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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기업 연말 결산⑤] 현대차그룹, 2022년 위기대응...2023년 미래 준비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2.02 18:16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2022년을 한 달 남긴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이 2023년 사업전략 및 중장기 비전을 수립 중이다. ‘한국의 주요기업 연말 결산’ 시리즈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과 4분기 전망, 앞으로의 먹거리와 해결 과제 등을 짚어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2022년 “가능성 현실로” 강조...2025년 투자계획 발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발표한 2022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그룹은 이같은 목표에 발맞춰 중기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상반기를 보내고, 하반기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시행이 예고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을 추진했다. 이외에 정 회장은 미래신사업을 직접 챙기며 글로벌 정·재계 주요인사들을 만나는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신년사 발표 당시 △고객이 신뢰하는 ‘친환경 톱 티어(Top Tier) 브랜드’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전기차와 수소는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그룹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겠다. 그동안 신성장 분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해 온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과 같은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며 “완성차 이외의 사업부문에서도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와 밸류체인을 재정비하고 스마트 시티, 스마트 물류, 신소재 등과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키워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3사는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맞춰 2025년까지의 중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미래 성장의 핵심축인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4년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현대차 그룹이 당시 밝힌 투자계획은 정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신성장 동력 마련 방안과 맞닿아 있다. 

그룹은 투자계획에서 미래 성장의 핵심축인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총 16조2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완성차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기존 선행연구, 차량성능 등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 등에도 3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정의선 회장 ‘IRA 해법 모색’ 과제...북미투자 확대 나서

정의선 회장은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지 3개월 만인 8월 미국 정부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을 확정하면서 관련 해법을 마련하기위한 광폭행보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약 12%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대표적 선진 시장인 미국에선 2030년 전기차 84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를 실제로 이뤄내기 위해선 IRA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8월 IRA를 통과시킨 후 시행령 격인 하위규정 작성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IRA 이행을 위한 하위규정을 마련 중인 미 재무부에 최종조립 요건 완화,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 구체화 등을 제안했다.

현대차그룹은 미 재무부의 1차 의견수렴 당시 유예기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한편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내년 상반기 착공-2025년 완공 일정으로 건립될 예정이었으나, IRA 시행 예고 이후 올해 착공-2024년 완공으로 전체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HMGMA는 1,183만㎡(약 358만 평) 부지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상반기부터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더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협력해 미국 내 배터리 생산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SK온과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공장에 SK온 배터리를 2025년 이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급 물량과 시점, 합작사(JV) 설립 여부 등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는 양 사의 합작공장이 HMGMA이 들어서는 조지아주 인근에 세워질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 글로벌 광폭행보 이어가...사업현안 직접 살펴

정 회장은 HMGMA 기공식 이후 유럽으로 이동, 슬로바키아와 체코를 방문해 각 국 총리와 면담하며 친환경모빌리티 미래 사업을 직접 챙겼다. 인도네시아 B20참가,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면담등에도 나섰다.

정 회장은 지난 10월 말께 체코를 방문해 페트르 피알라 총리를 예방하고 체코 자동차산업과 현대차 체코공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튿날에는 폴란드를 방문해 에두아르드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선 세계박람회 부산 개최 지지 요청 및 친환경 모빌리티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체코공장은 서유럽에서 판매하는 현대차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맡으며 유럽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이 특히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시행하면서 체코공장은 향후 현대차 친환경차 사업을 주도할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슬로바키아는 기아의 유럽 생산거점인 기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 공장이 위치한 국가다. 양 국 모두 동·서 유럽의 중간에 위치해 현지 사업의 요충지로 꼽힌다.

정 회장은 미국과 유럽을 방문한 후 귀국해 신사업 부문 고위 임원들과 함께 데이비드 칼훈 보잉 CEO를 만나 UAM 협업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미국 법인 슈퍼널을 통해 항공모빌리티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KT,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어반에어포트, 롤스로이스, 사프란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보잉 측과는 앞선 7월 영국에서 개최된 ‘2022 판버러 에어쇼’ 기간에도 만난 바 있다.

이어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해 B20서밋(14일)에 참석했으며,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MOU를 맺고 현지에서 AAM 생태계를 구축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1만8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토 특성상 모빌리티 및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 곳이다. 지금까지 저개발 상태가 이어져 온데다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으로의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만큼 자동차 뿐아니라 항공모빌리티 사업에 있어서도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신수도 내 AAM 적용 계획을 수립하고, 지상‧항공을 아우르는 통합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기체를 시험 비행하는 등 AAM 생태계를 운영하는 실증 사업도 이뤄진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7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시에도 별도의 만남을 갖고 스마트시티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한 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기업인들과 함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네옴(NEOM)'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 사업 관련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홍해 아카바만을 사이에 두고 이집트 시내 반도 건너편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 넓이(2만6500㎢)로 저탄소 첨단 미래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는 네옴시티 도시 전체에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전기·수소차, PBV(목적기반모빌리티)를 공급하고 하나로 묶는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어 교통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사업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22 임원인사 실시 “경영불확실성 장기화 대비”

당면과제와 미래사업을 살펴본 후 정 회장은 2022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장기화에 대비한 위기 대응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성과 기반의 핵심 인재의 발탁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전략 컨트롤타워를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선행 디자인 및 콘셉트 디자인 제시를 통해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의 브랜드 별 정체성과 지향점을 명확히 구축했다. 최근에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을 포함해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의 방향을 제시하고 실행을 이끌었으며,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와 연계한 고객경험 디자인 역시 주도하고 있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의 CCO로서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 등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기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에는 재무, 해외판매, 프로세스 혁신 등 다양한 경험과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의 이규복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해 내정했다.

이규복 부사장은 유럽 지역 판매법인장 및 미주 지역 생산법인 CFO(Chief Financial Officer)를 경험한 재무, 해외판매 기반 전략기획 전문가로서 수익성 중심 해외권역 책임경영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고,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한 프로세스 전반의 혁신을 담당해 왔다.

이규복 부사장은 그룹 전반 및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탁월한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은 물론 미래 신사업 전략 실행 가속화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글로벌 스마트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핵심사업 간 연계 강화를 통한 미래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GSO(Global Strategy Office)를 신설하기로 했다. GSO의 각 부문 인사 및 세부 역할은 12월 중 결정할 예정이다.

GSO는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분야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의 미래 전략 방향 수립 및 대내외 협업, 사업화 검증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단일화된 의사결정기구를 만들어 신속하고 일관된 전략 실행을 주도할 예정이다.

한편, 전략기획담당 공영운 사장, 이노베이션담당 지영조 사장,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김정훈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선제적인 새해 경영구상과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준비하기 위한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라며 “이어 12월 중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래 준비를 위한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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