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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민경욱, 눈물 보인 손석희... ‘격’의 차이
김영 기자 | 승인 2016.11.29 12:14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의 ‘웃음’ 사건으로 또 한 차례 세상이 시끄럽다. 청와대 대변인 활동 당시 세월호 참사 첫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크게 웃으며 "난리났다"고 말하는 장면이 공개된 것. 

본인은 단순 NG 컷이며 악마적 편집에 의한 논란이라 억울해 했다. 틀린 해명도 아니다. 지상파 뉴스 메인앵커 출신인 그가 수십대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서 심각한 사건 브리핑에 나서며 고의로 웃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그가 웃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경험 중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현 정권 말미 터져 나온 여러 충격적인 사건의 연장선에서 민 의원의 웃음을 바라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순실 일당의 국정개입과 국정농단,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범죄 활동 개입 정황, 청와대의 검찰 수사 버티기 등등 민주정부 수립 이래 쉽게 찾아 보기 힘들었던 황당한 사건들 속에 민 의원의 웃음이 함께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오랜 방송경력을 자랑하는 언론인 출신이다. 상황에 맞는 표정과 말투로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어쩌면 그에게 있어 오랜기간 해온 너무나도 당연하고 쉬운 일이다. 웃음이 나 웃었다는 해명에 국민들이 더 크게 분노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물론 모든 일에 있어 평정심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이와 관련 한가지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그 어떤 언론인보다 정확하고 확실한 참사 보도 전달을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 받는 JTBC 손석희 사장의 눈물 방송 장면이다.

당시 손 사장은 세월호 안에 갇힌 아이들의 무사귀환이 힘들다는 소식을 전하며 본인도 모르게 눈물을 보였다. 베테랑 언론인으로서 감정에 치우쳐 사건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실수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누구도 손 사장의 눈물에 대해서 폄훼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손 사장을 재벌과 좌익에 기생하는 언론인이라 평가하는 일부 세력을 제외하면...) 그와 같은 상황에서 눈물을 보인다는 게 인간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국가 지도자는 격(格)이 있어야 한다. 그 자리에 맞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뢰와 위안 그리고 안도감을 전해줄 수 있다. 민경욱 의원은 언론인 지망생들의 꿈인 지상파 뉴스 프로그램의 메인 앵커를 거쳐 청와대 대변인 그리고 지금은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사회적 지위도 명성도 결코 작다고 할수 없으며 그렇기에 그가 보여준 웃음은 그에 대한 격을 떨어뜨린 것이라 생각한다. 작위적이라 할지라도 눈물을 보였어야 할 자리에서 그는 웃었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국민들은 정부가 보인 무능함에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생방송 중 눈물을 보이며 국민들에게 속 깊은 위로를 건낸 손 사장의 모습이야 말로 격이 있는 우리 사회 지도자가 보였어야 할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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