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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산넘어 산..."결합심사 통과해도 부채비율 해결해야"영국 시장경쟁청 "양사 기업결합 심사 유예...추가 자료 제출하라"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1.15 15:12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영국 경쟁당국이 ‘심사유예’ 판단을 내렸다.

합병에 따른 여객 및 화물 운송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만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다. 이후에도 독과점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2차 조사에 돌입하는 만큼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걸림돌이 될지 이목이 모인다. 

한편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무사히 인수를 마치더라도 이후의 재무구조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의 부채 비율이 1000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서다.

CMA "독과점 우려 해소할 추가 자료 제출하라"

1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영국 시장경쟁청(CMA·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지난 14일 오후(한국시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CMA는 한국과 영국 런던을 오가는 항공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 뿐인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 엔데믹화 이후 여객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에 합병 이후 독과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CMA는 “양사 합병으로 런던~서울 노선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MA는 화물 운송 사업과 관련해서도 ‘합병 이후 양국간 화물 운송에 있어 영국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영국과 한국 간 직항화물 서비스 주요 공급자다. 이에 따라 향후 대체 항공사 이용 여부도 합병 승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CMA는 대한항공에 이달 21일까지 독과점 우려 해소 방안이 담긴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해당 자료를 토대로 이달 28일까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거나 심층적인 2차 조사에 들어갈 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CMA의 심사유예 결정이 2차 조사로 이어진 후 ‘불허’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주요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어야만 이뤄질 수 있다. 현재 양사 합병은 영국을 제외한 9개 임의 신고국가의 승인을 받은 상태지만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5개국에서는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다. 어느 한 국가의 경쟁당국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면 인수·합병(M&A)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업계 "양사 합병 승인 후 아시아나 재무상태 부담될 듯"

한편 일각에서는 합병이 무사히 진행 되더라도 이후 대한항공이 감당하게 될 부담이 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의 부채비율이 확대된 점이 알려져서다. 

올 3분기 대한항공은 당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0%이상 증가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 급등 영향으로 1700억원대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당초 업계에서 우려했던 완전자본잠식은 피했지만 ‘부채비율 10000%’를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재무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앞서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올 3분기 매출 3조6684억원, 영업이익 839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1%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22% 증가한 4314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3분기 화물 매출은 1조856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리오프닝에 따른 밸리 카고(여객기 남는 공간에 싣는 화물) 공급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고 인플레이션으로 소비가 둔화하면서 항공화물 수요가 약화됐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여객 매출은 입국전 코로나검사 의무 폐지 등 출입국 규정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 추세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한 1조4543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 1조5249억원, 영업이익 22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2% 늘었고 영업이익도 43.1% 증가했지만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외화환산손실이 증가해 당기순손실은 172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화물 사업 매출은 6802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해상운송 운임 급락 등에 따른 항공 화물 수요 감소, 밸리 카고 공급 증가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다.

여객 사업 매출은 국제선 운항확대 및 대형 항공기 운항 재개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어난 7422억원을 기록했다. 유럽과 동남아, 미주 노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3%, 695%, 261% 증가하는 등 전체 국제선 매출이 423% 증가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및 자본잠식률이 확대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3분기 아시아나항공만 놓고 봤을 때의 부채 비율은 3781%지만 에어부산·에어서울을 포함하는 부채비율은 10298%에 달해서다.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졌음을 의미하는 자본잠식률도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으로는 9.6%이지만, 연결기준으로는 57.3%에 달한다. 매해 연말 기준 50% 이상 부분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되면 상장 폐지 대상이 된다.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한항공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올 3분기 1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객 수요 회복에 따라 매출이 11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95% 늘었지만 환율 급등으로 외환손실이 급증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안정, 일본 및 중국 등 핵심 노선 여객 수요 확대 등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3분기 대비 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의 경우 주요국 경쟁당국들의 심사가 첫 과제, 이후 자회사 실적부진으로 악화된 재무 상태 개선이 두 번째 과제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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