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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빅픽처 보이나요?
김진미 빅픽쳐가족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3.21 16:48

[여성소비자신문]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성장하기를 원하는지 엄마들에게 물어본다. 대답은 다양하다. 좋은 것은 다 해당된다. 공부도 잘하고, 성실하며, 성격도 좋고, 친구 관계도 좋아야 한다. 실력을 갖추고 인성도 겸비한 완벽한 이상형을 꿈꾸는 것이다.

“주변에 그런 사람을 본 적 있으세요?”
질문을 받은 성미씨가 선뜻 대답을 못했다. 한동안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더니 멋쩍은 듯 웃었다.

“없네요, 그런 사람. 제가 너무 완벽한 걸 바랬나봐요.”

조금 전까지 그녀는 자신이 지나친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 그저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생각하다보니 ‘이랬으면 좋겠고, 저랬으면 좋겠고’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어찌 성미씨 뿐이랴. 엄마들은 아이가 갖추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고군분투한다. 남보다 뒤처지지 않도록 정보를 입수하여 부족한 것을 채워주려고 한다. 아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할 만큼 뒷바라지를 한다. 그렇게 큰 희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아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시선을 아이에게 고정시키고 있으면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와 밀착되어 있으면, 아이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는다. 부족한 점만 보인다. 결핍되어 있는 것만 눈에 띈다. 마음이 불안해진다.

그러나 결핍은 아이를 망하게 하지 않는다. 학업에 관심이 없다고 아이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건 아니다. 아이는 학업이 부족한 대신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개발한다. 공부 못한다고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친구 간에 좋은 관계를 맺는 법을 터득할 수도 있다. 공부로는 최고가 될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하는 아이가 될 수도 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도는 아이가 있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 걱정스러운 문제아다. 그러나 그 아이의 결핍은 잘 사용하면 강점이 될 수 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했던 고민과 경험으로 아이는 세상을 더 일찍 알게 되고 성장할 수 있다. 물론 아이가 방황을 끝내고 삶의 목표를 정할 때 그 강점이 꽃피워질 것이다.

이처럼 모든 아이들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엄마들은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자신의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고 있다. 공부 뿐 아니다. 체력, 성격, 관계, 인성 등 모든 분야에서 결핍된 부분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바로 잡아주려고 애쓴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갈 때 엄마들은 좌절하고 실망한다. 죄인이 된 듯 자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러나 기억하라. 결핍은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세상의 모든 발명품이 부족함을 해결하려는 고민에 의해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은 결핍 때문에 고민하는 과정에서 다른 강점을 만들어 낸다. 동전의 양면이 있는 것처럼 결핍의 뒷면에는 또 다른 요소가 있는 것이다.

일본 가전업체인 마쓰시타 전기산업의 창시자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나는 3가지 축복을 받았습니다. 가난했고, 배우지 못했으며, 몸이 허약했습니다. 이것이 나의 성공 비결입니다.”

기자는 그게 저주이지 무슨 축복이냐고 반문했다.

“나는 가난했기 때문에 신문팔이, 구두닦이 등을 하며 세상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을 다 스승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며, 몸이 허약했기 때문에 평생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결핍 때문에 더 좋은 것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 쪽 수로를 막으면 물줄기는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물은 결코 흐르기를 멈추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젊은 엄마들은 이것을 보지 못한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내 아이의 부족한 부분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작은 부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이 알아봐주지 못하면 결핍이 주는 강점은 사장된다. 땅에 묻혀버린다.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기가 죽는다. 결핍된 그 한 가지 때문에 아이는 스스로를 결점 투성이로 평가한다. 낙오자의 삶을 살게 된다.

큰 그림을 본다는 것은 현재 아이의 모습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아이를 바라보면 얼굴에 묻은 흙도, 머리카락에 붙은 지푸라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두 발로 서 있는 사랑스런 내 아이만 보일 뿐이다.

그 사랑으로 아이를 대할 때 아이의 결핍은 새로운 창조물이 되어 강점으로 발휘될 것이다. 10년 후, 20년 후, 그 결핍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자양분이 되어 아이의 삶을 빛낼 것이다.

김진미 빅픽쳐가족연구소 소장  bigpicturefam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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