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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핵심인재 유출에 대기업들 비상…인재보국임을 잊지 말자
김희정 편집국장 | 승인 2016.10.19 15:06

반도체 핵심기술을 빼내 이직하려 한 삼성 전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 4부(부장검사 이종근)는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삼성전자 전무 이모(51)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7월 30일 삼성전자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휴대전화 갤러시7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조기술이 담긴 문건을 훔쳐 나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당시 영업비밀 자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술 자료를 복사해 자신의 업무용 차량에 싣고 기흥사업장을 빠져나오던 중 보안을 위해 사업장을 드나드는 차량을 검문검색하는 경비원에게 적발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중국업체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기술을 팔아넘기려고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이씨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이씨가 보관하던 6800여장에 이르는 영업비밀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씨가 병가를 내고 병가 기간 중 야간에 사업장에 들어가 영업비밀 자료를 빼낸 것과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준비한 사실 등을 확인하고 이씨가 이직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씨는 “업무를 위한 연구목적으로 자료를 빼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씨는 올해 5~7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기흥사업장에서 ‘LSi 14나노 AP 제조 공정의 전체 공정 흐름도’와 ‘10나노 제품 정보’ 등 국가 핵심기술로 고시된 기술에 관한 자료 47개 등 모두 68개의 영업비밀 자료 유출 혐의를 받고 있다.

LSI 14나노 등은 반도체 제조에 관한 기술이다. 보통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기술로서 LSI는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대규모 집적회로를 말한다.

시스템 LSI는 스마트폰의 두뇌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Application Processor)로서 TV의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을 만들 때 활용된다.

이씨가 빼돌리려 하던 자료는 이 자료뿐만 아니라 출시 전인 ‘갤럭시 S8’에 적용된 LSI 14나노의 제품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서류를 외부로 가지고 나가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어떤 과정 없이 서류를 반출하려다 적발됐다. 조사 과정에서 1억원에 육박하는 공금을 횡령한 혐의도 포착됐다. 회사에서 사전 신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도체 산업은 세계 1위 산업으로 기술 유출 우려가 커 관련 혐의가 포착될 경우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삼성전자는 임원급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직원을 상대로 출퇴근 시 차량 트렁크까지 조사를 하는 보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씨가 나름 열심히 자료를 숨긴다고 숨겼지만 보안 검사망에 걸린 것이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이씨가 전무까지 승진했지만 지난해 인사에서 입사 당시부터 몸담았던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 나자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씨가 빼돌린 자료가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씨와 같은 기술 유출 시도가 앞으로도 적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미 타 전자회사 임직원으로부터 핵심기술을 빼내려던 중국 전자업체들의 시도는 이전에도 종종 있어 왔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임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실적과 영업이익, 실용을 강조하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어 이후로도 핵심 사업부문 외의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및 통폐합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 전무처럼 젊은 나이에 이전까지 있었던 부서에서 이동을 하게 되거나 혹은 기업 통폐합으로 인해 다른 회사나 부서로 이전을 하게 될 직원,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야할 직원들에게 중국 등 제 3국 브로커들이 손을 뻗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75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굴기’란 단어는 그것으로 인해 ‘일어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할 경우 우리나라의 핵심 인력 유출은 물론이고 한국의 핵심기술까지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반도체 관련 업종에 취업한 한국 인력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인력 유출에 따른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이직제한 및 퇴직 임원 관리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인원은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고 중국 기업이 자회사 등에 한국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의 방법을 쓸 경우 추후 적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파나소닉, 소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의 기술을 벤치마킹하는 데 열을 올려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거의 모든 대기업들이 창업주 3~4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처해 있다.

주로 미국 등에서 유학을 해온 이들 재벌 3, 4세대들은 영업이익, 손실치 등 실용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아버지 할아버지들이 흙속에서 땀을 흘리며 사업을 일구어온 반면 이들 재벌 3~4세들은 사무실에 앉아 손익계산서를 보면서 셈을 하기 바쁘다.

그리고 일명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부모님들 세대의 가신들은 일찌감치 정리하기 바쁘다. 그러나 이들의 경영 방식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이들이 앞으로 회사를 경영하게 될 텐데 이들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먼저 핵심 기술을 가만히 앉아서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 뺏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중 중국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젊은 CEO들이 중국인들이 어리석고 야만적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그들은 이미 우리의 핵심기술들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을 치고 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SK…등 차기 회장들은 인재를 덧셈 뺄셈으로만 계산하지 말고 웬만하면 끌어안고 가는 아량을 보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고작 51세의 삼성전자 전 임직원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돈 몇 푼에 파는 일은 앞으로 없어야 할 것이다. 인재보국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자.


 

김희정 편집국장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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