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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후보에게 바란다소비자정책 거버넌스 강화하고, 소비자권익 3법 제정하라
김희정 기자 | 승인 2017.02.20 13:48

[여성소비자신문]박근혜 정권이 무너지는 가장 큰 사건 중 하나가 ‘세월호 침몰’로 인한 ‘소비자 안전’ 문제이다. 국가적인 이슈는 상당수 소비자 문제에서 발생되는데, 이명박 정권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 역시 식품에 대한 ‘소비자 안전’ 문제였다. 

이처럼 소비자 문제가 정권의 존립을 결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정부는 ‘소비자 문제’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정책은 어디에서 관장하는지도 모를 정도이고, 소비자 문제를 정부의 귀찮은 민원이나, 공급자의 시혜 내지는 기업의 이익에 저해하는 지엽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정도이다. 

덕분에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국제적인 소비자 문제에서도 제대로 소비자 대접을 받지 못하고 ‘호갱’ 취급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이나 벤츠 등 외제차 메이커가 연비를 속여 외국에서는 수백 수천 배의 손해배상을 받아도 우리나라는 손해조차 인정을 하지 않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를 ’호갱‘으로 취급하는 사례는 외제 자동차 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메이커, 식료품, 공산품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현재 우리나라 소비자 정책의 소관 부처는 공정거래를 주임무로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소비자 정책을 부수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공정위에 소비자 정책위원회가 있고 한국소비자원이 있는데, 소비자가 만족하는 소비자 정책과 소비자 행정, 소비자 불만 처리는 기대할 수 없다. 이런 형편에 이에 더해 정부가 알아서 스스로 ‘소비자권익’의 확보 내지 보호를 주창할 곳은 없다. 

정부 각 부처별로 소비자 문제나 분쟁을 담당하는 곳이 백 여 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나, 기구가 산재해 있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관련법만도 소비자 기본법을 위시해서, 소비자 권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약관규제법, 할부거래법, 방문판매법, 독점규제법, 제조물책임법 등 6종류가 있지만, 소비자 문제와 직간접적인 관련 법률은 소비자 위해방지관련법으로 식품위생법등 18개, 계량규격 적정화관련법은 계량법 외 5종, 표시적정화 관련법은 수산물검사법등  10종, 광고관련법은 독점규제법외 2종, 거래적정화 관련법은 독점규제법 외 13종, 소비자권리규제관련법은 법률구조법 등 5종으로 대략 헤아려도 59개가 넘는다.

직접적인 소비자 관련법은 공정위가 그나마 소비자 입장을 반영한다. 하지만, 나머지 관련법들은 정부부처가 법에 대해 이견이나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의견과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부처 간 이견이나 의견을 조율하거나 소비자 입장을 반영하는 조직은 없다. 이러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 정책의 거버넌스를 가진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각부처 간 정책조율 목적으로 형식상 만들어 놓은 공정위산하 소비자정책위원회를 격상시켜 국무총리 산하의 상설 위원회 조직으로 설치하고 한국소비자원을 소비자청으로 만들어 흩어져 있는 분쟁조정기구를 통합시키고 소비자정책위원회의 사무국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징벌적손해배상법, 집단 및 단체소송법, 입증책임의 전환 등 소비자권익 3대 기본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소비자 피해의 특징은 피해액은 적지만 피해 소비자들은 대다수라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소비자들은 적은 금액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서 소송실익이 없기 때문에 변호사를 고용할 수도 없고, 모든 정보를 공급자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증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더구나 공동으로 피해자들이 모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소송에 참여한 원고들만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소송이 끝날 때 쯤이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청구조차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공급자들이 소비자를 우습게 안다. 바로, 소비자 권익 3법이 없기 때문이다. 공급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대량 피해를 입혀도, 손해를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입증해야 하고, 피해보상도 손해를 본 것 만큼 만 보상해주면 되기 때문에 전체 이득에 비교해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막으면 되기 때문이다. 공급자 입장에서 비용대비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소비자 단체의 활동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전 국민이 소비자이지만 개별 소비자 스스로는 소비자 권익을 외칠 수도, 피해를 입은 권리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힘을 가진 공급자와 대응하는 소비자단체의 활동이 왕성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비자 단체는 영세하고 빈한하기 그지 없다. 대부분의 소비자단체들은 몇 푼 안 되는 정부보조금에 익숙해져 있어 정부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 못하는 관변단체 수준에 머물거나, 의욕은 충만한데 부족한 재원 때문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소비자단체들이 정부와 기업눈치 안보고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의 정부가 보조금을 나누어주는 방식이 아닌 소비자권익증진 활동 실적에 따라 소비자들이 납입하는 소득세의 1%를 직접 지원하는 1%법을 제정하지, 공급자의 불공정 행위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혀 부담하는 ‘과징금’의 일부를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을 만들어 소비자단체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혀 공급자가 부담하는 과징금을 정부가 모조리 빼앗아 가는 것도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 

모든 국민은 소비자이지만 소비자들의 권익을 주창하는 목소리는 듣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대권주자들의 ‘소비자’에 대한 관심도 적다. 제19대 대통령이 누가되든지 이와 같은 소비자정책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대통령 후보는 ‘따논당상’일 것이고,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이 소비자정책은 반드시 실행되어야 모든 소비자, 아니 모든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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