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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STOP” 외치는 당신의 외침은 자연스러운 것<인터뷰>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남성 중심 생태계 속 여성들에게 “의기소침 않고 목소리 내자”
최문희 기자 | 승인 2014.12.29 16:49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영화 카트는 서비스・판매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잘 보여주죠. 핵심은 서비스・판매직 노동자가 매출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고, 그들도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이에요. 백화점이 이를 인식하는 게 첫번째로 중요하죠. 백화점 노동자들의 물 마실 권리, 앉아서 쉴 권리, 전 시설을 사용할 권리를 보장해야 해요. 미스터리 쇼퍼 제도도 폐지해야 옮죠. 고객의 부당한 폭언, 성희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지침이 시급해요.”

지난 10월 23일 한국여성민우회는 ‘존중이 오가는 백화점 만들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상식 수준 이하의 언행을 쏟아내는 고객들, 이에 대한 처우책을 강구하지 않는 백화점에 대한 성토가 인 현장에는 김민문정 민우회 공동대표가 자리했다.

이에 기자는 김 대표에게 청년여성에서부터 전 연령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별에 몸살 앓는 여성 노동에 대한 현안과 민우회의 그간 활동들을 들어봤다.   

Q. 최근 중기중앙회에서 근무하던 계약직 여직원이 성희롱·부당 해고 등으로 목숨을 끊었다. 청년여성이 겪는 직장 내 성차별 문제는 우리 사회가 방지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과제이다. 민우회에선 청년여성을 위한 활동 계획이 마련되고 있나.

“참 안타까운 사건이었어요. 이를 계기로 2∼30대 여성노동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어요.민우회는 오는 2015년에 2~30대 여성노동자들을 만나 이력서,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부터 쪼개기 계약, 직장 내 성희롱, 성별직무분리 등 차별적인 노동환경 등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그녀들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고 대안을 찾는 활동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Q. 워크넷 홈페이지상 ‘여성지원자 연관 질문 및 모범답변’이 최근 삭제됐다. 민우회 등은 성명서를 통해 “워크넷은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여성구직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는데.

“고용부가 노동시장 내 성차별 문제에 대해 얼마나 인식이 부족한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었죠. 고용부는 곧바로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어요.

하지만 여성노동자들을 위한다며 나쁜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는 등 성차별을 당연시, 장려하기까지 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요.

여성 고용율을 높이기 위해선 성차별적 노동환경이 변하지 않곤 불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민우회는 성차별로 일터에서 내몰리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정부의 근본적인 정책변화를 촉구할 예정이에요.”

   
 
Q. 취임하신지 일 년이 다 되어간다. 올해 주요 목표로 삼았던 현안들, 앞으로 활동한 사안들을 짚어 보신다면.

“취임 직후 이슈가 된 사건은 르노 삼성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었죠. 법에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에게 어떠한 불이익조치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근거해요.

하지만 사직 종용과 협박, 소문 유포와 왕따, 부당징계 등 성희롱 피해자와 동료를 몰아내기 위해 회사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심각한 범죄행위가 발생했어요. 민우회는 대표 고발인으로 르노 삼성차와 가해자를 고소하며 문제를 제기했어요.

사측의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 피해자·동료에 대한 피해회복을 위해 1년간 여러 노력을 기울였고요. 이를 통해 성희롱 불이익 조치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피해자·동료가 복직되는 성과가 잇따랐죠.

하지만 회사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민우회는 분명한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역할을 다할 거예요. 우리 사회에 성희롱 불이익 조치는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불법행위’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안착될 수 있게 힘을 쏟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2∼30대 여성들의 목소리 알리기를 비롯해, 경단녀 정책이 여성의 노동 지속을 방해하는 시장의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게끔 여러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에요. 성형산업, 미디어 문제 등도 꾸준히 제기할 참이고요.

이를 통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 등이 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넓히고자 해요. 피해자의 ‘NO’를 넘어선 사회구성원 모두가 ‘NO, STOP’을 외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활동을 이어나갈 거예요.”

Q. 어느덧 민우회가 28살이 되었다. 그간 이뤄낸 민우회의 생활 속 성과를 손꼽는다면.

“사무직여성노동운동, 주부운동, 생활자치운동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여성운동의 큰 지형을 바꾸는 역할을 했죠.

이젠 낯선 용어들이지만 결혼퇴직제, 여행원제, 여사원제와 같은 성별분리호봉체계, 직급정년, 부부우선해고 등 차별적인 제도들이 폐지되는 성과 또한 누렸어요. 육아휴직, 모집·채용과정의 차별금지 등 제도들이 만들어지면서 여성도 노동자로서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는 계기를 촉발시켰고요.

서울대 신교수 성희롱 사건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이슈화했고, 남녀고용평등법에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조항이 신설됐죠.

특히 성희롱이 만연한 회식문화 바꾸기, 평등 명절문화 캠페인 등은 대표적인 생활 속 여성운동이에요. 민우회가 직장과 가정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적 생활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일상의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죠.”

Q. 여성의 참권리를 수호키 위해 나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 이는 곧 함께 더불어 잘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남성 중심 생태계로 이뤄진 한국 사회 여성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

“남성 중심 생태계는 여성들에게 늘 ‘왜? 뭐지? 아닌가?’ 라는 질문을 갖게 해요. 여성의 경험과 관점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게 많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질문하는 여성들에게 ‘넌 왜 그렇게 비딱하니?, 너 바보니?’ 라는 비난이나 조롱이 쏟아지기 일쑤고요. 여성들이 그런 반응에 의기소침하지 않길 바라요. 당신의 질문과 문제제기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죠.

더불어 그것이 우리사회를 좀 더 평등한 방향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이고요. 하지만 혼자선 그 질문을 지속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자매애를 나눌 수 있는 맘에 맞는 동료나 친구를 찾아 함께 하면 더 좋죠.

민우회는 여성의 목소리가, 삶이 곧 운동이 되는 곳이에요. ‘두근두근한 나와 사회의 변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민우회 회원이 되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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