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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훈 통계청장 "지금은 통계 리터러시 필요한 때...시대 흐름 읽고 한국이 나아갈 방향 세워야"
한지안 기자 | 승인 2023.02.01 18:17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훈 통계청장이 “지금은 통계 리터러시가 필요한 때”라며 “문자 해독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쟁력, 기업의 경쟁력을 제대로 보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청장은 지난 19일 세종로포럼에 참석해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서의 통계청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통계청 소개 및 통계로 본 통일 대한민국에 대해 설명했다.

한 청장에 따르면 통계청은 1948년 공보처에서 시작해 1990년 통계청으로 승격됐다. 현재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과 함께 기획재정부 산하 외청으로 분류된다.

한 청장은 “통계청의 기능은 크게 통계 생산, 통계 품질관리, 통계 서비스 제공 세가지”라며 “통계청이 직접 생산하는 통계는 66종이다. 인구 총조사, 경제 총조사 등 총조사를 담당하고, 이에 더해 공공기관이나 타 부처에서 생산하는 1300여 종의 통계를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통계조사의 품질을 관리하고 만들어진 통계를 '포시스' 포탈을 통해 서비스한다. 이 외에 MDIS, 마이크로데이터 로딩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언론에서 주목하는 통계는 매월 발표하는 물가 동향, 고용 동향, 산업 동향 등”이라고 전했다.

통계의 활용 사례로는 GDP(국내총생산)를 꼽았다. 한 청장은 “국가 의사 결정과 관련된 통계로 경제통계의 대표인 GDP가 있다. 유명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과 윌리엄 노드하우스는 경제학 저서에서 GDP를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고 ‘GDP를 발명한 후 인류의 삶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 경제를 설명할 때 GDP를 제외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GDP 통계가 개발된지는 사실 오래되지 않았다”며 “아담스미스가 국부론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이야기한 후 경제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 1770년대부터다. 이후 150년이 지나도록 GDP 통계라는 것이 없었고, 1900년대에 들어 대공황기에 GDP 통계가 등장했다. 

대공황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 당시이던 1929년 10월 발생했으며 보통 1933년까지, 길게는 1940년까지를 대공황기로 분류한다. 대공황 이후 ‘통계가 없었기 때문에 대공황이 왔다’, ‘통계 규제가 대공황을 초래했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는데, 대공황기 미국의 실업률이 1929년 3.1%에서 1933년 약 25%로 증가했던 것으로 후에 집계됐으나 당시 정부로써는 정확한 실업 규모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경제 통계 체계가 어느 정도 잡혀있었다면 본격적인 불황이 오기 전에 국가 재정을 풀고 금리를 인하했겠으나 그 당시에는 정확하게 상황을 진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응체계를 세우지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내다가 대공황을 맞았다는 것”이라며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이 그로부터 3~4년이 지나 1932년이 돼서야 마련된 것도 정확한 자료가 없었던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플랫폼 통계청의 역할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플랫폼 내에 각종 데이터를 모아서 제공하도록 했는데, 국민들이 원하는 데이터를 쉽게 처리할 수 있고 기관들도 각종 자료를 한 곳에서 모아 볼 수 있게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각종 차트를 통해 사업 계획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들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의사결정, 투명하고 개방적인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통계청의 역할은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계청에서 만드는 통계는 크게 세 가지다. 과거에 생산하던 통계는 전부 ‘조사 통계’였다. 조사 통계란 집집마다, 사업체마다 방문해서 조사한 자료를 통계로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조사원이 가정집에 방문해 질문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개인정보 보호의 의식이 높아지고 있어 정확한 자료를 얻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특히 최근 수년간은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조사를 거부하는 이들이 많았다. 때문에 최근에는 주민등록 통계 혹은 건강보험 통계 등에 있어 행정 통계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그러면서 “이외에 빅데이터 통계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구주택 총조사 등 인구, 경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은 그뿐 아니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뿐 아니라 ‘경제 규모가 크다고 해서 국민들의 삶이 행복한가’와 같은 문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기관별로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각자 활용하는 데이터로 취급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통계청의 공공 데이터와 민간 데이터 등을 함께 활용해서 더 유용한 정보를 생성해야 하겠다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국가 통계를 생산하는 관점에서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며 통계를 개선하는 문제,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성 있는 통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두 번째로 통계 등록부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 단계를 적용해 유용한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 또한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통계로 본 통일 대한민국’에 대해 “한국의 GDP는 1980년 세계 26위였으나 2000년 12위로 올라왔고, 2021년 10위로 올라왔다. GDP는 인구 규모와 관계가 돼 있다. 중국이 세계 GDP 2위에 올라있지만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국력의 규모는 GDP를 통해 볼 수 있지만 시민의 삶, 경제적 능력을 보려면 1인당 GDP를 확인해야 한다.

1인당 GDP는 구매력평가지수(PPP)기준과 경상 기준 두 가지가 있다. PPP는 그 나라의 물가 수준을 고려해 측정되는데, 예를 들어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인 나라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인 나라를 비교했을 때 이들 두 개 국가의 물가 차이가 두 배 라면 실질적인 생활수준은 거의 똑같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한 청장은 “1980년 한국은 전세계가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일본의 PPP만을 확인했는데, 이 당시엔 한국의 PPP가 일본의 1/4 수준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으로 따지면 1/4, 전체로는 1/10수준이었다는 의미다. 이 당시 일본 인구가 남한 인구의 두 배 반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IMF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 PPP에서 일본을 앞설 전망이다.

GDP 기준으로 우리가 필리핀과 북한을 따라잡은 것이 각각 1970년, 1974년이다. 이 당시에도 북한 통계는 정확하지 않았고. 필리핀은 일본 다음으로 잘 사는 나라였다. 현재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은 약 35000달러이고, 북한은 약 1400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이 경제적인 성과는 어느 정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만족할 것은 아닌 듯하다. OECD, UN 이 실시하는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매해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사회적 포용력, 관용, 청렴 등이 필요하고 이는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청장은 “지금은 통계 리터러시가 필요한 때”라며 “문자 해독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쟁력, 기업의 경쟁력을 제대로 보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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