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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심평, 약 중복처방으로 인한 오남용 우려 높다
박지혜 기자 | 승인 2013.01.30 13:59

[여성소비자신문=박지혜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는 30일 처방약제의 적정사용을 도모하기 위해 ‘동일효능(약효)군’의 치료기간 중복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복처방으로 인한 오남용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건심평 조사 결과 지난 2011년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을 두 번 이상 발급받은 환자의 10%를 무작위추출해 분석한 결과, 동일효능(약효)군 내 의약품이 중복 처방된 경우는 전체 처방건의 0.9%였으며, 이 중 ‘4일 이상 처방기간 중복 건’은 전체 처방 건의 0.2%로 나타났다.

이어 건심평은 “4일 이상 중복처방 된 건수를 전체 환자로 추계하면 연간 약 390만 건, 이때 중복처방 된 의약품이 미사용 된다고 가정하면 낭비되는 약품비의 규모는 대략 260억 원(전체약품비 대비 0.3%)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 중복처방 비율이 높아, 의료급여 전체 처방 건의 미사용 가능 의약품은 0.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의약품처방조제지원서비스(DUR)에서는 ‘처방전간 동일투여 경로의 동일성분 중복처방’을 점검해 같은 성분이 중복 처방될 때 팝업을 제공하고 있으며, 약효가 유사한 동일효능(약효)군의 중복처방에 대한 점검은 해열진통소염제 62개 성분에 대해 올해 1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건심평에 따르면 중복처방 의약품을 발생시킨 두 처방전이 동일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경우는 12.9%, 다른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경우는 87.1%로, 미사용 가능 의약품은 대부분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처방기간이 중복된 의약품은 복용되지 않고 버려질 가능성이 높아 건강보험 재정 낭비,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반면 각기 다른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의료이용 중 발생한 처방기간 중복 의약품은 환자가 모두 복용할 가능성이 높아, 과다복용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일회 복용분이 한포에 포장되는 것을 감안할 때 환자가 중복 처방된 동일효능군의 의약품을 구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복처방 의약품 중 51%는 위장관운동개선제, 히스타민(H2) 수용체 차단제, 위궤양과 위식도 역류질환의 기타약제 등의 소화기관용약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기관용약제는 약의 처방 시에 소화기계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예방효과는 임상적 근거가 없는 반면, 중복투약으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처방 시 환자와 의사 모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건심평은 “대한의사협회에서 발표한 ‘소화기관용약제 사용 권장 지침(2003)’에서는 증상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소화기관용약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아 임상적 근거가 낮다”며 “예방적 목적으로 소화기관용약제가 사용되는 경우 약의 과다복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처방 시 기대 효과가 유사한 동일효능(약효)군 약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임상 근거가 불확실한 의약품에 대한 남용은 건강악화 및 건강보험 재정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건심평은 “의사와 환자 모두 의도하지 않은 유사 효능군의 중복 처방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는 처방 시 환자가 현재 복용중인 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환자 또한 의료기관 방문 시 복용중인 약을 상세히 고지하여 불필요한 약의 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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