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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의 삶의 질 높이려면 일터부터 건강해야”<인터뷰>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최문희 기자 | 승인 2015.01.29 13:48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카드뮴에 과다 노출되면 등뼈와 손발, 관절에 통증이 온다. ‘이따이이따이병’의 발병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은 이같은 중금속 오염에 몸살을 앓았다. 인근 주민의 고통은 더했다. 제련소에 근무한 근로자 한 명은 혈중 카드뮴 농도가 7배 가량 초과했지만 별 치료 없이 세상을 등졌다.

국정감사 당시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노동자 4명의 아황산가스 측정치는 도출기준인 2ppm을 초과했다. 한 의원은 “환경조사와 주민건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환경부 종합국감 전까지 구체적인 실태조사 계획을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앞선 2013년 그는 업무상 질병의 핵심 요인과 직결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통과시켰다. 사고 발생시 기업의 매출액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게 법안 주요 골자다. 기자는 환경 문제와 더불어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활발히 다루고 있는 한 의원을 통해 여러 사회 현안들을 들여다봤다.

환경오염·산재은폐 문제 ‘공론화’ 대한민국 의정대상 수상
“안전한 작업환경 위해 정부·기업이 사회적 역할 다해야”

Q. 2013년 5월, 유해물질 사고 발생 시 해당 기업의 매출액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개정안은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 기업에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물리는 것으로 환노위를 통과했어요. 하지만 법사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재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대 5% 이하로 개정됐죠. 이 과정이 정치라고 봐요. 개정안에 대해서 재계는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과도하다곤 볼 수 없어요. 위반행위의 종류, 사업규모, 위반횟수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되기 때문이죠.

재계는 하루빨리 사업장의 안전관리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해요. 법을 준수해 과징금 및 처벌을 받지 않도록 준비해야 하죠. 안전관리 방안 등과 관련해 국회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 역시 역할을 다해나갈 거예요. 개정된 법안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예방에 있어요.

개정안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작업환경을 조성, 행복한 노동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사회적 책무를 다해주길 바라요.”

Q. 당초 법안은 해당 기업의 매출액을 50% 이하로 부과할 수 있도록 정했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매출액의 50% 이하로 과징할 수 있게 했던 것은 계속되는 화학사고로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해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요구를 수용하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과징금의 규모가 축소됐지만 이 정도 수준에서 합의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정해진 법에 따라 후속 법 집행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고요.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개정은 국민 안전과 환경 문제 개선을 더욱 중요시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내다봐요. 많은 기업들이 엄격해지는 규제에 적응키 위해 노력하길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예요.”

   
 
비정규직 ‘눈’에 맞춘 일자리 대책 세워야

Q. 최근 정부는 기간제·파견 노동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는 등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내놨다. 이에 대한 여론 비난이 들끓는 가운데 환노위에선 활동 계획을 어떻게 마련 중인지.

“35살 이상 계약직 고용기한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과 용역을 확대, 정규직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을 쉽게 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 핵심 내용이죠. 정규직마저 비정규직화 하는 ‘비정규직 양산’, ‘장그래 양산’ 법이라 할 수 있어요. 일반해고의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법을 무시한 행정지침의 남발 역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은 남용과 차별이에요. 철저하게 비정규직의 관점으로 비정규직 대책이 만들어져야 하죠.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는 단순히 우리 사회 한 영역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어요. 이 문제를 해결치 않고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영역에서 단 한 치의 전진도 이룰 수 없죠.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비정규직의 사용을 제한하고, 정규직 전환을 유도해야 해요. 동일한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임금 복리후생에서 차별받는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Q. 다태아 산모에게 주어지는 출산전후 휴가를 90일에서 120일로 연장하는 등 여성 복지를 확장하는 데에도 힘 쏟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육아휴직과 함께 퇴사를 감행하는 여성들이 신음을 앓고 있다. 워킹맘들의 복지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안책을 주문한다면.

“전업주부나 워킹맘 구분 없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는 무료 보육시설 등 엄마들을 위한 다양한 육아 서비스가 필요해요. 공공보육시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확대해 가정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정책도 필요하고요.

이와 함께 기업은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해야 해요. 정부는 육아휴직제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구상해야 하고요. 워킹맘들이 마음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계속 이뤄져야 해요.”

Q. 정부는 또 다시 2차 경단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2019년까지 여성 경제활동률 60.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시간제일자리에 대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책으로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두터운데.

“1차 경단계획은 사실상 실패라고 봐요. 기본계획만 세웠을 뿐 실질적인 시행 계획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죠. 단지 숫자에 목매였던 1차 경단계획은 정부의 구호에만 그치게 됐다고 봐요. 제대로 된 경단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선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죠.

여성 고용 문제, 특히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재고용을 넓히긴 위해선 중소·중견기업에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재고용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죠.

이번 2차 경단계획에는 재직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를 중심으로 정책과제를 강조하고 있어요. 이것이 과연 현장의 목소리나 기업의 입장을 수렴한 것인지 의문스러워요. 앞으로는 시간제 일자리의 확대보단 기존 시간제 일자리의 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살아가는 땅 위의 문제들

Q. 여성노동 문제에 이어 환경문제에 대한 현안도 짚어 보겠다. 최근 반려동물의 사체를 동물 장묘시설에서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폐기물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다. 법안이 정착될 시 효과는 어떻게 전망하나.  

“여태껏 가정에서 반려동물이 죽으면 사체를 생활폐기물로 폐기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려야 했어요.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을 생활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는 건 국민 감정에 반하는 법 조항이었죠.

이번 법 통과로 다행히 동물장묘시설에서 처리되는 동물의 사체는 폐기물이 아닌 장묘처리가 가능해졌어요. 이를 계기로 반려동물사체 처리에 대한 인식과 제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요.

환경오염 방지는 물론, 위생적인 생활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반려동물 사체 외 동물사체 관리 및 수거 체계를 개선하는 노력 역시 계속 이어져야 해요.”

Q. 지난해 10월 열렸던 국정감사 관련 질문이다. 당시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관리지역인 전남·경남, 제주도에서 단 한 건의 오염행위 단속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7건을 단속했지만, 22건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가기관의 철저한 단속 이행을 위한 강구책은 없을까.

“당시 국정감사에서 깨끗한 상수원을 확보·보호하기 위한 환경청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죠. 해당 유역청에게 관할지역의 상수원 보호와 관련한 지적사항이 미이행된 사유를 철저히 파악하라고 주문했고요. 앞으로 국회 및 환경부는 상수원 환경오염행위에 대한 단속결과 상세 내역과 단속건수가 없는 사유를 확인, 추가 법제도 정비 및 행정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원칙과 상식이 ‘특권과 반칙’ 몰아내야

Q.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연구위원과 노조위원장을 거쳐 한국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 대외협력 본부장 등을 역임한 끝에 환노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환경·노동 문제에 촉각을 세우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자본과 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채 희생을 강요당해왔어요.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척박하기만 한 노동 가치를 높이고 노동자들이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일조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환경은 우리 삶의 기본 토대지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위해선 환경문제 해결이 필수적이에요. 환경문제를 더 이상 후순위로 두는 것은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바른 태도가 아니기에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노동운동가로서의 활동 반경과 정치계 입문 후 활동 반경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계 입문 후 온도 차이와 소감이 궁금하다.

“정치란 수많은 이해관계와 갈등의 조정, 협의 과정이라 다양한 입장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현안들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에요.

노동운동가로서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조직하고 요구하는 것이 역할이었다면, 정치인은 보다 유연하고 통합적인 관점과 태도로 노동자와 경영계 등 기타 이해관계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저는 앞으로도 노동계의 기대와 염원을 대변하고 있다는 책임감을 짊어지고 노동·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나가고자 해요.”

Q. 앞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정치는 무엇이며, 향후 계획은.

“초선의원으로서 우리나라 정치가 이대론 안 된다는 비판을 몸소 체험하고 있어요. 정치가 변해야 국가에 희망이 생긴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정치가 변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보다 노력해야 한다고 봐요. 겸손한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원칙과 상식이 특권과 반칙을 몰아내고, 사람 사는 세상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이는 국회의원이 되면서 세웠던 저의 첫 목표이기도 하고요.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서민이 행복한 세상, 한 번의 실패가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고 다시 일어서 새 출발할 수 있도록 재도전의 기회가 있는 정치로 나아갈 거예요.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정치를 하도록 힘 쏟겠습니다.”

Q.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언제나 노동자, 서민의 곁에서 함께 하고 소통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믿음직하고 듬직한 정치인으로도 기억되고 싶어요. 국민의 미래와 희망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아가겠습니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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