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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보편적 가치 지키는 양성평등 정신 헌법 개정에 담아야헌법개정과 여성의 미래 토론회 개최
김희정 기자 | 승인 2018.03.16 15:47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최근 유명 인사들의 성폭행 사건 폭로 등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ME TOO 운동’으로 인해 여성의 기본권 보호와 양성평등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가 매우 큰 상황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중앙여성위원장인 김순례 의원은 3월 1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헌법개정과 여성의 미래’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 사회의 여성과 양성평등의 현주소를 냉철히 짚어보고,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헌법 개정에 여성의 기본권과 양성평등 정신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자유한국당 중앙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순례 의원은 “지난 3월 8일은 제 100주년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들에게는 매우 뜻 깊은 날이었지만 우리 사회 각층에서 ‘미투’ 운동이 전개되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어두운 뒷모습이 공개되는 매우 참담한 날이기도 했다”며 “이처럼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성의 권익증진, 양성평등 확대 등 정치적 추진은 진일보한 반면 여성에 대한 성폭력, 성차별 등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매우 뒤쳐져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는 아직도 여성에 대한 제도적, 법적 보완점이 많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또 “최근 헌법개정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권력구조와 지방분권 등 정치적 문제점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여성의 기본권 문제, 양성평등 등 법과 제도가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헌법 개정 논의에서 쟁점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여성의 미래를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여성의 권익 신장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임종훈 홍익대학교 교수(전 국회입법조사처장)가 좌장을 맡고, 장용근 홍익대학교 교수와 김은경 한국YWCA연합회 성평등위원장이 각각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한 헌법개정’과 ‘헌법개정과 여성’을 주제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번 주제발표에서 장용근 교수는 헌법상 여성 관련 조항의 변천사를 설명하고, 실질적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우선적 기회 부여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제헌헌법상 여성 관련 조항으로는 ‘모든 국민은 법률 앞에 평등이며 성별,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의 근로에 대한 조항으로는 ‘제17조에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근로조건의 기본은 법률로서 정한다. 여자와 소년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는 조항이 있었다. 제20조에는 ‘혼인은 남녀동권을 기본으로 하며 혼인의 순결과 가족의 건강은 국가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되었으며 이 20조는 혼인에서의 남녀동권 원칙을 확인하는 부분과 혼인의 순력과 가족의 건강에 대한 국가의 특별한 보호를 명시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62년에 있었던 제3공화국의 제5차 헌법개정 시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은 제8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이를 위해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할 의무를 진다’를 비롯해 성별에 의한 차별금지 조항은 아무런 손질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단 제8조로 기본권에 대한 언급이 먼저 규정되었다는 점이 달랐다. 이는 단순한 차별금지가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서 국민을 위치지운 것으로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제5차 헌법개정에서 여자의 근로에 대한 조항은 제28조에 ‘여자와 소년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는 규정이 그대로 유지됐다”며 “혼인, 가족생활, 모성에 대한 조항으로는 제 31조에서 ‘모든 국민은 혼인의 순결과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는 조항이 있으나 모든 국민의 법 앞에서의 평등과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만으로는 여성의 지위와 성평등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논할 수 없다라고 하는 판단보다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제8차 헌법개정에서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은 제10조에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장 교수는 “여자의 근로에 대한 조항으로는 제30조에 ‘여자와 소년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로 명시되어 있으며 근로에 대한 조항이 좀 더 상세해졌으나 여자와 소년에 대한 ‘묶음 보호’는 그대로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었다.

제8차 개정에서는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양성의 평등’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명시하였다. 여기에는 국제법적인 변화와 1970년대 후반 활발했던 여성계의 가족법 개정운동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975년 유엔에 의해 ‘세계 여성의 해’가 공포된 이후 여성차별 철폐협약 등 일련의 여성 관련 국제 규범을 무시할 수 없었고 국가의 법제와 정책을 손질하도록 하는 압력을 받았다. 또한 1970년대 중반 이후 한국사회에 다시 한번 불타오른 여성들의 가족 법 개정 운동은 1950년대 후반 민법 제정 시 일어났던 가족법 논란의 담론구도를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제9차 헌법개정에서는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이 제8차 개정헌법의 제9조, 제10조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의 근로에 관한 조항에 있어서는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청소년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돼 처음으로 ‘여자와 소년’을 묶음으로 보던 조항 구성이 폐지되고 여자의 근로와 연소자의 근로를 구분했다. 또 여자의 근로가 단순한 보호의 대상일 뿐 아니라 차별을 받아서도 안되는 점을 명시한 것이 특징이다.

장 교수는 “이 같은 수정은 1987년 개헌당시에 여성단체의 요구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이었다. 즉 여자와 연소자를 동일한 위치에 두고 배려하는 것에서 벗어나 제32조4항을 양성평등과 모성보호를 위한 여성 근로의 독립적 조항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제9차 헌법개정 때는 제8차 개정과는 달리 다시 ‘혼인과 가족생활’이라는 제헌헌법 당시의 용어가 재등장했으며 개인의 존임과 양성의 평등이 기초가 되어야함이 명시되었다. 아울러 국가가 이것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 교수는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에서는 처음으로 국가가 ‘여자가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규정되었다. 그러나 이 조항은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국가의 사회보장 및 사회복지 증진 의무를 처음으로 규정했던 제5공화국 헌법 제32조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서 어디까지나 사회보장 및 사회복지 차원의 내용이지 국가가 적극적인 의미에서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만을 특기했던 제5공화국 헌법과는 달리 현행 헌법에서는 국가가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지며 신체장애자 및 질병, 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고 몽뚱그려 규정됨으로써 여성의 지위에 있어서는 후퇴되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해 일반적 평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평등권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평균적 정의를 내용으로 하는 절대적 평등과 배분적 정의를 내용으로 하는 상대적 평등으로 구분되나 오늘날에는 평등의 의미를 상대적 평등으로 이해한다. 또 현대의 평등사상은 소극성보다는 적극성, 방어적이 아닌 형성적 측면을 강조하여 사회생활의 전반에 걸친 구체적 불평등 내지 차별의 제거를 내용으로 하는 실질적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

적극적 평등실현조치란 국가, 공공단체, 사기업체 등이 지금까지 차별을 받아온 소수인종, 여성 등의 집단에게 취업, 입학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영역의 활동에 있어서 우선적인 기회를 부여해 과거의 차별의 결과에서 오는 현재의 불이익을 없앰으로써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고자 하는 계획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적극적 평등실현 조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공무원 임용에 있어서의 일정한 할당제를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임용시행령과 국회의원의 비례대표의원의 여성 우선배정이다. 하지만 일반 민간 영역에서는 시행이 안된다는 문제가 있다.

장 교수는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적극적 평등실현조치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그 수단을 주로 할당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서의 적극적 평등 실현조치 이론을 내세우는 것은 인종 구성의 특수성을 갖는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된 이론이다. 이 이론은 과거의 차별 또는 전적으로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열악한 위치에 놓여진 집단에게 우선적인 기회를 부여해 실질적인 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 다만 적극적 평등실현 조치는 평등의 실현을 위해 불평등을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새로운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따라서 이런 조치는 일정한 요건 하에서 그 한계를 지켜 실시되어야 하며 특히 이런 조치에 의해 더 이상의 실질적인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즉시 이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 역차별이란 우려 때문에 실질적 평등 실현을 위한 유용한 수단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다만 그것을 운용함에 있어 역차별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새로운 불평등을 낳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김은경 위원장은 양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보호에 대한 그간의 헌법개정 요구사항에 대해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소개한 헌법개정여성연대 신필균 외 10인이 입법청원 내용에 따르면 “대의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여성은 주권적 시민으로서 남성과 동등하게 대표되어야 할 권리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국민주권은 개인과 집단, 계층에 편재해 있는 남녀 국민들이 주권적 시민으로서 동등하게 대표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보장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칙을 실현하는 것이다”는 제안이 포함되어 있다.

또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에 있어서 남녀동수의 지향성을 담은 동수 헌법의 개정을 촉구한다. 정치적 대표성에서의 남녀동수를 보장하여 동수헌법이야 말로 진정한 민주적 헌법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공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동등한 참여가 없는 민주주의는 완전한 민주주의일 수 없다”는 내용의 청원안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또 “30년만에 개정되는 헌법은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주 운동은 그동안 대한민국 역사가 여성의 목소리를 얼마나 많이 외면하고 삭제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시 한번 성평등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핵심가치가 되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내용의 헌법개정여성연대 이정자 외 2인의 입법청원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입법청원에는 성평등 조항을 독립된 조항으로 신설할 것,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가의 책무부여와 이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명시할 것, 국가의 실질적 성평등 보장영역을 고용, 노동, 복지, 재정 등으로 명시할 것, 여성과 남성간의 동등한 정치적 대표성을 위한 규정을 명시할 것, 혼인 및 가족 생활에서의 평등 실현 및 재생산권 확보 등을 규정할 것 등을 청원내용에 포함하고 있다.

특히 혼인 및 가족생활에서의 평등 실현 및 재생산권 확보 등 규정에서는 여성의 임신 출산에 대한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 및 의무를 명시할 것과 모든 양육자에 대한 국가의 지원 책무를 명시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례 의원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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