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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일자리정책, 고용부 등 정확한 빅데이터 구축이 우선<인터뷰>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맘 놓고 일하는 여성 위해 최저임금 인상·여성위원 비율 높여야
최문희 기자 | 승인 2014.12.29 17:16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장대비가 쏟아졌죠. 종로 탑골공원 앞에서 수천명 학생들이 ‘종철이를 살려내라’,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다 전투경찰에 가로막혔어요. 그러자 이들은 비에 젖은 아스팔트 위에 드러누워 버렸죠.

학생운동의 일대 변화였어요. 기존 운동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화염병을 내려놓고, 폭력정권을 이기는 힘이 폭력이 아닌 평화에 있음을 우리 몸으로 증명했기 때문이죠. 6월 10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5월 23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드물어요. 그날의 비폭력 평화시위가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 6월 10일까지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87년 5월 23일이 영원히 머릿속에 기억된다고 답한 그는 당내 ‘486그룹’을 대표하는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이 의원은 ‘전대협 초대의장을 지낸 학생운동가 출신’이란 수식어가 곧잘 따라 붙는다. 전대협 1기 의장, 전대협동우회 초대회장 등을 지낸 끝에 노동·여성 분야에서 활약 중인 그와 함께 정부의 여성정책 현주소를 살피고 그간 걸어온 길을 되짚어봤다.  

Q. 전대협 1기 의장, 전민련 간사, 전대협동우회 초대 회장 등을 거쳐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계에 뛰어든 이유와 당시 포부가 궁금한데.

“운동을 통한 변화와 개혁의 길이 있고, 정치를 통한 변화와 개혁의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고 김근태 의장님께선 그것을 ‘간디의 길’과 ‘네루의 길’로 표현하셨죠. 1999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할 때 DJ의 개혁과 함께 해야겠다 생각해 정치에 입문했어요.

가까운 이들의 우려와 질타가 잇따랐죠. 하지만 정치계에서 당당한 역할을 찾고자 했어요. 지금까지 그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고 봐요.”

Q. 현재 환노위를 비롯해 여성과 아동·가정의 생태를 살피는 여가위 소속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노동자와 여성 인권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대학 입학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데모에 참여했어요. 4·19때처럼 누구나 자연스레 데모를 하는 걸로 알았고, 누구나 가진 정의감의 발로였다고 믿었어요. 더구나 4·19를 이틀 앞두고 있었으니 망설일 것도 없었죠.

한참 지나서야 제 생각이 낭만적이었다는 걸 알았어요. 1학년 여름방학 땐 충남 서천으로 농촌활동을 갔죠. 당시 전 평생 농부와 같은 민중을 위해 살고자 결심했어요. 하지만 사흘이 지나 평생 농부의 삶을 살 수 있느냐 스스로 반문했고, 자신이 없었어요.

고향에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상경할 때 다짐했죠. 농부처럼 살 자신은 없지만, 그들과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은 포기치 않겠다고. 그 마음이 제 DNA에 각인됐다고 할까요? 이후에 노동문제에 나서게 된 건, 2010년 비정규직보호법이 일몰됐을 때에요.

   
 
그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었는데, 정부가 앞장서서 해고를 주도하는 걸 목도해야 했죠. 이후 비정규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자연스레 관심을 쏟았어요. 임금이나 처우에 있어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한 여성노동자들에게 저절로 시선이 갔고요.

다문화 이주노동자의 처지 역시 눈에 띌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면서 환노위와 함께 여가위도 해야 제대로 실태를 볼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Q. 최근 여가부 국정감사에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취업한 여성을 보면 고용기간도 짧고 고용보험에 가입된 경우도 드물다”고 지적했다. 실제 새일센터의 취업 현황은 어느 정도 수준에 머물렀는지.

“취업률을 보면 2011년 62.8%, 2012년 63%로 집계돼요. 하지만 취업자 중 고용보험에 가입한 비율이 60.8%(11년), 57.6%(12년)이죠. 이는 전체 근로자의 고용보험가입률 87.5%(2012년, 고용노동부)보다 30% 가까이 낮은 수치예요.

새일센터를 통해 취업한 여성들의 약 40%가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질 낮은 일자리에 방치돼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죠. 또 하나 짚어야 할 대목이 바로 고용유지기간 통계자료예요. 위에서 봤듯이 고용보험가입률은 60%정도 수준인데, 이 중 절반가량이 평균 고용유지기간이 6개월 미만으로 나왔어요.

즉, 10명의 구직자 중 6명 정도가 취업하고 이 중 4명이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셈이죠. 이 중 2명만이 6개월 이상 한 회사에 근무한다는 결론이 나오고요. 정리하자면, 10명 중 2명만이 그나마 질낮은 일자리가 아닌 적정 수준의 일자리에 취업한다고 볼 수 있어요.”

Q. 그렇다면, 미취업 여성들이 새일센터를 통해 바른 일자리를 얻기 위한 시급한 대안책을 손꼽아보신다면.

 “우선 고용부와 복지부 자료 등을 토대로 정확하고 다양한 데이터 확보가 시급해요. 이를 근거로 여성들의 취업시장 실태분석과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죠.

하지만 현재 여가부의 노력은 미흡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뿐만 아니라 새일센터의 구인, 구직, 취업성과 등을 빅데이터로 구축하는 것 역시 시급해요.

일례로 새일센터를 이용하는 구직자는 전문직을 선호하지만 구인기업은 단순노무 종사자를 원하죠. 일자리 미스매칭이 많다고들 해요. 빅데이터가 구축된다면 일자리 미스매칭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내다봐요.”

   
 
Q. 최근 국세청의 5년간 남녀 노동자 1천만명의 근로소득을 분석한 결과, 국내 남녀소득격차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2012년 남성의 1인당 평균 급여는 4515만원인 반면, 여성 평균 급여는 남성보다 1593만원 적은 2922만원이었다. 남녀소득의 보폭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은 없나.

“먼저 최저임금을 대폭적으로 인상해야 해요. 여성노동자 대부분이 최저임금노동자이고, 그나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200만 명이라고 추산돼요.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임금의 최저기준일 뿐인데 현실에선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변질돼 버렸어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내수 진작정책을 사용하는 선진국들의 선례를 한국이 고민해봐야 해요.

최저임금위원회에 저임금노동시장 당사자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게 여성위원 비율 또한 높여야 하죠. 최저임금법 위반에 대한 관리감독과 처벌을 강화하는 등 정부가 행정의무를 다해야 해요.”

Q. 앞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정치는 무엇이며, 향후 계획은.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넘어 노동이 있는 복지국가, 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하고 존중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싶어요. 또한 평화를 넘어 한반도의 원대한 꿈인 통일도 앞당기고 싶습니다.”
 
Q.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으로 먼저 기억되고 싶어요.”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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