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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없는 사회 ①] 가벼워지는 2·30대 지갑, 고령층은 여전히 '현금 소비'
조미나 기자 | 승인 2016.04.27 13:32
각 나라의 대형 동전.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한국은행이 ‘동전없는 사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동전 뿐 아니라 지폐를 포함한 현금이 필요없는 ‘캐시리스(cashless) 시대’가 구현될 것이란 논의도 나오고 있다. 실제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권에서는 화폐를 단순화·최소화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25일 ‘2015년 지급결제보고서’를 발표, “동전없는 사회 구축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행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전 이용 빈도가 줄어드는 가운데, 동전이용으로 발생하는 비용과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 도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은이 이에 대한 방안으로 선불카드와 전자결제 활성화를 내놓고 있어, 결국엔 동전 뿐 아니라 모든 현금이 사라지는 ‘현금없는 사회’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국민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세계 추세를 그저 따라갈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상황에 맞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사용, 현금 이용보다 많아

한국은행의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이 평소 보유하는 현금 규모는 7만4000원으로, 전년 7만7000원에 비해 3000원 감소했다.

반면 신용카드 사용 비중은 증가했다. 지난해 신용카드 건당 결제 이용비중은 2014년 31.4%에서 39.7%로 전년보다 증가해, 36.0%인 현금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체크·직불카드(14.1%), 선불카드(6.0%) 및 계좌이체(3.4%)가 뒤를 이었다. 금액기준으로도 신용카드가 40.7%을 차지해 29.0%인 현금을 앞섰다.

다만 50대 이상 고령층 및 소득 3천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경우 신용카드보다 현금 이용비중이 높아 신용카드를 주로 이용하는 여타 연령층 및 소득계층의 이용행태와는 차이를 보였다.

전자결제 사각지대 전통시장, 도입 가능할까

모바일 페이·카드결제 등 전자결제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전자결제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곳이 있다. 바로 재래시장과 구멍가게다.

재래시장의 경우 주 이용고객의 연령이 높고, 몇 천원, 작게는 백원 단위의 상품을 거래해 주로 현금결제가 이뤄지기 때문. 카드 결제 특성 상, 건당 수수료가 발생해 소액결제에 붙는 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상인들이 많다.

서울시는 전통시장의 카드결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간편 카드결제시스템’을 도입, 2015년부터 시행해왔다.

콩나물 ‘1000원어치’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 10여개 시장을 대상으로, 카드 단말기 도입을 확대하고, 상인들의 부담을 감안해 3만 원 이하의 소액 결제에 대해 수수료의 70%를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일몰법으로, 지원율은 매년 20%포인트씩 줄어 4년째엔 완전 폐지된다.

하지만 ‘여전히 카드결제가 부담스럽다’는 상인들의 반응도 있다. 수수료 지원 폐지 이후에는 상인들이 다시 고스란히 그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 간편 결제 1건 당 수수료는 1.2%로 지난해 1.7%에 비해 낮아졌지만, 소액 단위로 많은 상품을 파는 상인들에게는 부담이라는 것이다.

한 상인은 “현재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카드결제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결제 시스템의 도입이 아예 어려운 것은 아니다. 카드결제·모바일 결제에 대한 플랫폼이 일부 구축되어있기 때문.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에서는 ‘모바일 페이’ 결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모바일페이는 카드단말기만 있으면 시장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는 기존의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능이 아닌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적용해, 기존 카드 결제기만 있으면 별도의 장치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지문인식을 한 후 카드 단말기에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다만 결제 시 판매상인이 ‘모바일페이’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상인들을 대상으로 모바일페이 이용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전자결제에 익숙지 않은 세대, 어떻게 하나

일각에서는 “전자시스템 도입 자체보다는, 전자결제를 이용을 거부하는 ‘진입장벽’을 깨는 것이 중요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위의 연구결과처럼, 연령이 높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현금 중심의 소비를 보이고 있기 때문.

전자결제가 상용화되면서 이전에 비해 중·장년층의 전자결제 이용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한은이 조사한 PC를 이용하는 응답자(전체의 79.7%) 중 인터넷 뱅킹 및 대금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2014년 57.7%보다 상승한 63.6%으로 조사됐다.

특히 40대 이상 연령층의 인터넷 뱅킹 이용비율이 전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뱅킹 및 대금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도 있다. 한국은행이 '인터넷 뱅킹 및 결제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인터넷 사용 미숙’이 37.5점을 차지해 전년의 37.1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구매절차가 복잡해 이용하지 않는다’는 항목도 56.5점으로 나타났다. 현금 보유·취득·지출 등 모든 측면에서 고령층의 현금선호경향이 타 연령에 비해 높았다.

한 전문가는 “향후 고령화가 진전될 시, 현금 수요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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