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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끝이 행복한 대통령이라야 나라가 나라답지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7.05.19 14:28

[여성소비자신문]‘장미 대선’으로 불리웠던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여 열열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문재인 당선자는 참으로 행복한 모습이었다. 

현직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이기에 다음날 바로 19대 대통령 취임식장에 선 문재인 대통령은 천하를 다 얻은 듯 행복해 보였다.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는 취임사에 이어 인천국제공항에 나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실행을 재촉하는 새 대통령의 인기는 지지율 70%를 넘어섰다. 
대기업들의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신문광고 카피도 등장했다.

‘나라를 나라답게, 기업을 기업답게’라는 어느 대기업이 중앙 일간지 전면에 실어준 문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 카피를 비롯하여 대기업들은 물론 금융기관 및 각종 단체까지도 문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아부성 광고를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답지 않는 기업이었다’는 말인가? 이 광고를 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정경유착이 시작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과연 우리나라는 나라답지 않는 나라인가? 나라답지 않는 데도 세계 강대국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 지도자들은 물론 세계인들이 우리나라의 발전과 한국문화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넘어 이제는 경계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가? 

우리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머나먼 이국땅의 어린아이들까지도 기업답지 못한(?) 우리나라 기업의 이름과 그 제품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가? 

세계 어디를 가든지 우리에게 자랑과 긍지를 가져다주는 대한민국과 우리기업들이 왜 우리가 뽑는 대통령과 일부 편향적인 인사들에 의해 부정적인 생각, 자기비하, 열등감으로 내몰리는가? 

안타깝게도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고 정부이며 우리 땅에서 일군 기업들의 주장을 어찌하랴. 물론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고 기업이 기업답지 못한 점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를 개선하고 치유하고 회복하는데 인색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과 우리 기업들이 잘 해왔듯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자긍심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지켜온 긍지와 냉철함, 시대의 변화에 앞서려는 위기관리 능력을 더욱 드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깨어지고 상처받은 우리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북한의 핵 억제력을 키우며 세계강국들과 어깨를 겨누기 위해서는 좀 더 냉철한 눈이 필요하다.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관점은 지금까지 우리 대통령들이 너무나도 불행하게 임기를 마쳤다는데 있다. 쫓겨난 초대 대통령으로부터 암살, 투옥, 자살, 친족과 측근 비리에 이르기까지 끝이 행복한 대통령이 없었다. 

이들 최고 권력자 주위에 맴도는 탐욕과 부정부패 DNA 소유자들은 기업가들을 협박하여 정경유착 문화를 만들어 왔다. 

탄핵으로 파면돼 옥중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3년 2월25일 취임식은 얼마나 멋있었고 국민들은 기대감에 환호했던가.

우리나라 최초의 미혼 여성 대통령으로 부정부패의 온상이 될 수도 있는 친족이 없다. 대한민국과 결혼하여 오직 국민들만 바라보며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러나 차츰 권력의 맛이 들면서 국민행복 대신에 불통, 배신, 부정부패로 제왕적 대통령으로 변했다. 결국은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들의 원성으로 옥중신세가 되는 불행한 대통령이 되었다.

‘나라를 나라답게’ 라고 외치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고 친구인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부정부패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던 중 생을 마감한 ‘자살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이 붙어있다. 

문 대통령의 보좌를 받으며 집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대통령 못해먹겠다’며 탄핵 직전까지 갔던 불행한 역사를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국민행복‘보다 ’대통령의 행복‘을 먼저 걱정한다.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고 기업이 기업답지 못한 까닭은 대통령과 그의 친척 및 측근들의 끝없는 욕망과 잘못된 가치관 그리고 이를 허락한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다.  

‘행복한 대통령’이라는 책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우루과이 제40대 대통령 호세 무히카의 청렴성과 국민사랑이 너무 부럽다. 

대통령궁을 노숙자 쉼터로 내어주고 월급의 90%를 빈민주택 기금으로 납부했으며 28년째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니며 경호원은 2명뿐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지만 가장 행복한 대통령은 말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지구에 온 것입니다. 빈곤한 사람은 조금만 가진 사람이 아니라 욕망이 끝이 없으며 아무리 소유해도 만족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동정이나 구제가 아니라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라는 국정철학으로 집권이후 매년 5.5%대의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15000달러 이상을 달성하였다.

2015년 퇴임 시에도 65% 이상의 국민 지지를 받을 만큼 성공적이고 행복한 대통령이야기는 달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나라답지 못한(?) 빌미가 되는 것은 남북대결이라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과 남북간 이념대립을 빌미로 정권을 취득하고 정권 장악 후에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이용하여 행하는 각가지 부도덕에 기인한다. 

그런데도 새로운 대통령 역시 현행 대통령제에 대한 고민은 안보이고 ‘적폐청산’이라는 구호아래 내편 네편 가리는 작업이 우선시 되는 게 어쩐지 불안하다. 

또 하나의 끝이 불행한 대통령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권력을 얻는 사람이 부도덕해지는 까닭은 ‘우리는 하나’가 불러오는 정체성융합(identity fusion) 때문이라는 심리학자들의 주장이 우리를 걱정스럽게 한다. 즉, 많은 권력을 가질수록 조직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도자 개인의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다고 한다. 

비정규직을 비롯한 일자리 문제의 중요성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군대작전 명령 내리듯이 대통령 지시사항만으로 해결될 일은 결코 아니다. 

한때 산타클로스 대통령으로 국민의 열열한 지지를 받던 남미의 베네수엘라 챠베스의 포퓰리즘은 훗날 국민들에게 쓰레기통을 뒤지는 굶주림과 폭동을 가져다주었다. 

지나친 인기 영합주의 또한 끝이 불행한 대통령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청렴과 겸손 그리고 포용과 냉철함으로 5년 집권 후 끝이 행복한 대통령이야말로 진정 나라를 나라답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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