만 하여 결국은 정신병으로 오게 된다. 정신분석자 프로이트(S. Freud)는 우리의 성적욕망이나 증오, 적개심을 무의식 세계에 쌓아두기만 하고 자신의 진정한 감정이나 그 감정의 원인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정서장애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표현도 어려우며 타인의 감정도 알아채지 못해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경계선성격장애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애착형성에 실패하고 충분히 부모로부터 애정공급을 받지 못하여 불안에 많이 노출된 경우다.

그래서 충동적이고, 극단적이고, 우울하고 불안한 특성으로 하루 하루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실험 결과 신체 정신 장애, 음식행동장애, 만성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감정인지 불능의 상태를 관찰했다(Francois Lelord &Christophe Andre).

또한 외상 피해자들에게도 감정을 인지할 수 없는 상태가 확인되었으나 하나의 사건과 관련된 것이며, 지나치게 고통스러운 감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기보호 기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감정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감정을 느끼지만 이를 언어로 해석하지 못한다. 학자들은 대뇌변연계(감정이 생겨나는 원초적 뇌 부분)와 전두피질(감정이 명명되고 조절되는 진화된 부분) 사이의 연결의 문제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인지하는데도 어려움을 느끼며, 결국 사회생활도 지장을 받는다.

감정은 전파가 잘되어서 주변에 불안하고 히스테리적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전달되어 같이 불안해지고 히스테리적이 된다. 그러나 행복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미소와 웃음이 더 많아지고 즐거운 얘기로 그 주변 사람들도 행복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함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감정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도 필요하다. 판단력은 관찰력, 주의집중, 사고력이 동시에 작동되어야한다. 그러나 정서장애자들은 자기감정만 주장하는 일방성이 강하고 배려나 공감성은 현저히 떨어져서 사회생활이 어렵다.

다니엘 골먼의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 EQ)이란 책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 가 되었다. 미국에서 흑인 아이들이 감정을 폭발하고 반사회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국가적인 범 프로젝트였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정서지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이 가능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분노나 적개심은 표현하면 할수록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분노에 대하여 억제력을 기르는 조절능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관계에서도 분노를 조절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욕구나 충동성을 잘 조절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성격장애 진단의 기준이 된다. 분노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운동이나 권투, 집중력을 키우고 몰두할 수 있는 다양한 신체활동이나 음악, 미술, 시나 수필, 소설 쓰기, 문학작품에 몰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친구들을 왕따시키고 분노를 극단적으로 표출하는 배경에는 분노를 배출하는 배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문화나 체육, 예술 활동들을 필수적으로 하는 기회를 더 늘려야 한다. 우리사회도 지능지수만 강조하는 사회가 아니라  감정지수를 높이는 사회로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존중하고 배려하며 공감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  kimhyesok@daum.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