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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서민경제…보험 해약 점점 늘어나
고승주 기자 | 승인 2012.07.09 10:02

좀처럼 경기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서민경제 최후의 보루인 보험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전체 보험사 약관대출 총액은 42조1386억원으로 지난해 3월 총액 36조7486억원에 비해 14.6% 늘어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 총액은 13.8%늘어난 36조4265억원, 손해보험사의 경우 20.4%증가한 5조7121억원이었다.

약관대출이란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의 범위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는 만기 이후에 받을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약관대출 총액이 늘어난다는 건 미래의 안정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르고 신용대출의 자격요건이 강화되면서 보험사 약관대출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박사는 "은행 등 타 금융기관에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졌다"며 "경기가 안좋아지고 당장 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대출이 손쉬운 약관대출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로 약관대출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새롭게 보험에 가입하는 계약자의 수도 감소하고, 가입돼 있던 보험까지도 해약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회계연도의 생명보험 신계약건수는 1787만1000건으로 전년(1988만6000건)에 비해 11.2%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해약 건수는 536만1000건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보험 해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박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 "가계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보험을 새로 가입하는 사람이 적고, 해약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보장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건데 보험해약이 늘어났다는 건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험은 처분할 금융자산 우선순위 중 가장 하위권을 차지하는 상품 중 하나"라며 "보험 해약은 서민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2012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이 생각한 '필요한 자금조달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약할 금융상품'은 자유저축이 62.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적금·적립식 펀드(17.1%), 보험(12.0%) 순으로 나타난 바 있다.

카드론의 총액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한 지표다. 지난 3월 현재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총액은 5조2908억원으로 전년(4조7966억원)보다 10.3% 증가했다.

김해철 여신금융협회 선임조사역은 "저축은행 사태로 서민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적어졌고 이용하는 데 있어서 편리한 카드론을 서민들이 이용하는 것 같다"며 "금리도 10% 중반 대로 은행과 대부업체 사이여서 급한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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