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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인수하면 가전업계 점유율 1위로 훌쩍가전시장 막대한 점유율 노려…3사 디지털 파크 암중모색
김희정 기자 | 승인 2012.06.20 17:44

새 주인 찾기에 나선 하이마트가 매각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 4월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의 횡령 및 배임혐의로 인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및 거래중지의 위기에 몰리면서 한때 증권가에서 하이마트 리스크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연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 전국 309개 점포와 시장점유율 1위(35%). 올해 M&A 시장에서 최고급, 최대 매물로 올라온 하이마트의 스펙이다. 하이마트는 고정적 수익처를 통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내는 빅 아이템으로 매물로 올라오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곧바로 가전양판업계에서 점유율 1위로 급상승할 수 있기에 국내 대기업들의 참여가 어느 인수전보다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2일 한국거래소에 의해 거래중지가 풀리고 상장폐지 심사에서도 제외되면서 하이마트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하이마트측이 한국거래소의 요구대로 경영투명성 개선계획을 내놓은 덕분이었다.

이러한 조치를 반긴 것은 하이마트만은 아니었다. 롯데, 신세계, SK네트웍스 등 하이마트 인수전에 참여한 대기업들도 이 같은 한국거래소의 조치에 한 시름 놓은 분위기다. 이들 3사는 모두 두둑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로 이번 M&A 경쟁을 통해 가전양판시장의 확고한 위치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롯데, 신세계 등 전통적인 유통맞수부터 다크호스로 부상한 SK네트웍스 등 어느 하나 승산을 점치기 어렵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업계 1위인 하이마트와 업계 4위인 전자랜드가 동시에 매물로 나온 것이 M&A시장에서 고무적으로 작용했다고 결론지었다. 점유율을 따져봤을 때 하이마트 35%, 전자랜드 9%, 도합 44%로 하이마트만 인수해도 업계 1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 논리가 통용되는 유통부문인 만큼 막대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만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롯데의 경우, 마트 부문 및 소매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 쇼핑은 현재 주가 하락 상태다. 현재 주식시장이 유럽발 경제위기와 내수경기 불황으로 인해 전반적인 침체 상태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주가하락폭은 지나친 감이 있다.

롯데쇼핑은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동기 대비 18.5% 하락하고, 5월 주가도 11%가량 하락했다. 그 결과 2011년 6월 54만원을 호가하던 롯데쇼핑의 주가는 2012년 6월 20만원 후반대로 곤두박질쳤다. 롯데그룹 내부서도 반전 분위기를 찾으려는 목소리가 높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디지털 파크다. 롯데쇼핑 계열사인 롯데마트는 12개 점포에서 숍인숍(shop in shop) 방식으로 체험형 가전전문매장 ‘디지털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파크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가전 전문점이다.

디지털파크는 지난해 롯데쇼핑계열사들이 맥을 추지 못한 것에 비해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4.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실점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매출에 비해 올해는 516.4%나 성장했다.

롯데는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신사업본부 산하에 있는 디지털파크 조직을 ‘부문’을 ‘본부’로 격상하는 한편, ‘디지털개발부문’을 신설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는 강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하이마트를 타사가 인수한 경우 롯데의 가전양판시장 진출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세계도 2010년부터 이마트 트레이더스 지점내에 롯데의 디지털 파크와 같은 체혐형 가전매장 ‘매트릭스’를 육성하고 있다. 매트릭스는 디지털 가전 1000여 종을 모아놓고, 이마트의 저가TV, 이마트 스마트TV 등을 선보이며 가전 시장의 틈새를 공략했다.

신세계는 그간 가전 렌탈 사업,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형태의 유통방법을 시도하면서 가전시장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대형마트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체험형 가전매장을 확장하기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SK네트웍스 전체 매출 25%가 유통

SK네트웍스 역시 다른 기업들처럼 하이마트의 영입이 절실한 상태다. SK네트웍스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이동통신 및 석유 에너지 사업이 최근 정부의 통제를 받으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있다.

또 사업 성격상 해외로 진출하기 어려워 내수시장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데 이미 성숙기를 거치고 있어 유지는 되지만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렵다는 것이 SK 내부의 판단이다.

SK는 모바일 영업 및 에너지 부문의 유통을 해본 적은 있지만 신세계나 롯데처럼 초대형마트를 운영한 경험은 없다. 그러나 SK네트웍스의 전체 매출 중 25%가 휴대폰 등 유통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없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휴대용 디지털 디바이스 매장 ‘컨시어지’를 개점하는 등 IT업계에서 새로운 유통채널 발굴에 매진해왔다.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는 모습하지만 업계에 큰 변화를 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력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자금력과 인수 의지가 변수

업계에서는 회사의 자금력과 의지가 이번 인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돈’과 그 돈을 댈 의지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롯데는 타사보다 복합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롯데의 M&A 특성은 유통과 관련된 부문 인수전에는 꼭 모습을 나타내는 단골손님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인수대금이 롯데내부에서 정해진 적정가격선에서 멀어질 경우 미련없이 물러나는 등 뒷심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투자는 하되 큰 위험까지는 지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하이마트 전에서는 이와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이미 지난 2007년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최고가까지 불러 인수가 유력시된 적이 있는 만큼, 할 때는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롯데가 그룹차원에서 자금을 조성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금액은 수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돈에 있어서 밀릴 이유는 없다.
 

신세계는 부채비율이 68%로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건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세계 내부 정보에 따르면 신세계가 일거에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8000억~9000억원으로 만약 신세계가 전자랜드를 인수하게 되어 인수자금으로 2000어원을 사용하게 되면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하이마트 인수대금을 대기 어렵게 된다.
 

무디스도 신세계가 전자랜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재무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은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올해 초 “무리한 인수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전자랜드와 이마트의 유통력을 합쳐 실리를 꾀할 수도 있다.

반면 SK네트웍스는 부채비율이 240% 정도다. 타사에 비해 재무건정성에서는 뒤쳐지지만 현금동원력은 대등한 수준이다. SK 내부 평가에 따르면 SK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1조2000억원으로 유휴 및 투자자산(부동산) 5조원까지 합치면 최대 6~7조까지 퍼부을 수 있는 실탄이 마련되어 있다. 고정자산을 깎으면서까지 인수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업계는 SK네트웍스가 2조원까지는 무리없이 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롯데, 신세계, SK네트웍스는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모두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막상 입찰가를 두고 계산기를 두들기게 될 경우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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