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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Turn your scar into star’ 내 꿈은 인류애를 실현시키는 것
모바일 교육 플랫폼 ‘양성평등미디어’ 구축…교육 패러다임 전환
여성인재아카데미 사업…여성 리더십 스킬 교육과 멘토링 진행
안은혜 기자 | 승인 2015.08.25 14:17

   
 
[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2003년 설립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여성가족부 산하의 공공기관으로, 공무원 대상의 성인지교육과 4대악 관련 폭력예방교육 등 7개 분야 전문강사 양성 기관이다. 양평원의 김행 원장을 지난 8월 11일 은평구 본원에서 만나 그간의 성과를 비롯해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실천과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양평원 원장 취임 후 1년 반이 지났다. 소회가 어떤가?

“양평원은 지난 10여년 간 대한민국 양성평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막상 양평원에 와보니 그 중요도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두 가지분야에 주력했다. 하나는 양평원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BI 신규 제작을 시작으로 모든 기관관련 교재와 서식, 물품, 인테리어까지 ‘Gender Equality’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하나는 ‘교육 강화’였다. 특히 일반 국민들을 위한 양성평등 의식과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 대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의 우수한 초빙·외래교수진을 확보하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모바일 교육 플랫폼 구축을 통해 다양한 교육콘텐츠 보급으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오픈한 ‘양성평등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4개월 간 144개의 콘텐츠를 자체 생산해 업로드, 현재까지 약 40만회 노출하는 등 모든 국민들이 모바일을 통해 양평원의 콘텐츠를 손 안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 운영과 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있다. 내부 교수진 또한 기존의 강의안에서 더욱 업그레이드된 자료와 강의 기법으로 교육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신규 교과목 개발과 강의시연 활동으로 독려하고 있다.”

   
▲ 폭력제로사회 선언대회 거리캠페인을 하고 있는 김행 원장.
- 양평원의 주요 사업 중 양성평등 진흥사업과 여성 역량 강화사업에 대해 소개한다면?

“양평원은 사회 전반의 성평등 의식 및 문화 확산을 위한 진흥사업을 진행한다. 양성평등시범학교, 양성평등상, 양성평등디자인공모전, 대중매체 모니터링, 여성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포럼 ‘본(BORN)’, 성평등교육협의회 등이 그것이다.

2012년부터 운영해 온 양성평등 시범학교는 올해 3곳(충남 아산연화초, 대구 칠곡초, 전북 원천초)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1999년 남녀평등상으로 시작해 2012년 명칭을 변경한 양성평등상은 방송, 보도매체를 통한 성평등의식 확산을 목적으로 방송부문과 보도부문 양성평등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있다.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은 2010년부터 서울 YWCA에 위탁해 4월부터 10월까지 연 7회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신문,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의 성평등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시키고자 함이다. 양성평등디자인공모전은 디자인 공모전 개최를 통해 일반부 77점, 중고등부 18점의 양성평등 디자인을 수상하여 전시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평등교육협의회는 2006년부터 연 4회 운영하고 있다. 성평등교육 네트워크 기관 간의 상호 보유 자원 활용과 유기적인 협력으로 사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29개 회원기관과 함께 운영된다. 올해는 3월, 5월에 개최했고, 9월, 11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본’ 포럼은 2010년 4월 시작되어 연 5회 열린다. 공직사회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지도급 여성인사들의 축적된 역량과 성과 공유를 통한 여성인력의 지속성장과 발굴을 위해 운영된다. 올해는 3월, 6월 개최됐고, 9월과 12월에 열릴 예정이며, 간담회가 1회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수탁사업으로 여성인재아카데미, 여성인재풀 확충, 여성관리자 네트워크 구축지원, 청년여성 멘토링 등의 여성역량강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여성인재아카데미가 흥미로운데.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율은 49.5%로 남성의 71.4%보다 21.9%포인트나 낮다. 성별 소득격차도 남성이 100이라면 여성은 63.1로 OECD 국가 중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그러다보니 맞벌이 가구의 비율은 43.9%로 낮다. 2014년 통계청에 따르면 남녀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진입초기인 25~29세에는 남성 69.4%, 여성 68.8%로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30~34세엔 남녀 참여율이 각각 89.8%, 57.7%이고 35~39세엔 92.1%, 54.9%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혼여성의 20.7%가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리더십 스킬을 기르지만 여성들은 이마저도 단절된다. 이에 양평원은 여성인재아카데미를 통해 집중적으로 여성 리더십 스킬 교육과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하반기에는 어떤 이슈들이 예정되어 있나?

“최근 학교 내 성추행 사건과 정치계의 성폭력 사건이 이슈다. 양평원에서는 이런 사건을 해당 학교나 회사, 기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성희롱고충상담원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사건의 사전예방과 사후 처리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성희롱고충상담원교육은 교육만족도가 높다. 실전대응 방법과 행정처리 절차까지 현업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폭력예방교육이 쉽고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폭력은 폭력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성역할고정관념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인식 개선이 바탕이 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양평원은 전문적인 교육과 더불어 여러 직능단체 및 전문기관과의 협력으로 강사 풀을 다양화 하는데 힘쓰고 있다. 경찰대상 강사교육을 위한 ‘경찰수사연수원’, 전역예정 간부들의 전직을 지원하는 ‘국방전직교육원’ 등과의 MOU를 진행했고, 강사양성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 가장 큰 이슈는 3만명 규모의 참가가 예상되는 ‘손기정평화마라톤’ 대회 참가다. 매년 10월~11월 중 열리는 ‘손기정평화마라톤’ 대회는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정부주관으로 10월 25일 평화를 상징하는 코스인 임진각에서 개최된다. 양평원에서도 ‘손기정기념재단’과 협의를 통해 양성평등을 지지하는 여성과 남성, 그리고 그들의 가족 및 지인 5000여명이 함께 참가해 평화와 양성평등의 의미를 되새기고 양성평등의 취지를 공유할 예정이다.”
 

- 진정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치, 사회의 실천과제는 무엇인가?

“‘양성평등은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가 양평원의 캐치프레이즈다. 양성평등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이다. 여자 또는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이나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양성평등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 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 등 우리 사회의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젠다이자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성장과 직결된 문제다. 이제는 사회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이뤄갈 수 없는 구조이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시행중인 ‘정부 각종위원회 여성비율 확대’와 같은 목표 달성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1984년 한국여성개발원이 정부 내 각종 위원회의 남녀 실태 조사결과 여성위원의 비율이 2.2%에 불과했다.

그 후 제 4차 여성정책기본계획에는 ‘2017년까지 정부위원회 여성참여율 40% 달성 및 유지’를 목표로 설정했고, ‘여성발전기본법’을 개정해 정부위원회 성비할당 규정을 마련했다. 정부위원회 여성참여 확대 정책 시행 결과, 2014년 4월 말 기준으로 43개 중앙행정기관 444개 정부위원회의 여성참여율은 29.6%로 상승 중이다.

기업은 양질의 노동력 확보를 위해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일·가정 양립의 문제나 여성의 사회 진출이 있다 하더라도 그 안에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는 영역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세밀하게 봐야 보이는 부분에서의 진출은 어렵기도 하고, 이로 인한 역차별 정서가 늘어나는 것 등의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가야 한다.”

- 힘들었던 일을 꼽는다면?

“양평원에 와보니 이곳이 정말 중요한 기관임을 느꼈다. 그런데 그 중요도에 비해 예산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기관장으로 할 수 있는 것, 예산 증액과 인원확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 단지 양평원을 위해서만이 아닌 양평원이 갖는 공공성을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에너지원이 확장된 것이라는 의미에서 보람을 느꼈다.

힘든 일을 꼽자면 교육생들의 교육 공감도를 높이는 일이었던 것 같다. 양성평등은 정책변화의 속도에 비해 문화와 의식수준의 변화가 더딘 편이다. 가시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상승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양성평등이 되었다고 보는데, 실제 여성의 삶 속에서 양성평등 체감도는 많이 낮다.

교육기관으로서 갖는 어려움도 여기에 있다. 현재 양성평등교육은 이전의 교육과 달리 더 깊고 자세히 보고 생각해야 알 수 있는 차별에 대해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 그래서 교육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교수진의 역량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중이다.”

   
 
- 일하는 여성, 청년여성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다면?

“직업은 생계를 위한 기본적인 충족요건이긴 하지만 결국 자신의 소명의식에 따라 정해진다. 자신의 소명의식, 꿈, 비전, 자존감이 직업을 선택할 때 그대로 반영되기에 자신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말아야 한다. 사회적 시선, 분위기에 스스로를 위축시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라.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가이다. 자신의 소명의식을 찾아 그것을 통해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지 확신을 가져야 한다. 비전과 확신이 없으면 자기 일에 대한 열정도 재미도 없이 일을 하게 될 것이며, 끝까지 갈 수도 없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일을 중간에 포기하지 말아라.

우리나라에는 우수한 여성인력이 많다. 이들이 사회에서 능력발휘를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면 국가적인 손해가 아닐 수 없다. ‘Lean out’ 하지 말고 ‘Lean in’ 하라.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그리고 어떤 일에서든 공공적 마인드와 애국심을 갖고 일하는 이타적인 삶을 살기 바란다.”

-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Turn your scar into star’라는 말이 있다. 상처를 가진 사람을 별로 만든다는 의미다. 내가 사회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상처가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려줌으로써 별로 만들고 싶다.

양평원 원장으로 부임하고 성범죄 피해여성, 미혼모, 탈북여성 등 상처받은 여성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이들을 만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최종 꿈은 전 세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난민들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은퇴 후에는 공부도 할거다.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에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 내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 같다.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선일보 이학준 기자가 쓴 탈북자에 관한 이야기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라는 책과 수전 손택의 소설 ‘타인의 고통’ 두 개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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