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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기업 연말 결산②] 롯데그룹 화학군, 미래 신사업 박차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1.14 18:04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 대표 부회장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2022년을 두 달 남긴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이 2023년 사업전략 및 중장기 비전을 수립 중이다. ‘한국의 주요기업 연말 결산’ 시리즈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과 4분기 전망, 앞으로의 먹거리와 해결 과제 등을 짚어본다.

롯데그룹 화학군, 수소·배터리소재·바이오플라스틱 ‘미래먹거리’ 집중육성

롯데그룹 화학군(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은 올해 수소·배터리소재·바이오플라스틱을 중심으로 하는 신사업을 집중 추진했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지난 5월 신규 기업비전 슬로건 ‘Every Step for GREEN’을 발표하면서 친환경 미래사업에 11조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공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김 부회장은 “범용 석화사업 및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 확장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에너지 효율 개선과 탄소포집기술(CCU) 적용을 확대하고, 신재생 에너지 도입 등 중장기 투자를 통해 탄소감축성장을 이루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친환경 미래 사업 관련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수소 사업의 경우 최근 미국 톨그라스 에너지와 청정(블루) 암모니아 50만t(톤) 공급 협약을 맺었으며, 포스코·SK가스·삼성엔지니어링 등과 서해권역 청정 암모니아 공급망 구축 사업에도 나섰다. SK가스와의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미쓰비시상사와 손잡고 청정 암모니아 생산·공급 및 시장 개발에도 나섰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위해서는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를 통해 2차전지 핵심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 사업과 관련해선 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3분기 매출액은 5조6829억원, 영업손실은 4239억원을 기록했으며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그룹 내 최대규모의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인사를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지만 김교현 부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향후 거취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수소·암모니아 사업 박차

롯데그룹 화학군은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총 6조 원을 투자해 120만 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 활용해 매출 5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국내 수요 증가에 대비해 해외 청정 암모니아의 도입을 추진하고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탄소저감성장과 수소 중심의 그린순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관련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우선 지난 9일 미국 톨그라스 에너지와 청정(블루) 암모니아 50만t(톤) 공급 협약을 맺었다. 지난 8월 미국 정부가 탄소포집 촉진을 위해 기존 포획탄소에 대한 세금혜택을 t당 기존 50달러에서 85달러로 증액하면서 미국산 청정 수소·암모니아가 다른 지역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기존 중동, 동남아 외 공급처를 확보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번 협약으로 확보한 청정 암모니아 50만t은 2027년부터 한국에 들어오게 되며, 이는 현재 국내 암모니아 연간 수입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6000억원 규모 이상이다. 

롯데그룹화학군은 정부의 민관 협력을 통한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 계획에도 참여한다. 

최근 정부는 한국석유공사·남동발전·서부발전 등 공기업과 롯데케미칼 등 민간기업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기지 및 공급망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은 이에 따라 △포스코 △SK가스 △삼성엔지니어링 등 민간기업과 △한국석유공사 △남동발전 △서부발전 등 공기업과 함께 국내 그린수소 생산 확대와 더불어 해외 청정수소 생산 시범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난 9일 서해권역 청정 암모니아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가 체결됐으며, 각각 삼성엔지니어링-석유공사-포스코-SK가스-롯데그룹 화학군이 해외 그린 및 블루암모니아 생산기지 구축에 나선다. 

롯데그룹 화학군-한국석유공사-SK가스가 국내 서해권역에 청정 암모니아 인수·저장·유통 인프라와 크래킹 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할 방침이다. 남동발전과 서부발전은 해당 인프라를 통해 청정수소·암모니아를 공급받아 혼소실증에 활용한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올해 SK가스와의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 주식회사’도 설립했다. 롯데SK에너루트는 지난 9월 국내·외 5개국의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 결합 승인을 받고 사명과 공동 대표이사를 확정했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가 각각 45%씩, 에어리퀴드코리아가 10%를 보유한다. 롯데SK에너루트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과 함께 전국 주요 거점에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고, 나아가 청정수소·암모니아에서의 사업 기회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첫 사업으로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내 약 3700 평 규모 부지에 약 3000억여원을 투입,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5년 상반기 사업 개시 예정이며 완공시 연 50만MWh의 전력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외에 일본의 대표 종합무역상사인 미쓰비시상사와 손잡고 청정 암모니아 생산·공급 및 시장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양사는 공동으로 미국 등 해외 암모니아 생산 사업에 참여해 국내외 공급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한일 양국 내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암모니아 수입 터미널의 공동 개발과 효율적 운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공동 밸류체인을 구체화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이토추상사, 스미토모상사 등 일본 주요 상사들과도 손잡고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위한 협업에 나선 바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배터리소재 사업 전개

전지소재사업의 경우 2030년까지 총 4조 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5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등이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 직간접적으로 투자·생산을 진행 중이다. 각각 롯데케미칼은 분리막(PE) 생산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EC, DMC) 공장을 건설 중이며,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사업을, 롯데정밀화학은 동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롯데케미칼의 미국 지주사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OTTE Battery Materials USA Corporation)를 통해 국내 동박 생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나섰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상반기 매출 3885억원, 영업이익 468억원을 기록한 국내 메이저 동박 생산 기업이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운영, 약 6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말레이시아, 스페인 및 미국 거점에 2027년까지 23만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범용 동박 제품부터 실리콘 음극재의 부피 팽창을 견디는 고강도, 고연신의 고부가 제품군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어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는 지난 11일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및 해외 기업결합신고를 마친 후 관련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케미칼 통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나서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과 관련해선 현대오일뱅크와 설립한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합작사를 통해 3조원이상을 투자,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준공하고 석유화학 신사업에 나섰다.

대산공장 내 66만㎡ 부지에 건설된 이 공장은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생산라인을 세분화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에틸렌초산비닐(EVA), 부타디엔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HPC에는 기존 석유화학 공정의 주원료인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 가스, LPG 등 정유공정 부산물을 시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탈황중질유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석유화학 공정은 국내에서 HPC가 유일하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로부터 폐플라스틱 열분해 납사(Naphtha)를 공급받아 여수공장 내 납사 분해 시설(NCC)에 투입, 지난 9월 말 국내 최초로 상업용 제품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비닐 등 버려진 플라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얻어지는 기름이다.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단계를 거쳐 납사, 경유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납사를 생산해왔으며,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충격에 강하고 내열도와 투명성이 높은 폴리카보네이트(PC)를 생산해냈다. 

롯데케미칼은 HPC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3분기 매출액 5조6829억원·영업손실 4239억원

한편 롯데케미칼은 한편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6829억원, 영업손실 423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실적에 대해 “2분기보다 매출액은 3.1% 증가했으나, 글로벌 수요 감소, 원재료인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반영돼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별로 기초소재 사업은 3분기에 매출액 3조5874억원, 영업손실 2770억원을 기록했다. 여수공장 정기보수 완료와 신규 설비 가동에 따라 매출액은 2분기보다 늘었는데,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래깅 효과 반영, 글로벌 제품 수요 하락으로 스프레드(원료 가격과 제품 가격의 차이)가 악화되며 낮은 수익성을 보였다.

첨단소재 사업의 3분기 매출액은 1조1613억원,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역내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한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3분기에 매출액 7256억원, 영업손실 1308억원을 기록했다. 업황 악화에 따른 가동률 조정과 동남아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매출 및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게 롯데케미칼 측의 설명이다.  

LC USA의 3분기 매출액은 1668억원, 영업손실은 306억원이다. 원재료인 에탄 가격 강세와 MEG(모노에틸렌글리콜) 제품의 수급 악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종속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1.5% 증가한 1204억원이다. 누적 기준은 3602억원으로 125% 늘었다. 

인도네시아 거점으로 해외사업 확대

이 가운데 롯데그룹 화학군은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그룹 내 최대규모의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반텐 주에서 총 39억 달러를 투자해 추진 중인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케미칼타이탄이 납사크래커(NCC)를 건설하고 기존 폴리에틸렌(PE) 공장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이다.

프로젝트 완공 시엔 연간 에틸렌 100만 톤, 프로필렌(PL) 52만 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 톤 및 하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최초의 납사크래커 건설 사례로 전체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50% 가량을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석유화학산업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임원인사 앞두고...재계, 김교현 부회장 거취 주목

한편 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업계에선 롯데 화학군을 이끄는 김 부회장의 거취에 시선이 모인다. 

최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르면 이달 내 임원이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그간 조직개편, 인사 혁신 등을 키워드로 외부 수혈 등을 추진해 온 만큼 이번 인사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이 가운데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 김교현·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 등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됨에 따라 이번 인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다 올해가 김 부회장이 승진 첫해이고, 비전 2030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석유화학업계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빠르게 추진되는 만큼 롯데그룹 화학군도 미래먹거리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조직 안정을 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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