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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에서 숲속여행 안내자로, “자연을 읽어드려요”숲은 오감을 깨우는 푸른 숲, 내겐 ‘일터·쉼터·삶터’
최연화 기자 | 승인 2014.04.28 10:57

   
 
[여성소비자신문=최연화 기자] 삶을 자연과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이가 있다. 경력단절 후 숲해설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김인숙 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숲을 사람과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 그렇게 숲에 빠져 지내다 보니 벌써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러고도 여전히 공부할 게 무궁무진하다는 김 씨는 지금도 숲을 알아가는 중이다.

범위가 정해져 있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숲은 공부해야할 것들이 많다. 일단 숲 해설을 할 때, 듣는 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다양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또한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다. 자연만큼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김 씨는 숲속 생명들의 놀라운 생존전략을 통해 뜻밖의 위안을 얻는다고 말한다. 이쯤에서 그가 어떤 이유로 숲의 안내자가 되었는지 궁금해지는데….  다음은 그녀와의 1문1답.

 
숲해설가·산림치유지도사 등 전문인력, 안정된 일자리로 정착돼야

자연과 인간의 통역자 역할… 숲속 생명의 눈으로 세상 바라봐”

 
- 경력단절여성에서 숲해설가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5년 국립 광주박물관에서 전시 유물을 해설하는 자원봉사자인 도슨트 교육을 받고 2년간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자연생태뿐 아니라 옛 그림의 소재로 등장하는 식물과 곤충 등 자연생태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무등산 보호단체협의회에서 진행한 숲해설가 교육을 받고 원하는 대상을 상대로 숲해설 활동을 시작했다. 공부를 하는 동안 식물과 곤충 등의 이름을 분류하고 그들의 생태를 알면서 문맹상태에서 글자를 깨우치는 것만큼의 희열을 느꼈다.”
 
- 준비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숲해설 현장에는 유아에서부터 노인, 숲을 처음 대하는 사람부터 전문가까지 모든 대상을 만나게 된다. 특히 유아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평생교육원의 학점은행제를 이용해 보육교사2급 자격을 취득했다. 더불어 목공지도사, 자연환경해설사, 유아숲지도자과정, 무등산지질관광해설사 등 많은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산림치유지도사 과정을 공부 중이다. 또 가까운 숲해설가들과 소모임을 만들어 꾸준한 학습을 하고 있다. 그간의 학습과정은 모두 숲 해설에 적용된다.”
 
- 숲은 힐링을 위한 최적의 장소다.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방법도 알려주나.
“보통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 다가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숲 체험을 하는 동안 모든 것을 잊고 현재 지금 이 순간만을 느껴야 한다. 호흡법과 함께 명상을 유도하거나 올바른 워킹, 맨발체험 등의 활동을 진행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사람들에게 감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숲해설가란 자연과 인간의 통역자이다. 그래서 숲속의 식물과 곤충, 동물 등 자연생태적 언어와 생존방식에 대한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숲에 뒤틀리거나 기울어진 나무를 만나면 그들이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지 주변을 살피면 금방 답이 나온다. 정글의 법칙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사는 자연속의 생명들…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숲속에서 보내는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일과는 숲해설을 원하는 대상에 따라 숲해설을 진행하는 것이다. 숲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장소를 결정하고 사전 모니터링을 하며 대상, 계절, 주제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숲해설이 끝난 뒤에는 프로그램 진행에 대한 평가를 한다. 그 외 숲해설 내용과 관련된 독서, 숲길 모니터링, 숲해설 프로그램 개발, 숲해설 코스 개발, 숲해설 자료 준비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 돈보다는 보람을 찾기 위해 이 일을 선택하는 젊은 층도 있나.
“대체로 경력단절여성의 비중이 높아 보인다. 평균 연령층은 40~60대 여성들이 주를 이룬다. 젊은 층이 보람으로 이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숲해설가는 비정규직, 최저임금 수준이며 계약기간은 9~10개월 단절사업이다. 또 활동 장소는 대부분 대도시에서 먼 산촌에 위치해 출퇴근의 유류비가 만만치 않다.”
 
- 숲해설가라는 일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나.
“광주 남구청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산과 도랑에 살고 있는 500여 종의 생물을 조사하고 분류해 자료를 남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남구청 자료집으로 발간해 이 시대, 이 땅에서 살았던 생물을 기록했다. 이 자료집은 환경부 등 관계기간에 제출하고 각급 학교에도 배포해 교육용으로 활용하게 됐다. 내가 가진 재능을 누군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일은 참 보람된 일임을 느낀다. 이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 가족이나 주변만을 챙기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 최근 방송인 김재동씨가 숲해설가가 되겠다고 발언해 많은 관심이 쏠렸다. 우려되는 점은.
“누군가 숲해설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 먼저 목적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리고 돈벌이를 위한 선택이라면 말리곤 한다. 얼마 전 김재동씨의 발언으로 사람들이 숲해설가를 대단한 일자리로 여겼다가 교육을 듣고 실망한 사람이 많다. 현재 전국 30곳의 산림교육전문가 양성기관에서 숲해설가를 배출하고 있고, 4,084명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이중 숲해설가로 상시 고용된 인원은 산림청 산하 소속 222명, 지방자치단체 207명 합계 429명이다. 모두 산림서비스도우미 숲해설가라는 일자리 창출의 일당 46,000원에 9~10개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다음해는 기약할 수 없는 단절사업인 것이다. 나머지는 프리랜서로 비정규직 요청이 들어오면 해설하는 정도다. 현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숲해설가 인원은 줄여가는 추세고, 유아숲지도사와 산림치유지도사로 분리되는 중이다. 앞으로 숲해설가를 사회적기업으로 유도하려고 계획 중이다. 나는 이 일이 좋아서 즐겁게 하고 있지만, 행여 겉모습만 보고 매력 있는 직업으로 착각해 도전했다가 실망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산림치유지도사로 활동하며 숲에서 건강과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주변 도시 숲이나 하천의 생물상을 조사해 자료로 남기고 싶다. 바람이 있다면 숲해설가도 정규직의 안정된 일자리로 정착했으면 한다.”
 
- 경력단절여성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결혼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취미활동으로만 묻힐 뻔 했던 내 재능이 숲해설가라는 직업을 가짐으로써 세상과 소통하게 됐다.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오 好之者 不如樂之者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성공한 삶이고, 또한 이를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라면 더 큰 성공이라 생각한다. 늘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즐기기를 원한다.”

 

최연화 기자  choi@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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