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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 "전 영역 기술 중요성 커져...정부 '전략기술' 확보 준비 중"
한지안 기자 | 승인 2023.06.26 18:44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기술이 모든 영역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간에 관련 문제가 특히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기술 패권을 잡지는 못하더라도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최근 세종로 포럼에 참석해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기술 정책’을 주제로 정부의 우주 경제 로드맵, SMR, 양자 컴퓨팅 등 기술개발 계획에 관해 강의했다.

오 차관은 강연에 앞서 “저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과학기술부에서 30년을 일했다. 기술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 지 약 25년이 됐는데, 최근 기술이 모든 영역에서 중요해지는 때가 됐다. 우리나라가 국방까지 포함해 ‘기술 연구’에 투입하는 예산은 정부 예산 600조 중 약 130조”라며 “최근 미국과 중국 간에 기술 문제가 특히 부각되고 있다. 우리는 양국 사이에서 기술 패권을 잡지는 못하더라도 협력을 끌어내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우리만 가지고 있는 전략 기술을 확보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현재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 수소, AI, 양자 등 12개 분야가 선정돼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중점적으로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 차관은 먼저 우주 개발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 이뤄진 누리호 발사와 관련 “지난 5월이 누리호 3차 발사였다. 저는 이번 3차 발사장에도 있었고, 지난해 2차 발사 당시에도 발사 관리 위원장을 맡았다. 발사 여부를 결정하고 발사 시간을 결정하는 역할”이라며 “3차 발사는 당초 5월 24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시스템 통신 이상으로 한번 미뤄졌다. 사실 발사체는 발사되지 못하면 발사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발사대에서 내린 후 사흘 안에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월요일에 준비해서 화요일 발사대에 올리고, 수요일에나 발사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발사장에 엔지니어만 있는 것이 아니고, 주변을 경계하기 위한 군 병력이 동원됐기 때문에 토요일에 갑자기 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서 이튿날 발사했는데, 북한이 31일 발사체를 쏘아올렸다는 소식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오 차관은 “북한이 수요일 아침에 발사를 시도했고 실패했지만, 만약 다른 상황이었다면 북한의 발사 성공 소식을 듣고 저녁 6시 24분까지 발사를 기다리며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북한의 우주기술 수준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의 3차 발사는 그냥 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주기술, 특히 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한국은 1990년 처음 관련 연구를 시작했으나 1998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고체 로켓 및 액체 로켓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합작했던 나로호도 우여곡절을 겪었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로호 프로젝트가 끝난 후 ‘우리도 독자적인 발사체를 개발하자’는 주장이 나와서 2010년부터 한국형 발사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수준으로 올라오기까지 거의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던 셈”이라며 “많은 분들이 ‘한국이 7대 우주 선진국에 진입했다’고들 한다. 우리가 6등 인도와 30년 차이나는 7등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기술이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작년 누리호 2차 발사 이후 정부에서 우주를 경제의 측면에서 보자고 했고, 대통령께서 많은 비전을 직접 발표하셨다. 앞으로 한국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부터 시작해 한국형 통신 위성 8개를 직접적으로 띄우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쓰는 GPS에 오차가 많으니 차세대 위성을 통해 자율주행차, 금융 등 영역에 정확한 위치 및 시간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현재 이를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 2035년까지 약 3조 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하게 될 예정”이라며 “2030~2040년을 목표로 달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대전-경남지역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예전에는 말도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지금은 하고 있다. 누리호와 다누리 도전에 성공하고 나니 이제야 뭐든 좀 해볼 수 있겠다고 꿈을 꿔볼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언급했다.

오 차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누리호 이후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은 달로 보내는 물체의 무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누리호보다 더 큰 추진체가 필요한데, 발사체는 사실 단가가 얼마나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미국 정부는 기술 이전을 통해 민간업체들이 직접 발사체를 쏘아올리도록 하고 있고, 누리호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 민간 측에서 ‘어떻게 단가를 낮춰서 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프로젝트의 다음 목표인 달 착륙과 관련해선 “달까지는 38만km다. 현재 다누리 궤도선이 달 상공 100km에서 공전하고 있는데, 당초 올해 말까지만 임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었지만 연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한 결과 약 2년 정도를 임무를 더 수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누리가 수행하는 여러 임무 중 하나는 카메라로 달 표면을 촬영하는 것이다.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2032년 달 착륙시 어디에 착륙할지를 결정하게 될 예정”이라며 “달 착륙은 현재까지 3개국이 성공했다. 거리가 38만km 밖에 안 되는 가장 가까운 곳인데도 유인 착륙·무인 착륙 포함해서 3개국만이 진출했고, 사람이 가는 프로젝트 역시 1968년에서 1972년까지만 추진됐다. 왜냐하면 달에 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차관은 “각국이 달에 대해 잊어버렸다가 현재 가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여러모로 달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원 측면에서도 그렇고, SF영화 등을 보면 화성으로 이주한다는 스토리가 나오지 않나. 그런 쪽으로도 여러 국가가 달 탐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이다. 이어 일본, 인도 등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차세대 우주 발사체 개발 및 발사에 성공한 후 이르면 2032년 달에 착륙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오 차관은 이에 대해 “인도에 이어 자체 발사체를 쏘기까지 30년이 걸렸던 것에 비해 우리와 네 번째 달 착륙 국가 사이에 시간적인 차이가 그리 크게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각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2045년 화성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오 차관은 “‘나가서 뭐 하냐’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우주 경제 차원에서 보면 달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달착륙을 추진하는 것은 기지를 세우려는 것도, 냉전 시대와 같이 국위선양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달에는 지구에 없는 희귀한 자원들이 있고, 지구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달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된다”며 “이런 우주 개발과 관련해서 전담 기관을 만들기 위해 우주항공청 도입을 국회에서 검토 중이다. 논의가 잘 되면 빠르게는 12월 정도부터 체계적으로 우주 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어 그는 원자력 발전과 관련 “원자력 찬반이 갈리는데, 저는 소형 원자로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기후 위기 상황에 탄소중립을 위해 미래 에너지로 무엇을 확보할 것인가가 문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 산업 현장에 쓰이는 철강을 만들어내는 연료를 전기화하고 수많은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한 전력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차관은 그러면서 “재생에너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으로 필요한 전력을 충당할 수 있느냐 하면, 사실 할 수 있는 나라가 있고 없는 나라가 있다고 말씀을 드리겠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온실효과로 인해) 탄소는 사용할 수 없게 됐고, 현재 주목되는 것은 수소”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오 차관은 “수소는 전체 우주 원자 중 75%를 차지한다. 원소는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게끔 되어 있고, 이 과정에서 방사선이 나온다. 자연 상태에서도 방사선이 나오는데, 이를테면 커피 또는 바나나 같은 것에서도 나온다. 세상이 원자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자연 상태에서 나오는 방사선과 공학적으로 유도해 내는 방사선에 차이는 없다. 원자력 발전은 원자 간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성한다는 의미로, 우라늄의 양성자 92개와 그보다 훨씬 많은 중성자를 분리해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고 이들 원자가 다시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면서 만들어내는 막대한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각광 받는 발전수단은 소형 모듈 원자로(SMR)다. “소형 모듈 원자로는 대규모 원자로의 10분의 1 정도로 작고, 냉각수 대신 용유염을 사용해 안전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오 차관은 “현재 17개 국가 80여개의 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2035년께 한화 600조원이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 기술을 개발하느냐, 안 하느냐, 개발을 하더라도 얼마나 경제적으로 개발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한국은 소형 원자로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개발 이후 상용화에 관해선 국내 대기업들과 긴밀하게 대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해외수출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차관은 “원자의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만들려면 엄청난 고온이 필요하다. 몇천 도, 몇만 도가 아니라 1억5000만 도까지 온도를 올려야 비로소 핵융합이 일어나는데, 이를 위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수소를 이루는 양성자와 전자 하나씩에 중성자가 2개 더 붙어있는 삼중수소와 양성자 1개와 중성자 1개로 이루어진 중양성자를 원자핵으로 가지는 중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면 열에너지가 나오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핵융합 발전 폐기물이 나오지 않는다. 안전성이나 핵폐기물 측면에서 월등한 면이 있어서 일부에서는 꿈의 에너지라고도 부른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대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내에 케이스타(KSTAR) 핵융합 실험로를 보유하고 있는데, 2035년을 목표로 경제성 실증 작업을 추진 중이다. 예정대로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2040년대 중반쯤에는 우리가 핵융합 발전 기술을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오 차관은 양자 컴퓨팅과 관련해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자제품들은 물리학에서 말하는 ‘전자’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 문명이 만들어진 것을 1차 양자혁명이라 한다”며 “최근에는 ‘양자’의 특성들이 많이 밝혀졌다. 물체가 어떤 상태, 0이나 1이라고 하는 상태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중첩된 상태로 있다는 것인데, 이를 활용해서 정보를 처리하는 새로운 방식의 컴퓨터가 양자 컴퓨터다. 정밀도와 속도에 있어 통신하는 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속도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금융 등 상업적으로도, 국방 안보 영역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은 양자 컴퓨터 관련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고, 구글 등 기업들이 2030년 상용화에 나서겠다고 도전하고 있다”며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많이 뒤처져 있지만 세상이 바뀌어 가는데 지체될 수는 없어서 기술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세계 각 선진국은 빠짐없이 양자 분야 국가 계획에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양자 분야 비전을 세우고 관련법, 예산 이런 것들을 살펴보고 있고, 여러 나라와의 협력도 구상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오 차관은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후 영국 서식스 대학에서 기술 경영학 학사를 받았다.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선진화과장,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2013년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고, 2017년에는 주인도공화국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활동했다. 2020년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지원단장을 지낸뒤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을 역임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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