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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금희 iCOOP생협 부회장 “조합원 중심주의, 조직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
박상문 기자 | 승인 2016.01.29 18:02

[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최근들어 협동조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며 전국적으로 협동조합의 수나 규모가 늘고 있는 추세다. 그 가운데서도 국내 협동조합 1세대라 할 수 있는 iCOOP생활협동조합(아이쿱생협)의 경우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가 함께 주체가 된 윤리적 소비와 생산을 실현하며 성장을 거듭 중이다.

<여성소비자신문>은 한금희 아이쿱생협 부회장을 만나 창립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외부지원 없이 조합원들 힘만으로 성장하며, 유기농 업계 1위 브랜드 ‘자연드림’까지 내놓은 아이쿱생협만의 저력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금희 아이쿱생협 부회장

- 아이쿱생협이 어떤 단체인지 궁금하다. 설립 목적 및 역사, 현재 규모, 주요 활동 등 단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아이쿱생협은 안전한 먹거리와 우리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다.

1997년 660명으로 시작해 현재 조합원 규모 23만 명, 매출 5200억원의 국내 대표 생협으로 성장했다. 조합원이 23만 명이라는 건 23만 가구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1퍼센트 정도가 아이쿱생협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활동 취지는 ‘먹거리 안정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우리가 집에서만 밥을 먹는 것이 아니지 않나. 학교와 직장 내 급식, 외식하면서 찾는 식당, 그리고 많은 가공식품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식생활의 안전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보니 아이쿱생협의 활동도 내 밥상을 넘어 사회 전반의 식품안전을 지키는 데까지 확산돼 이뤄지고 있다.

- 지금처럼 거대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합원 중심주의’가 굉장히 큰 힘을 발휘했던 것 같다. 조합원이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건 그 자리에서 비교해 사가면 끝나지 않나. 하지만 조합원은 출자로써 이 조직에 주인으로 참여한 사람들인 만큼 사업과 물품에 대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며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조합원이 주인의식을 잃을 때 그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성장할 수도 없다. 그런 사례들은 이미 너무 많다.

- 조합원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아이쿱생협은 조합원이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교육 시스템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선 가입할 때 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이 이뤄진다. 협동조합의 개념, 아이쿱생협의 역사, 조합원의 역할 등 기본적인 내용부터 아이쿱생협의 물품 정책 및 관리시스템, 조합비 사용용도, 각 지역 생협의 활동내용 등에 교육이 두 시간 정도 진행된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교육 참석이 어려운 분들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받고 있다.

그 외에 약 83개의 지역 생협이 각 지역의 매장 운영을 책임지고 하는데 이에 필요한 리더들을 키우기 위해 ‘아이쿱이사 코스’가 마련돼 있다. 각 지역 생협을 이끄는 이사나 이사장들은 기존에 사업을 해본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주부 출신이다.

‘아이쿱이사 코스’에서는 평범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제도 및 2박3일간 연수 등 탄탄한 교육과정을 진행, 이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금희 아이쿱생협 부회장 <사진제공=아이쿱생협>

- 조합원 유치도 협동조합 유지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어떤 방식으로 조합원을 모집하는가.

조합원 가입경로는 시기에 따라 변해왔다. 초기에는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본인이 따로 정보를 수집해서 가입해야 했다.

그러다가 2006년 아이쿱매장이 ‘자연드림’이란 이름으로 오픈하며, 이후 조합원 대부분이 매장을 통해 가입했다. 가입자 수 역시 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이 늘었다.

1997년 660명으로 시작해 2006년까지 늘어난 조합원 수가 2만 명 정도였는데, 매장사업을 시작하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전에 비해 5배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아이쿱생협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 아이쿱생협의 프리미엄 물품 브랜드 자연드림이 유기농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어떤 브랜드인지 간단히 소개한다면.

자연드림은 아이쿱생협의 브랜드이자 매장 이름이다.

매장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온라인 주문·결제만 가능했고 조합원들은 배송기간을 따져서 계획적인 장을 봐야하는 입장이었다. 조합원들의 요구로 2006년도부터 작은 형태의 매장을 오픈,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의 자연드림 매장들을 갖추게 됐다.

전국에 180개 이상의 매장이 있고 대부분이 지역 생협의 조합원들이 자본금을 모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이다. 예를 들어 부천 아이쿱생협의 경우 2009년 매장 오픈 때 200명 정도의 조합원 중 1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50만원까지 출자금을 냈다. 또 이들이 이사회를 조직해 책임지고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가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지 않나. 아이쿱생협은 지방에 있는 소비자들도 같이 참여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래서 조합원 30명만 조직돼도 물류를 공급한다는 원칙을 갖고 물류센터도 지방에서 운영하는 등 지방 생협을 늘리고 있다. 이렇게 30명이 씨앗이 돼 만들어 낸 지방생협이 작년 말까지 85개에 이른다.

자연드림이 취급하고 있는 물품은 아이쿱생협이 직접 공장을 운영하거나 뜻을 같이하는 생산자들을 찾아 계약생산·재배하는 방식으로 조달한다.

아이쿱생협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진행한 '예외없는 식품안전표시제' 캠페인. <사진제공=아이쿱생협>

- 유기농 매장이 주목받고 있는 건 그만큼 좋은 유기농 제품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드림의 유기농 식품이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

아이쿱생협의 안전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제품을 관리하는 일은 중앙에서 총괄하고, 굉장히 깐깐한 시스템으로 진행한다.

생산자와 계약을 하기 전 검사하고 납품하기 전 또 검사하고 납품한 이후에도 불시에 검사를 하는 등 ‘세 번 검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기준도 정부에서 정한 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내부에 물품 취급 기준을 정하는 위원회가 있고 위원회에 소속된 조합원들이 직접 기준을 정한다. 관리는 전문화된 직원들이 맡고 있는데 이 또한 잘 이뤄지고 있는지 조합원들이 감독한다. 즉 조합원들이 계속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일단 생산 및 공급이 중단된다. 그리고 물품 안내지와 홈페이지에 바로 해당 물품에 대한 공지를 하고, 그 물품을 받은 조합원들에게는 문자 안내 후 모두 리콜 조치한다.

또한 왜 기준에 맞지 않는 물품이 생산됐는지 역추적을 해서 그 이유를 밝혀내 대처하고 있다.

- 제품 생산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보이는데, 상품의 가격유지 비결은 무엇인가.

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시스템도 가동되고 있다.

조합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물품은 생산가보다도 더 낮게 판매를 한다.

또한 물품 가격 안정을 위해 아이쿱생협에 물품을 납품하면서 높은 수익을 내는 생산자들이 매출의 일정 부분을 협동 기금으로 내고 있다. 그 기금들은 생산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1차 생산자들에게 가격 안정을 위한 기금으로 지원된다. 생산자들 간에 협동이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조합원들이 매달 내는 조합비 중 물품 안정기금이 포함돼 있다. 그 기금을 비축해뒀다가 갑자기 돼지고기 파동이나 배추 파동 등이 일어나 생산자가 타격을 입게 되면 기준에 따라 기금을 투입하고 있다.

- 향후 발전 계획이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전해달라.

중장기적으로 국내 인구의 3%가 조합원으로서 아이쿱생협과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바다에서 3%의 소금이 그 많은 바닷물을 썩지 않고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듯 3%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본다.

UN이 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만들어졌고 이후 협동조합 붐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형태의 많은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현재 그 수만 8000개에 이른다. 이전과 달리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넓어진 만큼 20년 만에 1%를 달성한 것보다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협동조합은 사회운동 혹은 사업만 하는 곳이 아니다. 조합원들이 원하는 뜻을 담아서 사업을 해나가야 하기에 두 가지가 잘 맞물려 나아가야 한다. 조합원들의 필요와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식품 안전과 우리 농업의 미래 등 공익적인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한금희 아이쿱생협 부회장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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