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성 파워인터뷰
한 그루 나무가 숲을 이루듯 더불어 행복한 소비, 공정무역이미영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 대표 인터뷰
이윤만 추구하는 대기업 질주 차단제 역할은 대중의 ‘윤리적 소비’
최문희 기자 | 승인 2014.08.27 15:12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중간유통 착취를 배제한 직거래는 소비자에게 생산자의 이야기가 담긴 제품을 좋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죠.”

이처럼 공정무역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투자하는 소액주주들이 참주인인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시민주식회사로 출발했다. 아시아 여성들의 빈곤해결과 환경보호에 주력하는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로 활약 중인 이미영 대표는 여성,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땀을 흘려 온 여성환경운동가.

빈곤국가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에 관심을 가진 그는 자연스레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에 골몰한 끝에 국내 최초 공정무역 사회적기업의 뿌리를 튼튼히 다지는데 성공했다. 윤리적 소비를 몸소 실천하는 이미영 대표의 뜻 깊은 시간에 두 눈과 귀를 가만히 열어보자.  

-대표님께선 오래전부터 경실련 환경개발센터와 동북아대기환경네트워크, 여성환경연대 등 환경운동 현장에서 고분군투해오셨다. 환경 문제와 직결되는 사회적기업과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궁금한데.

“여성환경연대에서 오랜 시간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면서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개도국 여성과 청소년들이 자본의 논리에 얽매인 채 비인간적 환경에서 노동을 하는 것, 환경파괴와 공해 등과 같은 문제가 경제의 논리에 밀려 무시당하는 것, 그렇게 쥐어 짠 결과가 더 싸게, 더 많이 세계 각국의 시장으로 팔려 나가는 것을 보면서 문제의식을 갖게 됐죠.

특히, 여성은 세계 절대빈곤 인구의 70%와 전세계 노동력의 66%를 차지하지만 수입은 10%에 불과해요. ‘빈곤의 여성화’는 아동의 빈곤으로 대물림되는 형국이라 할 수 있죠. 이에 빈곤지역 여성 이양의 핵심은 직업교육을 넘어 일자리창출로 직결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WFTO(World Fair Trade Organization)에 따르면, 공정무역은 아시아 지역에서 약 21만5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요. 이 중 여성의 비율은 70%에 육박하죠. 대부분 사업장에서 준수되는 최소가격(국가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임금기준 준수)과 소셜프리미엄(보건, 복지, 교육지원)지급 원칙은 최빈곤층 여성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 기여한다고 생각했지요.”

- 말씀하신 것처럼 그루는 제3세계 여성생산자들과 함께 일궈내는 공정무역 패션 브랜드이다. 주력하고 있는 제품군과 특징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면?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 개도국 여성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담아 만든 옷과 패션소품, 리빙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그루의 가장 큰 특징이지요.

면, 울, 마, 실크 등 자연소재와 베틀로 짠 원단을 사용하고,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루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소통, 그리고 제품에 담긴 스토리를 중시한답니다. 제품기획과 디자인, 생산자관리, 영업 및 판매 등을 모두 아우르는 공정무역 토털 브랜드이기도 하지요.”

   
 
공정무역 한가운데는 여성

-공정무역의 여러 분야 중에서 패션에 초점을 맞춘 특별한 계기는.

“공정무역의 주체에 여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제3세계 노동현장에서 부당한 취급을 견디는 생산자들 대부분이 여성이나 미성년자에요. 사회적 약자이므로 저항하기 쉽지 않고, 착취의 대상이 되죠. 또한 소비자 역시 여성이 많은 편이지요. 공정무역 주요 아이템인 식품 등은 주로 살림하는 사람들이 구입하게 되니까요.

때문에 패션은 여성인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어요.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고 전통기술을 상업화해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낼 수도 있고요.

수공예 옷과 소품들은 생산의 전 과정이 여성의 손에 의해 통제되므로 여성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갈 수 있어요. 대를 이어 물려받은 전통기술을 살려 문화적 다양성을 보전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지요”

-대표님 철학처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자구책 중 하나가 ‘올바른 소비’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올바른 소비’에 관해 조언한다면?

“올바른 소비는 투표보다 강력하다는 말이 있어요.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소비의 힘이기 때문이에요. 특히나 제3세계 노동환경은 참혹합니다.학교에 갈 나이의 어린이들이 하루 열 두 시간씩 유독물질 가득한 가죽공장에서 염색 작업을 한다든지, 먹고, 자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통제당하면서 공장에 감금돼 옷을 만들어 낸다던지…

사람도 중히 여기지 않는데 환경을 중히 여길 리는 만무하지요. 제3세계의 무분별한 생산이 가져온 환경파괴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이고요. 소비자들이 자신의 불편이나 경제적 불리를 감수하면서도 ‘착취를 통해 생산된 물건은 사지 않는다’, ‘환경을 파괴하며 만들어 낸 물건은 사지 않는다’고 나선다면 세상은 바뀔 수 있어요. 이윤만을 추구하는 글로벌 대형기업의 질주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대중의 윤리적 소비활동 뿐이지요.”

지구를 위한 단 한 번의 생각

“그렇다고 공정무역 제품만이 절대 옳고, 다른 시중의 물건들은 모두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아녜요. 다만, 뭔가를 사기에 앞서 ‘이것이 옳은 소비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이 물건이 꼭 필요한지, 그리고 이 물건이 가진 가치는 어떤 것인지를 ‘지름’에 앞서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해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생산자와 생산 과정, 유통 과정 등에 윤리적인 가치가 담긴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인류와 지구를 위한 가장 간단하고도 확실한 기여이기 때문이지요.”

-지구 전반을 걸친 환경문제가 복잡다단한 이 사회에서 어떤 인물로 남고 싶은지?

“저는 변화를 좋아합니다. 살아오면서 변화의 계기를 만날 때마다 지속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했어요. 낯선 변화가 나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어떤 상황과 연결시켜줄지 흥미롭게 겪어내는 편이예요.”

이미영 대표는 ‘공정무역 패션’을 국내 패션계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존재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 윤리적 소비를 자리잡게 하는 데 앞으로도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문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