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현대자동차 그룹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산업용 협동로봇, 군용 정찰로봇 등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이 다각도로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신규 투자와 인간형 로봇부터 주행 보조 로봇, 사족보행 로봇의 연구 개발, M&A 등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팔 개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하는 한편 자체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협동 로봇(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일할 수 있는 소형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연구진이 창업한 회사다. 2021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0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단행한 시설자금 289억원, 운영자금 300억원 등 58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94만200주(지분율 10.3%)를 확보한 바 있다. 현재 지분율은 14.83%로, 삼성전자 측은 오는 2029년까지 두 번의 콜옵션을 거쳐 지분율을 59.94%까지 늘릴 방침이다.

최근 수년간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앞서 CES 2019에서 웨어러블 보조 로봇 ‘잼스’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CES 2024에서 집사 로봇 ‘볼리’를 공개하는 등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지난해 특허를 출원한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초기 생산물량은 10만 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의 로봇사업팀을 해체하고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으로 배치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로봇 연구 확대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 차세대 지능형 로봇 연구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한 미국의 로봇개발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로봇개 '스폿',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 등을 개발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 상업화의 첫 단계로 현대차 공장에 투입해 다양한 역할을 맡기며 능력을 시험할 예정이다. 스폿과 스트레치는 이미 자동차 공장과 건설 현장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율을 지속 확대 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을 더 투자하면서 지분율을 기존 80%에서 8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사재를 추가 투입하면서 지분율이 21% 이상으로 확대했다.

LIG넥스원이 미국의 사족보행로봇 전문기업 '고스트로보틱스(Ghost Robotics Corp.)'를 인수했다.

LIG넥스원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PE)와 함께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중 6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총 지분 5540억원(약 4억달러) 가운데 약 3320억원(약 2억4000만달러)다.

고스트로보틱스는 2015년 필라델피아에 설립된 사족보행로봇 전문기업이다. 대표 제품 ‘비전60’은 경쟁사 대비 긴 배터리 지속 시간을 자랑하며, 자갈밭, 언덕 등 평탄하지 않은 지형에서도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 

물에서도 빠른 이동이 가능하며, 임무 유형별로 최적화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손상된 부품에 대한 신속한 복구와 수리가 가능하도록 부위별 분리가 가능한 '모듈형 설계'를 적용했다.

LIG넥스원은 연내 워싱턴 DC에 협력 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인 국내외 로봇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방·민수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전세계 로봇 시장은 웨어러블, 서비스용, 산업용 등 활용 영역별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앞서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규모가 146억7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시장조사&컨설팅 기업 ‘브랜드 에센스 마켓 리서치 앤 컨설팅’은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21.9% 성장률을 기록해 1409억4000만 달러(약 19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가 2030년 605억6000만달러(83조9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전 세계 로봇 시장이 2020년 250억 달러(34조6000억원)에서 2030년 1600억 달러(221조 44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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