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삼성전자 이정배 사장, SK하이닉스 김주선 사장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4’에 삼성전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과 SK하이닉스 김주선 사장이 참석해 기조 연설에 나섰다.

세미콘 타이완에 양 사의 사장급 임원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장과 김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소개했다.

세미콘 타이완은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전시회로 해마다 개최된다. 올해는 대만 북부 타이베이 난강 전람관에서 4~6일간 진행되며 11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정배 사장과 SK하이닉스 김주선 사장은 전날 개최된 행사개회식에서 각각 ‘메모리 기술 혁신을 통한 미래로의 도약’, ‘AI 메모리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 사장은 연설을 통해 메모리 기술의 혁신과 AI 발전에 필요한 비전을 제시했다. 고성능 AI 및 데이터 처리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이 사장은 우선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전력소비량이 증가한 한편 GPU의 계산 능력이 크게 향상됐으나 메모리 대역폭은 같은 수준으로 확장되지 못해 전체 성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AI 데이터 처리에는 더 많은 저장 용량이 필요한데 이같은 과제 해결을 위해 삼성전자는 고성능, 저전력 제품과 온디바이스 AI 전용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메모리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기존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HB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직 기술이 결합되어야 하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역량을 통해 HBM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맞춤형 HBM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다른 파운드리 및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들과 협업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AI가 진화하는 과정과 관련, ”클라우드 기반의 AI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AI의 발전을 위해서는 온디바이스 AI의 발전이 필수적이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미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강점”이라며 “AI가 더욱 발전하려면 엣지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미래의 도전 과제가 크고 고객의 요구가 점점 더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업계 선두주자들과 협력해 AI 및 메모리 기술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파트너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 혁신을 이끌고, AI와 메모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 사장은 “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적기 공급할 수 있도록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며 “대만 TSMC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AI가 발전해 AGI(인공일반지능)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전력과 방열, 그리고 메모리 대역폭과 관련된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며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전력’을 꼽았다.

그는 “2028년에는 데이터센터가 현재 소비하는 전력의 최소 두 배 이상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데이터센터에서 더 많은 전력이 사용되면 비례해서 발생하는 열도 늘어나는 만큼 AI 기술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SK하이닉스는 파트너들과 함께 고용량, 고성능에도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해 열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고효율 AI 메모리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사장은 이어 AI 구현에 적합한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챗GPT가 도입되기 전까지 대역폭과 관련된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으나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메모리 대역폭 향상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SK하이닉스는 이런 장애물들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HBM3E, 고용량 서버 D램 모듈(DIMM), 쿼드레벨셀(QLC) 기반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와 LPDDR5T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번달 말부터 HBM3E 12단 제품 양산에도 돌입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차세대 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HBM4를 고객 요구에 맞춰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며 “베이스다이에 로직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HBM4는 TSMC와 협업을 통해 생산할 예정이며,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 외에 모바일 모듈 LPCAM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512GB 고용량 DIMM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개발 중이다.

그는 “SK그룹은 AI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주요 AI 사업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 소프트웨어, 유리 기판과 액침 냉각 등 서로 상승 효과를 만들 수 있는 AI 인프라 구축에 나섰으며 AI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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