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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여성의원 51명 배출… 17% 역대 최고서울 16명, 경기 7명, 비수도권 3명, 비례대표 25명
김영 기자 | 승인 2016.04.14 19:31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4월 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여성 당선자가 지역구 26명 비례대표 25명 등 총 51명 배출됐다. 전체 300명의 국회의원 당선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다인 17%까지 상승한 것. 총 47명의 여성 당선자가 나온 지난 19대 총선과 비교하면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당초 이번 총선은 여성정치의 후퇴가 우려됐다. 여당 공천에서 현역의원 출신 여성후보가 줄줄이 탈락하고, 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의원 비중이 높던 야권에서도 분열 조짐 속 여성 후보들의 선거전 약세가 전망됐던 것.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는 수도권 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한 가운데 여성 당선자 수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하게 됐다.

4선 의원 반열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제헌 국회부터 16대 국회까지 50여년간 우리 국회에서는 회기당 여성의원이 5명을 넘기도 힘겨웠다. 유권자 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지만 가부장적 사회구조 속에 여성의 정계 진출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나마 17대 총선 이후로는 여성단체 관계자와 전문직 출신 여성들의 정계진출이 본격화되고, 비례대표 공천에 있어 여성 대표성이 강화되며 여성 정치인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자리에 머물던 여성의원 비율도 17대 이후 꾸준히 상승해 19대 국회에서는 사상 처음 15%선을 넘어섰다.

반면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및 여성계에서는 여성정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여야 여성 현역의원들이 요구했던 여성 30% 공천요구가 받아들여 지지않은 것은 물론 여당 공천에 있어 여성 현역의원의 공천 탈락이 이어졌고 여성 정치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야권에서도 분열 조짐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에 후보등록한 934명 중 여성은 98명에 불과했으며,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 원내 4당 소속 여성후보는 55명에 그쳤다. 새누리당 현역 여성의원 중 20대 공천을 받은 이 또한 5명 뿐이었고, 19대 국회 당시 비례대표로 원내입성한 여당 여성의원 14명은 단 한 명도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후보단일화 역시 무산되면서 수도권에 출마한 야권 소속 여성후보는 재선이상급 중진이라 해도 당선 여부가 불투명해 보였다. 선거전 초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과반을 넘어 180석 달성까지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원내 1당의 지위까지 더민주에 내줄만큼 대패했다. 122석이 걸린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선거에서 참패하고, 텃밭이라 자부해온 영남지역에서도 과거와 달리 상당 의석을 야권에 내줬다.

특히 수도권에서 여당 부진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출마한 더민주 소속 여성 후보들의 당선 증가로 이어졌고, 역대 최대 규모 지역구 여성의원 배출이란 결과를 낳았다.

서울, 3명 중 1명이 여성

20대 총선에서는 서울 49개 지역구 중 32%에 해당하는 16개 지역구에서 여성 당선자가 나왔다. 19대 총선 당시 9명(48개 선거구)과 비교해 1.7배 늘어난 수치다.

서울지역 여성 당선자의 대부분은 더민주 출신으로 추미애(5선), 박영선(4선), 유승희‧김영주(3선), 서영교‧인재근‧전혜숙‧한정애‧전현희‧남인순‧진선미(재선)‧손혜원(초선) 등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더민주 소속 서울지역 여성 후보 중 낙선자는 서초갑에 출마한 이정근 후보 뿐이다. 또한 손 당선자를 제외한 당선자 모두가 재선 이상이란 점에서 향후 더민주 내 여성정치인의 입지 상승도 기대된다.

서울지역 여성 당선자 중 가장 눈여겨 볼 만한 정치인으로는 여성의원 최다선 타이기록을 세운 추미애 당선자를 꼽을 수 있다.

앞서 국내에서는 여성 정치인의 상징 같은 존재인 고(故) 박순천 전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이미경 더민주 의원 등 3명만 여성의원 5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선거를 통해 추 당선자가 이들과 동률을 기록하게 된 것. 15대 총선 때 처음 당선된 추 의원은 16‧18‧19대까지 4선을 기록 중이었다.

또한 박 전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이 각 1차례씩 이 의원이 2차례 비례대표로 당선된 것과 달리 추 당선자는 이번 선거 포함 지역구에서만 5번의 승리를 거뒀다. 지역구 5선은 역대 여성의원 중 추 당선자가 처음이다.

지난해 말 당 잔류와 탈당을 놓고 고심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당이 전환하자 비대위원을 맡으며 당에 잔류했던 박영선 당선자의 경우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수도권을 대표하는 비노계 중진으로서 존재감을 재확인시켜줬다. 박 당선자는 현재 추미애 당선자와 함께 여성의원 중 차기 당권 경쟁에도 나설볼만한 재목으로도 분류된다.

더민주 소속 재선 의원 중에선 인재근‧전현희‧남인순 후보 당선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중 지난 19대 국회 때 남편인 고 김근태 전 장관의 지역구였던 도봉갑에 출마해 당선됐던 인재근 당선자는 두터운 지역기반을 자랑하듯 이번 선거에서도 상당히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60.1%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인데 이는 여야 여성 후보 모두를 통틀어 전국 최고치에 해당한다.

강남을 재도전에 성공한 전현희 당선자에게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치대를 나온 치과의사 출신 중 최초 사법시험 합격자로 유명한 전 당선자는 19대 총선 때부터 야권의 불모지라 불리는 강남을에 도전해 온 인물이다.

특히 그는 지난 번 선거 때 정동영 전 장관과의 공천경쟁에서 패하자 당의 전략공천 제안까지 거부하고 4년 간 지역기반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우려왔는데, 이번 선거에서 그 같은 노력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명 여성운동가 출신 남인순 당선자는 같은 여성이자 여성몫으로 여당 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른 김을동 후보와 여-여 경쟁에서 승리하며 여성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초 지역 정가에서는 ‘송파가 여당에게 있어 영남 못지 않은 텃밭인 강남3구 중 한 곳이고, 지역구 현역인 김을동 후보가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유명인이다 보니 남 후보로서는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남 당선자의 선거 승리가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 수원을 백혜련 당선자와 함께 전국 지역구 여성 당선자 중 유일한 초선인 마포을 손혜원 당선자 또한 선거전 초반 지지율 약세에서 출발해 이를 극복한 케이스다.

손 당선자의 경우 문재인 전 대표 시절 홍보전략가로 초빙돼 공천파동 속 공석이 된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에 전략공천됐다. 이와 관련 이 지역 내 정 의원 지지자 및 더민주의 고정 지지층 사이에서 손 당선인과 당 지도부를 향해 상당한 반감을 선거전 초반 쏟아냈던 것이다.

투표장을 찾은 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인 부부.<사진제공=뉴시스>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총 6명의 서울지역 여성후보 중 나경원(4선), 이혜훈(3선), 이은재‧박인숙(재선) 등 4명만 당선됐다. 여성후보 당선 수도 당선비율도 더민주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 것.

그나마 동작을 재선에 성공한 나 당선자와 서초을 선거 승리로 원내 재입성에 성공한 이혜훈 당선자는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여성정치인이자 여당 내 상당히 보기 드문 서울지역 다선의원으로서 향후 행보에 상당한 정치적 무게감을 더해갈 것으로 예측된다.

둘은 지역구 선거에서 각각 3차례씩 이긴 경험이 있으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각각 본선과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의사 출신 박인숙 당선자의 경우 서울지역 여성 당선자 중 가장 치열한 당내 경쟁과 본선 대결을 펼친 주인공이다. 현역 지역구 의원임에도 불구 송파갑 후보 공천은 결선 투표까지 진행되며 전국에서 가장 늦게 끝났고, 본선에서도 여성 당선자 중 가장 작은 표차(2371표)로 승리를 거둔 것.

큰 변화 없는 경기‧인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결과 경기도는 19대 총선에 비해 지역구 수가 8석이나 증가했다. 또한 이 지역은 서울과 함께 최근 선거에서 여성 정치인을 가장 많이 배출해 온 지역이다. 이에 여성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기존 6명이던 경기도 지역 여성의원이 의미 있는 증가를 보여줄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 경기지역 여성의원 수는 종전 선거와 비교해 1석 늘어난 7석에 그쳤다. 여성후보자 수 자체는 서울과 경기 지역이 비슷했지만, 후보 개인별 정치적 무게감은 차이가 났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경기 지역 여성후보 당선자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더민주 소속이 다수를 차지했다. 김상희‧김현미(3선), 이언주‧유은혜(재선), 백혜련(초선) 당선자 등 5명이 더민주 소속으로, 이 외 정당에서는 새누리당 박순자(3선) 당선자와 정의당 심상정(3선) 당선자만 나왔다.

진보정당 소속 3선 의원이 된 정의당 심상정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경기지역 당선자 중 가장 주목해서 볼 여성 정치인으로는 심상정 당선자가 첫손에 꼽힌다. 새누리당이나 더민주 소속이 아닌 진보정당 출신 정치인으로 3선 반열에 오른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라는 평가다.

특히 심 당선자는 야권단일화가 이뤄진 19대 총선 때 겨우 170표 차이로 이겼던 여당 소속 손범규 후보를 이번 선거에서는 2만 1687표차로 크게 이겼다.

그런가하면 18대 총선 때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에게 패했던 김현미 당선자는 19대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김영선 후보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인기 TV연속극이던 ‘아현동 마님’의 실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검사 출신 백혜련 당선자는 19대 총선과 재보궐 선거 포함 3번째 도전 만에 정계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한편 수도권 지역임에도 불구 역대 총선에서 여성이 단 한차례도 의원배지를 달지 못한 인천에서는 이번 총선에서도 여성 당선자가 나오지 못했다. 남구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가 그나마 선전했으나, 남성 당선자와 표차는 상당했다.

비(非)수도권은 암울

총 33명의 여성후보가 입후보만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여성후보들의 낙마소식만 줄을 이었다. 광주 권은희(재선), 전북 조배숙(3선), 경북 김정재(초선) 등 딱 3명의 여성후보만 당선된 것으로, 충남‧북과 제주에는 입후보한 여성후보가 아예 없었다.

비수도권 지역 여성후보의 약세는 선거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텃밭이라 평가받는 영남에 여당 소속 여성후보가 4명,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혈투를 벌인 호남 역시 이들 두 정당 소속 여성후보가 3명 뿐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남에 출마한 새누리당 여성후보는 친박과 비박간 펼쳐진 공천 파문 속 상당히 힘든 선거를 치러야 했다. 여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지역 지자체장 출신 남성 후보와 힘겨운 경쟁 끝에 승리를 거둔 포항 북구 김정재 당선자를 제외한 여당 소속 영남 지역 여성 후보 3명이 모두 패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현 정부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던 부산 연제의 김희정 후보가 여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도 아닌 더민주 후보에게 밀려 3선 달성에 패했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부산지역 민심이반이 상당하다는 증거”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한편 정당득표별로 정해지는 비례대표 여성의원의 경우 여야 모두 여성 우선추천을 이어가다 보니 지난번 선거와 마찬가지로 남성 당선자보다 여성 당선자가 더 많이 배출됐다. 다만 비례대표 의석수 자체가 54석에서 47석으로 6석 줄어들다 보니, 여성 비례대표 당선자 수 또한 19대 보다 2명 줄어든 26명으로 확정됐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 9명, 더민주 7명, 국민의당 7명, 정의당 2명의 여성 비례대표 당선자가 나왔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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