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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영 뮤지컬 음악감독, 음악을 통해 행복을 꿈꾸다성공,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지금이 행복한 순간
음악을 통해 관객의 감성을 깨우다
이근하 기자 | 승인 2015.04.22 11:21
   
▲ 장소영 뮤지컬 음악감독

[여성소비자신문=이근하 기자] 뮤지컬 무대의 막이 오른 순간 많은 배우들이 일제히 노래하고 움직인다. 그러자 관객들의 얼굴엔 웃음과 슬픔,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 그것을 지켜보던 이가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무대 아래 숨은 지휘자 음악 감독의 이야기다.


라이선스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을 오가며 활약 중인 뮤지컬계의 손꼽히는 음악감독 장소영. 34세, 비교적 늦은 데뷔에도 불구하고 국내 뮤지컬계 여성의 대활약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여덟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장 감독은 선화예술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했다. 이후 KBS-1TV ‘열린음악회’의 오케스트라 음악을 편곡, 드라마·영화 배경음악을 작업했으며 2004년 뮤지컬 ‘하드락카페’로 데뷔, 12년 간 시대와 국적·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보이첵’, ‘그날들’ ‘라카지’는 장 감독의 대표작품.

그는 한 곡의 노래로 극 중 인물의 일생을 표현하며 찰나의 순간조차 관객과 나눈다. 덕분에 대사, 음악, 인물 등이 관객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실력을 입증하듯 장 감독은 2007년 한국뮤지컬 대상 시상식 작곡상, 2009년 더 뮤지컬 어워즈 작곡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성공한 음악감독’이라는 주변의 평에 대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웃는 그는 좋은 공연을 위해 오늘도 바쁘게 달린다.

-음악감독은 음악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이 꿈꾸는 직업 중 하나다. 어릴 적부터 소망한 직업인가.
"그렇지 않아요. 어릴 적에는 피아니스트가 꿈이었어요. 음악감독을 꿈꾼 것은 대학교 때에요. 대학 시절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고 결심했어요. 예전부터 음악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걸 좋아했죠. 스토리가 있는 장르에 어울릴 만한 음악을 만드는 게 재밌었어요."

-음악을 만들 때 영감은 주로 어떻게 얻는가 .
"아무래도 극 음악을 하다 보니 사람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하려고 해요. '극에서 그 당시 감정으로는 어떤 노래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요. 사실 영감은 앉아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따로 영감을 얻는 방법이 있다기 보다 인물이나 스토리에 집중해서 작곡을 해요"

-공연 중 관객의 공감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공연을 만들 때 생각하죠. 이 쯤에서 지루할 것인가. 이 쯤에서 박수를 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것인가. 물론 연출이 많이 고민하겠지만 음악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생각해요. 공감은 중요해요. 공연하는 우리만 재밌어서는 안되니까요. 특히 소통이 부족한 디지털 시대에 사는 관객들에게 공연을 통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일깨워 준다는 자체가 의미 있고 행복해요. 그 매력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하는 것도 있어요."

-뮤지컬은 크게 라이선스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로 분류된다. 각각의 특징은.

"완전히 다른 장르입니다. 라이선스는 외국에서 이미 흥행한 작품을 들여와 국내 정서와 배우에 맞게 재연하는 것에 치중하죠. 반면 창작뮤지컬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요. 음식에 비유하면 라이선스의 경우 정해진 레시피로 얼마나 잘 만드냐지만 창작은 메뉴를 정하는 단계부터 시작하는 거에요. 재연과 개발의 차이는 비교가 어려워요."

-유를 창조하는 개발 부문(창작뮤지컬)이 더 어려울 것 같다.
"창작은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아요. 우리네 이야기고 우리의 언어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라이선스 뮤지컬은 이미 흥행한 작품이다 보니 장점이 더 많지만 외국어로 만들어 진 것을 한국어로 번역해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죠. 모든 작품이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결국 각자 장단점이 있고 창작뮤지컬이라고 해서 더 어렵거나 흥행이 부진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필요 없는 거죠.

다만 사람들이 보다 검증된 것을 선택하는 경향은 있다 보니 그런 측면에서 창작뮤지컬이 고전하는 것은 있어요. 그렇다 해도 리스크가 있는 만큼 성공했을 때 그 자부심이 더욱 크고, 콘텐츠 개발의 의의도 있어요.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요. 그 부분에 있어서 라이선스 뮤지컬에 대한 이해와 연구도 필요해요. 취할 점은 취하고 버릴 점은 버려야 하니까요."

-현재 운영 중인 음악제작기업 TMM도 콘텐츠 개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가.
"그렇죠. 다수의 작품을 하다 보니 기존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많아요. 그 사람들과 모여 일을 하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절약하고 제자나 인턴을 통해 더욱 조직적으로 공연, 음반 등을 제작하고 실행하는 거죠. 또 후배양성의 목적도 있어요. 능력과 좋은 자질을 갖춘 친구들을 양성하고 저 또한 그들로부터 영감을 얻기도 하면서 서로 협업을 하는 거에요. 결국 양질의 공연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죠"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는 인정받는 위치에 있지만 늘 순탄치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여성 감독으로서 겪은 어려움이 있는지.
"여성이기에 겪은 어려움은 분명 있었지만 그것이 내가 여자라서 얻는 불익이라는 생각은 일부러 하지 않았어요. 바꿀 수 없는 나의 조건 때문에 패배의식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에요. 물론 육아나 결혼으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덜해졌죠. 어쨌든 '여자라서 안돼, 억울해'같은 생각은 본인에게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업계가 성공했다고 평하는 음악감독이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글쎄요. ‘성공했다, 실패했다’ 보다 좋아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이 일을 안 하면 안될 것 같았어요. 그만큼 간절했고 즐기다보니 이제는 보람을 느끼고 금전적인 면에서도 괜찮아져 이것이 성공인가 싶어요. 하지만 성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 말 자체가 와닿지는 않아요.

누군가 말하길 '성공이라는 것은 하기 싫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자유'라고 해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도 맞죠.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지는 않잖아요. 그런 면에서 ‘내 인생 괜찮네’라고 생각해요. 또, 공연이 끝날 때 마다 '너 수고했어. 잘했어'의 박수를 받는 순간 그것이 정말 행복한 인생이라고 느껴요."

-20대, 30대 그리고 지금 중 언제가 가장 행복한가.
"지금이요. 예전에는 하고 싶은 데 못하는 것들이 많았고 할 줄 아는데 시켜주질 않았죠. 생각해보니 할 줄 모르는데 할 수 있다고 생각만 하기도 했지만요. 그때에 비하면 현재 패기는 덜 하지만 대신 노하우가 있죠. 20대에는 우리가 무언가 해보자고 했을 때 실현가능성이 부족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함께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졌어요. 20대에 일찍 기회가 왔으면 지금의 행복을 몰랐을 거에요."

-감독님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우선 음악의 기초 공부를 아주 탄탄히 다지세요.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음악을 전공했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에요. 전문가가 되면 소통하는 법을 배우세요. 많은 사람들과 작업하는 만큼 타인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이근하 기자  5dlrms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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