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이근하 기자] LG그룹 계열사,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업체 '지흥'이 2년 연속 실적 하락을 겪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이 완전히 악재로만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8년 설립 이후 고속성장하던 지흥이 지난해 매출 847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3.8%, 72.3% 감소한 것이다.

11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지흥은 영업 첫해 매출 29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한 이후 급성장하며 2011년 매출 742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또 2012년에는 매출 1263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그룹 계열사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지흥의 주 거래처는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로 2012년에는 LG화학에서만 2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성장세는 LG계열사 간의 내부거래 비중이 줄면서 2013년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흥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 21.2%, 2013년 16.6%, 2014년 10.1%로 줄었다. 그 결과 2013년 매출이 1000억원을 하회하고 영업이익 역시 100억원 밑으로 급락,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지속되는 실적악화가 오히려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 축소로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서 제외 된 것.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 그룹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를 초과하는 비상장 계열사(단, 상장 계열사의 경우 30%)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심사 대상이 된다. 즉, 내부거래가 12% 이하로 줄어든 지흥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한편 지흥은 지난해 9월 자동차·가전 등 센서·시스템 개발 업체인 센시스의 주식 45%를 18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앞서 2010년에도 디젤자동차용 센서사업을 진행 중인 동양센서 지분 19.33%를 사들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며 "지흥의 실적하락이 진짜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근하 기자  5dlrms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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