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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0~5세 무상보육 지난해 실패 되풀이하나재정문제-국․공립어린이집 부족 등 문제 해결책은 아직…
정효정 기자 | 승인 2013.01.28 13:42

   
 
[여성소비자신문=정효정 기자] 만 0~5세 무상보육 정책이 오는 3월부터 실시된다. 지난해 재정부족 등으로 인해 사실상 중단됐던 무상보육 정책의 확대에 많은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계속 지적돼왔던 문제점들이 보완되지 않은 채 무작정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이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2년 3월 만0~2세를 대상으로 실시된 바 있는 무상보육의 실패 원인으로는 재정 부족과 국․공립어린이집의 부족, 지원금 부정수급 등이 꼽혔다. 문제는 이를 보안할 대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데 있다.

만약 제대로 된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을 경우 지난해와 같은 실패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1일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되면서 지자체에서는 또 다시 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국․공립어린이집 역시 지난해부터 대기자가 줄을 서있어 많은 학부모들이 어린이집을 찾기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보육교사들의 처우와 관련해서도 대체인력 마련이나 보육교사 수당 증액 등 개선노력을 해나가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무상보육 정책 강행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의 핵심 중 하나였던 ‘만 0~5세 무상보육’ 예산은 전년 대비 9853억원 증액됐다. 만 0~2세 보육료 예산은 2조5982억원, 만 0~5세아 양육수당 예산은 8810억원이 각각 책정돼 운영될 예정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개선 공약도 반영됐다. 월 5만원씩 지급하던 보육교사 수당을 월 12만원으로 늘리는 데 968억원이 배정됐으며, 이는 지난해 462억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또한 국·공립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150억원이 증액됐으며,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비용은 20억원 늘어났다.

지자체 예산지원 50%는 돼야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무상보육을 시행하는 지자체의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시의 경우 무상보육 정책 예산 중 국고보조율 20%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시에서 책임져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국가보조금 2억381억 지원 외에 시비 2644억과 구비 1419억원을 더한 총 6444억원만으로 무상보육을 실시한다.

그러나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예산은 오는 7월~8월이면 관련 예산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재정위기를 맞게 되면 지난해처럼 무상보육이 또 다시 중단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무상보육에는 찬성하지만 정부가 무상보육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이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고보조율을 50% 정도로 늘려줘야 한다”며 “이는 다른 지자체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에 보내는 인원이 한정돼 있지만 0~2세의 경우 인원이 한정돼 있지 않다”며 “국가에서 보육료가 지원될 경우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던 가정까지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다. 0~2세 아이들이 증가하면 그만큼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에도 지적된 바 있던 보육료 부정수급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다. 무상 보육 실시 이후 어린이집에서 종일반이 아닌 시간제로 이용하는 영유아 부모에게도 무상보육 지원료를 받도록 유도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와 같이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어린이집을 폐쇄하거나 해당 어린이집 원장의 어린이집 운영 자격을 취소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예산이 낭비되기 전 이를 막을 수 있는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부모들 “양육수당 너무 적어”

올해부터 시작되는 만 0~5세 영유아 보육정책은 소득 규모에 상관없이 만 0~5세 아이를 둔 모든 가정이 해당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가정의 경우 양육수당을 10~20만원 지급하고 어린이집 등에 보낼 경우 보육료 22만~39만원이 지원된다.

지난해 시행됐던 만 0~2세 무상보육이 사실상 실패한 바 있음에도 만 5세까지로 확대된 이번 보육정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실정이다.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가정에서 돌보며 양육수당을 받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구하는 부모들도 많다.

그러나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아 양육 비용 지원 정책의 효과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차상위 이하 계층(소득 하위 15%)의 경우 현재 수준보다 양육수당이 높아질 시 어린이집을 중단하고 집에서 직접 양육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35.8%로 나타났으며 월 희망급여액은 평균 약 47만원으로 조사됐다.

차상위계층 초과 비수급자인 부모에게 ‘자녀가 어린이집을 안 다닐 경우 양육수당을 지급한다면 어린이집에 계속 보낼 것인가’라고 질문한 결과 ‘계속 어린이집에 보내겠다’고 답한 비율은 88.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어린이집을 중단하고 직접 집에서 돌봄’이라고 답한 비율은 8.7%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육아정책연구소는 “이는 현행 양육수당 급여액 수준이 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 수준임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정부가 지원하는 양육수당이 부모들이 원하는 양육수당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어린이집을 찾는 부모들의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가정에서 돌보는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 시설을 이용하게 되면 기존에 문제로 지적됐던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워킹맘인 이모(28)씨는 “지난해에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힘들었는데 올해도 역시 같은 처지가 됐다”며 “가뜩이나 어린이집 구하기가 어려운데 무상보육을 실시한다고 말한 이후부터는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1838가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만 0~5세의 부모가 어린이집 등 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6~7시간 정도로 나타나 종일반을 기준으로 책정된 보육료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대기자만 줄줄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무상보육 정책을 실시하는데 있어 국․공립어린이집 수요 부족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교육의 질과 시설 환경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일부 민간어린이집, 또는 가정어린이집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적발되는 것도 학부모들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국․공립어린이집은 다른 어린이집보다는 선생님들에 대한 처우도 좋을 것 같고 그만큼 아이들을 더 잘 돌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시설이나 음식 같은 경우에도 정부가 운영하는 만큼 더 안전할 것 같아 대부분의 엄마들이 국․공립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공립어린이집은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2116개소로 전체 어린이집 3만9842개소 중 5.3%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어린이집 수는 지난 2000년 1만9276개소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으나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2000년 1295개소에서 2011년 2116개소로 전체 어린이집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간 어린이집은 8970개소에서 1만4134개소로 늘어났으며 가정 어린이집 역시 6473개소에서 2만722개소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영유아 무상보육이 실시되면서 학부모들이 문제로 지적했던 점 중 하나가 바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이다. 특히 어린이집 수가 적은 지역에서는 국․공립어린이집 신설이 절실한 실정이다.

2011년 기준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아동은 14만3000명으로 전체 어린이집 이용 아동 135만여 명 중 약 10.6%에 해당된다.

어린이집 이용 아동은 2000년 68만6000명에서 2011년 134만8729명으로 약 2배 정도 증가했으며,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아동 수는 2000년 9만9666명에서 2011년 14만3035명으로 50%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수는 2008년 91개소였으나 2010년에는 3분의 1로 줄어든 30개소가 확충됐다.

사업량은 매년 30개소 정도이며, 설치 예산도 2008년 115억원에서 2010년 27억원으로 급감했다. 2011년 이후도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서울시는 현재 658개소의 국․공립어린이집 수를 현재 658개소로 올해 100개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지만 당장 무상보육을 실시하는데 있어서는 그 수요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에 지난해부터 국․공립어린이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김모(28)씨는 “이미 어린이집의 대부분이 꽉 차 있어 엄두가 안 난다”며 “지난해 초부터 계속해서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려달라는 부모들의 요구가 계속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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