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에 따르면 외환은행 중국법인의 경우 영업실적이 양호하며 소위 ‘잘나가는 회사’로 합병 전 200억 원의 흑자가 무난하게 예상됐으나, 합병 이후 적자 407억 원을 기록했다. 합병 결과 오히려 적자 전환의 결과를 얻은 셈이다.
 

기업 합병의 경우 자본금 규모, 부실대출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합병비율을 결정한다. 하지만 작년 말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부실대출 규모가 외환은행 중국법인의 10배에 달했음에도 불구, 동등한 합병비율이 책정돼 합병 당시 그 규모를 적절히 반영했는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참여연대는 22일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의 지위에 있는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자신들이 떠안아야 할 손실을 외환은행에 전가했다면 은행법 위반”이라며 “부실대출 규모가 현저히 높은 곳(하나은행 중국법인)과 낮은 곳(외환은행 중국법인)이 똑같은 비율로 기업 가치를 판단, 그것이 회계 상에 그대로 반영돼 외환은행이 손해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높은 부실대출 규모에 대해 “흔히 다른 기업의 대출채권을 인수할 때 유동화 과정(비유동성 자산을 시장에서 판매 가능한 형태의 증권으로 변환시켜 이를 시장으로부터 현금화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나 하나은행의 경우 그 과정을 건너뛰어 대출이 휴지조각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규모 부실채권 매입 의혹도 제기했다. 참여연대 측은 “합병 직전 하나은행 중국법인이 중국 민생은행으로부터 해흠강철집단 유한공사 대출채권 1억 위안(174억 6천여만원)을 사들였는데 수개월 후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불법대출 개입 여부도 조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외환은행의 독립경영 5년을 보장한 합의를 깨고 조기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환은행의 작년 4분기 경영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것에 주목하고 관련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