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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부상과 삼성의 부침 ... 무엇이 문제인가?
김영 기자 | 승인 2016.10.13 16:45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잠정실적을 하향조정했다. 당초 연결기준 49조원이던 매출은 47조원으로 7조8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각각 2조원과 2조6000억원을 줄여 발표했다. 상당히 이례적이었던 이번 조치는 갤럭시노트7의 연이은 폭발사고와 단종에 따른 것이었다.

갤노트7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으로서 올 하반기 이 회사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품이었다. 출시 직후 시장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경쟁사 제품인 애플의 아이폰7이 전작과 비교해 큰 기술적 진보가 눈에 띄지 않았던 반면, 갤노트7의 홍체인식 기능 등에 대해선 국내외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갤노트7은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전성 부분을 간과했고, 출시 두달여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수조원에 달하는 금전적인 손해를 입은 것은 물론 그동안 쌓아 올린 ‘기술의 삼성’이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는 차후 삼성전자가 새 제품을 출시할 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과 삼성의 계속된 악재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재편 작업에 착수했고, 그로부터 2년 5개월여가 흐른 현재 삼성은 과거와는 많이 부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용을 강조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맞춰 회사가 돌아가기 시작한 것. 이 부회장은 돈이 되지 않는 사업영역에 대해선 깔끔히 철수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줬다.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 프린트사업부가 HP에 전격 매각됐고 그 이전에는 삼성토탈이 한화로 넘어가기도 했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실용강조 경영스타일이 즉각적인 경영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고, 되레 갤노트7 폭발과 같은 악재만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 사정은 전 보다 많이 안 좋아졌다. 그룹의 핵심이자 전부라고 할수 있는 삼성전자는 갤노트7 사태로 크게 흔들렸다. 배터리 공급처였던 삼성SDI 역시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원 중 하나였던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구조조정 이슈 속에 생존 자체를 걱정하고 있으며,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떠오른 삼성물산이나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상황이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

아울러 그룹의 든든한 돈줄이 되어 줬고 산업 계열사들의 버팀목이기도 했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 역시 경영여건의 악화 속에서 지주사 전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사 설치 문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과 직결돼 있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최적의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사과보다 혁신이 필요  

이재용 부회장 부임 후 삼성그룹의 사정이 썩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갤노트7 사태와 관련 국내 대다수 언론에서는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의 빠른 판단이 피해를 최소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등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부 언론에선 “이번 위기를 통해 이 부회장의 경영자로서 자질이 확인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국을 전염병 공포로 몰아 넣은 메르스 사태 때도 지금과 상황이 비슷했다.

강남 삼성병원이 메르스를 전국으로 확산시킨 주범으로 지목되며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쏟아졌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사태 책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자 일순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이와 달리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서는 갤노트7 사태와 관련해 원론적인 부분에 있어 문제점을 지적하며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의 대처에 대해 미덥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고 발생 후 두달여가 다 되도록 폭발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이를 서둘러 덮으려고만 한다”는 것. 특히 이 매체에서는 삼성전자가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소통이 없는 군사주의적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결코 틀린 말로 들리지도 않는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차기 수장으로서 본격 활동에 나선 뒤 보여준 모습 중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사실상 사고 발생 후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모습 뿐이었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나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인식하는 경영자로서 식견, 대안을 제시하는 위기극복 능력은 아직 크게 눈에 띈 적이 없다.

오히려 이재용 부회장 부임 후 삼성 직원들 사이에선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라는 프라이드는 줄고, 실용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고용불안에 대한 공포만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 프린트사업부 매각과 같이 사전에 일절 사전 고지 없이 회사가 팔려나갈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이 당면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 보기 좋은 임시방편만 찾지 말고, 그 근본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혁신이 필요한지부터 찾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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