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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안희정 때아닌 ‘설전’... 말의 무게를 생각해 보길
김영 기자 | 승인 2016.12.13 17:18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시작은 이재명 시장이었다.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이 시장은 본인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간 대선후보 경쟁구도 관련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머슴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자리를 수개월째 놓치지 않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 반(反)문연대로 비춰질 수 있는 정치조합을 구상해 보겠다는 듯한 뉘앙스를 띈 발언이었다.

이 시장 발언이 전해진 직후 안희정 지사는 즉각 “이재명 시장님-유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본인 SNS에 올렸다.

그는 “정치는 ‘밑지고 남고’를 따져서 이리 대보고 저리 재보는 상업적 거래와는 다른 것”이라며 “안희정, 박원순, 김부겸, 이재명이 한 우산, 한 팀이 되려면 그에 걸맞은 대의와 명분을 우선 말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13일에는 이 시장이 본인 SNS를 통해 “안희정 지사님, 이재명은 그렇게 정치하지 않습니다”며 안 지사의 지적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그는 “저는 언제나 민주당의 팀플레이를 강조해 왔고 ‘우리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내하겠다고 늘 다짐하고 있다”며 “패거리정치는 해 온 적도 없고, 앞으로 할 일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안 지사가 국회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 시장을 “당의 훌륭한 대선후보”라 평가하며 논란 종식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애당초 이재명 시장의 발언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수도 있었다. 그가 언급한 1위 후보를 상대하기 위한 그 외 후보간 연합전선 구축은 동서양 정치사에서 꾸준히 반복되어 온 모습이다. 그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악감정에서 이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안 지사의 지적 역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야권이 중요한 순간마다 패배했던 가장 큰 원인은 분명 계파로 대표되는 패거리 정치였다. 그가 이 시장의 후보간 연대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만했다.

그렇기에 박원순 시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정권 교체를 위해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말하며 야권분열 양상 등 확대해석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이해할순 있으나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수 없어 보인다.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각각 1964년과 1965년생으로 1953년과 1956년생인 문재인 전 대표나 박원순 시장에 비해 10살 가량 어리다. 향후 10년이 더 기대되지만, 지금도 충분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둘 모두 본인들의 말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여긴 듯 하다.

이 시장의 발언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야권 내 최대 세력이라 평가받는 문재인 지지층을 뒤흔들었다. 이른바 친문세력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으로도 불리고 있는 집단이다. 

안 지사의 대응은 최근 급성장 중인 이재명 지지층의 비난을 자초했다. 이들 중에는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지내던 강성 진보세력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거 아닌 설전 때문에 야권의 주요 지지층 사이에 대립구도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 또한 “공동의 꿈, 공동의 목표는 팀플레이로!”라는 글을 SNS에 공개하며 “진의가 왜곡됐을수는 있지만 이런 제안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분란의 빌미가 될듯”이라 말했다.

야권은 근 10년만에 정치적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야권에 대한 지지율 상승의 근간은 그들의 노력으로만 만들어 진 게 아니란 점이다. 청와대와 여권이 실정을 했고 국민이 이를 지탄하며 야권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국민들은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 야권에 대해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몸을 더 낮추고 겸손해야 한다는 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인간사 원칙이다.

뜸을 들여야 밥이된다.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 두 젊은 잠룡이 실수로든 감정적으로든 또는 합리적 판단아래서 했든 괜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말들로 야권 분열 등의 빌미를 제공하지는 않길 바라본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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