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성 파워인터뷰
메조소프라노 최찬양 "대중에 다가가려 끊임없이 노력···미래로 나아가는 성악가 될 것"
한지안 기자 | 승인 2023.05.26 18:20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나 교회 음악 속에서 자란 메조 소프라노 최찬양은 성장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성악가의 길을 꿈꿨다.

“대중들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목표 아래 한국에서 이탈리아로, 또 호주로 오가며 자신만의 음악을 연구하고 목소리를 갈고 닦았다.

호주에서 ‘떠오르는 신예 예술가’로 주목받은 그녀는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된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 마지막 시리즈 ‘로베르토데브뢰’에 노팅엄 공작부인 ‘사라’ 역으로 출연한다. 무대를 앞두고 여성소비자신문이 그녀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 일답.

-성악을 시작하고 오페라 가수가 된 계기는.

“저희 아버지께서 목회를 하셨기에 저도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를 즐겨했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음악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뽐내기도 하고 나아가 지역 콩쿨에서 입상을 하곤 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성악을 시작하면서 제2의 조수미를 꿈꿨다. 단 한 번도 성악가라는 꿈을 버리지 않았으며 레슨과 연습만이 최선의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달렸다. 경희대학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성악가로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끊임없이 도전해 엄정행 콩쿨, 고태국 부산일보 콩쿨, 성정 음악콩쿨 등 많은 콩쿨에서의 수상으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32세에 ‘조금 더 폭 넒은 성악가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다. 클래식의 본고지인 유럽에서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배워 제 음악 안에 녹이려 노력했다. 3년간 석사과정을 마치고 부모님이 계시는 호주로 돌아가 호주 국립오페라단(Opera Australia) 오디션에 합격했다. 호주에서 성악을 하며 떠오르는 신예로 인정받아 영 아티스트(Young Artist) 프로그램에 참여해 커리어를 쌓았다.

한국에도 제 목소리가 울리기를 원하며 작년에 한국으로 귀국했다. 메조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꿈꾸는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 카르멘 역을 맡아 한국 관중들에게 제 음악을 선보일 수 있었다. 현재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로베르토 데브뢰(Roberto Devereux)에서 사라역을 맡고 있으며 더 많은 관중들께 제 소리를 드려드릴 예정이다.”

-라벨라 오페라단은 그간 안나 볼레나·마리아 스투아르다를 무대에 올리며 한국 관객들에게 도니제티가 그린 튜더 왕조의 여인들을 소개해왔다. 이번 ‘로베르토 데브뢰’로 시리즈 3부작을 완성하게 되는데, 전작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극의 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번 작품을 포함해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은 헨리 8세부터 엘리자베스 1세, 즉 튜더 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첫 번째 안나볼레나는 헨리 8세의 두번째 왕비 앤 불린의 이야기이고, 두 번째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스코틀랜드에서 폐위된 여왕 메리 스튜어트와 잉글랜드 여왕 엘리자베스의 갈등이야기다. 세 번째 로베르토 데브뢰는 엘리자베스 1세의 연인 로베르토 데브뢰 백작과의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튜더왕조의 헨리8세와 엘리자베스 1세의 역사를 잘 묘사하면서도 각 캐릭터들의 사랑, 질투, 죽음을 흥미롭게 각색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과 명예를 위해 권력을 이용하는 ‘사람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본성을 나타내는 스토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로베르토 데브뢰는 이번에 초연 되는데다 도니제티의 다른 작품에 비해 국내 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그만큼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이겨내고 계시나.

“안나볼레나, 마리아 스투아르다, 로베르토 데브뢰는 극 중 소프라노의 뛰어난 기교를 요하는 만큼 해외에서도 사랑의 묘약, 돈 파스쿠알레 등 도니제티의 타 작품에 비해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서는 라벨라 오페라단 이강호 단장님께서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 작품을 계획하시면서 초연됐다. 이번 로베르토 데브뢰를 무대에 올리며 3부작 시리즈가 완성되는데, 제가 이 귀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단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연기 중이다. 이번 초연을 시작으로 앞으로 여왕 3부작 세 오페라가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바란다.”

-이번 작품에서 ‘사라’역을 맡으셨는데, 그는 어떤 인물인가. 인물을 표현할 때 어디에 주력하실 계획이신지, 관람을 위한 감상 포인트를 알려주신다면.

“‘사라’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큰 신임과 의지를 받는 노팅엄 공작부인인 한편, 여왕이 사랑하는 로베르토 백작과 과거 연인이었던 관계를 들켜 그의 처형을 지켜보게 된 비운의 여인이다. 공작과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게 되어 불행하게 생활하면서도 정절을 지키는 인물로, 로베르토가 돌아와 재회했을 때도 남편을 저버리지 않는다. 남편의 분노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절대 남편을 떠나지 않을 것을 맹세하기도 한다. 한편 여왕과 남편 그리고 사랑했던 옛 연인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과 생각을 느끼는 여인이기도 하다. 

사라의 심정을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랑했던 로베르토를 살리지 못한 죄책감 속에 생을 다할 때까지 무거운 마음으로 살지 않았을까 상상하며 사라가 되어 그녀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라가 3명의 인물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한 작품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오페라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타 장르와 구별되는 오페라만의 매력과 아름다움이 있다면 무엇일까.

“오페라는 ‘클래식’ 음악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대중음악과는 상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은 진입 장벽을 넘어 그 매력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페라의 가장 큰 매력은 드라마, 음악, 무용을 모두 표현하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언어가 아니기에 공연을 보여 그 스토리를 즉각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토리를 미리 파악해 현장에서 드라마적 요소를 감상하거나 고전 음악 기법과 성악 발성들에 초점을 맞춰 음악적 요소를 감상하면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옛것이 있기에 지금 것이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오페라만의 매력에 빠지신다면 금세 마니아가 되실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간 출연했던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 ‘성악가 최찬양’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작년 소월아트홀에서 공연했던 오페라 카르멘이다. 작품에서 카르멘 역을 맡아 선보였다. 메조소프라노라면 누구나 꿈꾸는 역할이 ‘카르멘’인데 제 인생의 첫 카르멘 데뷔였기에 가장 기억에 남았다.

카르멘은 관능적이고 매력적이며, 사랑을 아는 듯 하지만 모르는 것도 같은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그녀가 되어 불렀던 모든 노래가 성악가 최찬양을 대표할 수 있는 곡들이다. 성악가를 꿈꾸며 공부하고 연습하던 시절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며 매 순간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제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제가 가장 목표하는 바는 대중들과 가까운 성악가이다. 제게 음악적인 영감을 크게 준 메조소프라노 셜리 베렛(Shirley verret)과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에서 데릴라 역을 하는 그녀를 보고 반해버렸다. 깊고 윤기 있는 목소리와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던 단연 최고의 메조 소프라노라 생각한다. 그녀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가 남긴 음악은 아직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저도 그런 가수가 되기 위해, 또 제 무대를 보시고 노래를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고 현재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소리와 잘 정리된 역할 이해로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

또 이자리를 빌어 제가 가장 존경하는 제 스승님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제가 23살에 처음 교수님을 만나 발성과 음악은 물론 음악인으로서의 자세와 품위까지 모든 것들을 지도해 주셨다. 교수님의 가르침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잊지 않고 현재의 노력을 더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오페라 가수 최찬양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 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지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