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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자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양성평등 사회만이 진정한 민주사회 만들수 있어"
조미나 기자 | 승인 2016.02.25 17:18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대두되는 이슈 중 하나가 ‘성차별’이다. 특정 CF가 여성 혐오를 조장한다고 판단되면 해당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적극적인 항의를 통해 문제 기업의 사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여성 인권에 대해 예민하게 그리고 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다. 20%를 넘지 못하는 정치권 내 여성의원 비중 및 가뭄에 콩 나듯 등장하는 대기업 여성 임원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이에 <여성소비자신문>은 올 1월 한국여성유권자연맹 19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희자 회장을 만나 여성 주권의 현주소와, 개선방향 및 여성유권자연맹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이희자 회장.

‘한국여성유권자연맹’에 대해서 생소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단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을 낯설어 한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의 ‘연맹’은 ‘league’라는 단어를 차용한 것이다. 연맹이라고 하니 북한 단체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진 않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올해로 창립 47주년이 되는 단체다. 정부가 수립이 되면서 우리나라 여성들이 투표권은 빠르게 획득했지만,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 인정은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대한민국 발전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경제발전 당시, 여성들이 공장에 가서 일하고, 간호사로도 가고, 외국도 가며 자식들을 가르쳤다. ‘여성이 중요하다, 어머니가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사회적, 정치적으로 여성이 인정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여성의 희생이 지금까지는 당연시돼왔다.

여성유권자연맹에서는 여성의 권익 향상, 지위 향상, 정계진출, 그리고 법 개정을 위해서 다른 여성단체와 함께 일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우리 사회 여성의 지위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여성 스스로 ‘단순히 어머니로서, 누이로서 보좌하는 그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앞장서서 일해야 하겠다’는 식으로 의식들이 많이 바뀌었다. 여성대통령이 출현할 정도다.

그러나 여성의 실제적인 정치참여 수치는 많이 올라가지 않았다. 어떤 나라는 여성정치인의 비율이 50,60퍼센트를 넘어가기도 하는데, 우리는 아직 20%에도 못 미친다. 세계 여성들의 지위를 평가한 한 연구에서 우리나라는 여성의 정치 참여나 기업에서 여성 임원 비율 모두 매우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일부 남성들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권순위는 상위에 속하는 편이 아니냐’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여성의원의 비율이 낮으면 목소리를 못 낸다. 최소한 30%는 돼야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여성 정책들도 많이 나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남성의원들의 의견을 쫓아가다가 임기가 끝나는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

사실 이런 활동들이 여성만을 위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가 양성평등을 이야기할 때는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남녀가 평등할 때 모두가 행복한 거지, 여성의 행복만 외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이 행복해야 나라도 행복하고 사회도 행복한 것이라 생각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유권자연맹 회장으로서 제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당별 여성 정치인의 비율을 높이는 것인데, 30%를 넘어서 50% 동수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커다란 과제다. 이것은 이미 프랑스에서도 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지방자치 부분은 여성들의 강점이 잘 발휘되는 분야다. 여성들이 집안 살림 경력을 바탕으로 국가 살림을 꼼꼼하게 운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지방자치부문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해야 여성의 문제나 사회의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국민들의 행복이다."

여성의 정계진출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정치관련 단체로서 여성 인재를 발굴해서 정계 쪽에 내보내는 것이 우리 단체의 책임이다. 국가발전을 위해서 여성들이 애를 써도 의사결정기관에 여성이 없으면 여성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 우리의 목표는 국회나 사회, 회사에서도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위치에 여성이 많이 진출하는 것이다. 그래야 여성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고 그게 관철될 수 있다.

그래서 1993년부터 ‘여성 국회의원 비율을 30%까지 올리자’고 주장해왔다. 이제까지 투쟁한 결과로, 각 당에서 30%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권고사항이었지만 올해부터는 법제화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법제화하자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정당들도 받아들이긴 했지만 실제 여성공천은 잘 하지 않는다.

지금 여성국회의원의 비율은 15.7%밖에 안 된다. 이건 세계 평균보다 떨어지는 수치다. 민주주의에 비추어보면, 대기업이나 의사결정기관에 여성의 수도 50%에 가깝게 구성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정치 분야에서는 완전히 뒤떨어졌다. 오히려 후진국보다도 더 떨어져 있다."

교육사업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단체에서 여성들의 정치참여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일·가정 양립이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여성들은 결국 결혼과 출산이라는 어려움에 부딪힌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볼때 제일 중요한 문제가 출산이라고 생각한다.

인구가 줄어들어서 국가의 기능이 사라지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지 않겠나. 젊은 사람들이 결혼해서 출산할 수 있도록 정책 등 많은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본적인 시민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알리는 교육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시민교육이 정말 기본이 돼야한다."

범여성계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희자 회장. 오른쪽에서 세번째.

포럼을 많이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포럼의 주제도 교육과 관련이 깊은가?

"그렇다. 연맹이 선거관리위원회하고도 관련돼 있어, 시민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 유권자 교육도 하고 있지만 시민교육이 기본이 된다. 거기에 한 단계 올라가 유권자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유권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것이 하루 이틀에 되는 건 아니지 않나. 결국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교육이기 때문에 교육에 기본을 두고 뭐든지 해 나가야한다.

여성 유권자 교육도 있지만, 시민으로서의 시민교육, 또 한참은 환경운동도 했다. 그것도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빌려 쓰는 이 환경을 보존해야하니까 환경운동도 필요하고, 유권자 교육도 필요하고 너무나도 할 게 많다."

실제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가?

"토론회나 강연회를 많이 하고, 국회 인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갑자기 리더가 되거나 정계에 입문하는 게 아니라, 젊은 나이부터 그런 리더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리더 뿐 아니라 사회적인 리더도 중요하기 때문에, 국회 인턴 프로그램이 있고, 청년 리더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연맹도 운영 중이다. 청소년들도 어려서부터 봉사하고, 봉사를 통해서 리더로서의 자질도 배울 수 있다. 해외결혼 이주자들도 많기 때문에 다문화연맹도 조직돼있다. 그들 또한 유권자고 리더가 될 필요가 있는 존재다.

그 이전에는 ‘우먼 리더십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여성 리더들, 특히 정치 쪽에 관심이 있는 리더들을 교육을 했다. 선거 때가 되면 인재를 발굴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정당에서는 ‘여성 인재가 없다’고 하는데 인재는 많다. 다만 여성이 나가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능력있는 여성들이 일하고 싶지 않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여성들에게 스피치연습과 정책까지 훈련시켜서 각 당에 소개하기도 한다. 교육이 굉장히 주가 된다."

연맹 활동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다고 본다. 여성유권자연맹에서 추진하는 것들을 법제화하기 위한 정치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이루어지고 있나?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정치관련 단체이자 여가부에 소속 돼있어서, 여가부 사업에 늘 참여한다. 또 선거 쪽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행정자치부하고도 관련이 있다. 토론회, 강연회, 교육, 청년 국회인턴 프로그램들이 이에 포함돼있다.

아무리 외쳐도 법제화가 되지 않으면 시행이 안 되기 때문에, 토론회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거기서 얻어진 결과를 정책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 인재를 발굴, 정계에서 여성의 권익향상을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성이 정계에 진출하려면 문제가 많다. 우선은 조직적 지원이 없고, 재력이 부족하다. 여성 후보들의 조직적 기반 역할, 더 나아가서는 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그런 단체가 돼야 하는데 NGO 단체이기에 어려움이 많다."

이희자 회장.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분야 중 관심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미국의 여성유권자연맹을 롤모델로 해서 만들어진 단체다. 세계 각국에도 여성유권자연맹들이 있다. 그것을 전체적으로 조사를 해보고 싶다. 각 나라에서 유권자연맹이 어떻게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떤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조사를 해서 ‘앞으로 전세계 여성유권자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이 무엇인가’하는 것들을 알고 싶다. 실제로 미국 같은 경우도 여성정책들이 만들어질 때 유권자연맹의 의견을 굉장히 많이 수렴한다. 다시 말하면 여성유권자연맹의 공신력이 있다는 얘기다.

가능하다면 교류도 하고 싶다. 교류를 통해 여성유권자들의 활동영역을 단순히 ‘여성의원 수를 높이자’의 차원을 넘어서, 국제적으로 ‘우리가 어떤 활동을 통해서 지구촌을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좀 더 넓은 시야에서 봐야할 것 같다. 선진국들의 활동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여성유권자들이 어떻게 활동을 했길래 여성 정치참여율이 63%가 되는지, 전체적으로 조사를 해서 국제적인 교류를 해보고 싶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래서 외부에서의 활동이 많지 않았다. 81년부터 대전 우송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강의를 했다. 자녀들이 크니까 혼자 지방에서 강의하는 것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에 올라와서 강의를 하며 주로 공부를 했다.

그러다가 2000년에 연대 ‘여성고위지도자과정’에서 김성옥 전 회장, 그 전 회장인 이연주 회장을 만났다. 지내다보니 학부도 비슷한 점이 많고, 나이도 비슷해서 잘 통했다. 당시 이연주 전 회장이 여성유권자연맹 회장이었고, 김성옥 전 회장은 서울연맹 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이 연맹에 들어오라고 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사실 사람이 좋아서 들어왔다.

학교에만 있었기 때문에 정치 쪽은 나하고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분야다. 국가, 여성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여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여성이 불이익당하는 것을 못 보는 그런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여성들의 문제, 정치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전국 조직으로 이루어져있어, 여러 문제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다. 들어와서 회원부터 시작해서 중앙지부 부회장과 서울연맹 회장을 맡아 하다가 자연스레 회장도 맡게 됐다."

여성유권자연맹 회장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이제는 여성의 학력이나 능력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그것을 발휘하는 여성들이 돼야할 것 같다. '혼자' 편안하게 살고 즐기면서 사는 범위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혜택을 받았든, 부모님으로부터의 혜택을 받았든 나 자신을 위해서만 쓰지 말고 우리는 국가와 사회라는 큰 전제를 앞에 두고 생각해야한다. 그런 부분을 위해서 자신이 봉사도 하고 배려도 하고 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식구, 내 집’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와 자손들의 미래를 위해서 여성들이 넓게 폭넓게 생각하고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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