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성 여성계뉴스
성추행 교수 10년간 무징계 논란성추행 위험에 학생들 무방비 노출… 재단 비호 의혹까지
이지은 기자 | 승인 2013.01.11 10:24

   

   
 

서울 S대의 한 교수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을 심리상담 하면서 성추행 했지만 대학으로부터 10년 동안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성추행 의혹이 발생할 경우 발 빠르게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여부를 결정하는 다른 대학들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학이 10년간이나 학생들을 성추행 위험에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 대학의 이모(53)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던 A(43·여)씨를 상대로 심리상담 치료를 하며 2003년 3~7월 모두 3차례에 걸쳐 입맞춤 등을 했다.

이후 A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다 남편 강모(52)씨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강 씨는 수십 차례 학교를 방문해 총장과 면담신청을 하며 이 교수의 사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교수가 심리치료 과정상 전이 단계에 들어서서 자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피해여성 A씨에게 육체적 접촉을 시도해 정신적 충격을 줬고 이로 인해 우울장애가 더욱 심해진 A씨는 자살까지 시도했다"며 A씨에게 2500만원, 강씨에게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문제는 S대가 이미 10년 전 이 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동안 어떠한 징계처분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학 관계자는 11일 "2003년 당시 이 교수가 A씨 남편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내규에 의거 그 결과에 따라서 후속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제 법원 판결이 정해진 만큼 본인 진술 등의 자료를 취합해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학의 설명과 달리 이 교수는 2004년 형사소송을 취하했다. '형사 소송이 제기될 경우 법적 결과 이후에 징계여부를 결정한다'는 내규에 따라 연기됐던 조사가 소 취하 이후에도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이 교수에게 엄중하게 경고를 했다"며 "이제 민사 소송의 결과가 나온 만큼 지금이 중요하다"고만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 교수가 10년간 단 한 차례도 징계를 받지 않은 이유가 이 대학을 소유한 재단과 연루돼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96년 S대를 인수한 재단이 외부에 부정적 이미지가 퍼질 것을 우려해 학내 문제를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C교수는 "이 교수가 재단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징계를 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재단이 교수들의 비리에 대해 쉬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학의 졸업생인 B(03학번)씨는 "당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총여학생회의 대자보가 교내에 붙었었다"며 "아직까지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이 교수가 재단과 어떤 관계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학생 D(10학번)씨는 "10년 이라는 시간동안 이 교수의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얼마나 많겠느냐"며 "학교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학생들을 방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학 관계자는 재단 비호 의혹에 대해 "소문으로라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 본 적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이 교수는 안식년이라 해외에 있어 연락처를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직접 확인도 거부했다.

앞서 이 대학은 지난해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담 사실을 숨기고 '봉사왕'으로 입학사정관제 리더십 전형에 합격한 E군 문제로 몸살을 앓았었다. 당시 S대는 교무위원회에서 부정행위자의 합격을 취소한다는 학칙에 따라 E군의 합격과 입학취소를 결정했다.

한편 다른 대학은 S대와 달리 교수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될 경우 자체 조사를 통해 빠르게 징계처분을 내렸다.

J대의 경우 지난해 6월 수년간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던 임모(57) 교수를 해임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4월 학생 3명이 교내 성평등상담소에 "임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진정서를 내자 조사를 벌여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이같이 결정했다.

부산의 한 대학 역시 지난해 8월 술자리에서 여제자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을 받던 F교수를 해임했다. 이 대학은 해당 학과 비상대책위원회가 'F교수가 지난해 5월 술집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자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임 처분했다.

제자를 성추행해 해직당한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한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이 학교의 손을 들어준 경우도 있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어수용)는 지난해 5월 지도학생을 상대로 성추행해 해임된 G교수가 낸 직위해지 및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G교수가 지도학생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를 해 국가공무원법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돼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지은 기자  jien0524@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지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